평소 계속 주유를 하던 단골 주유소가 있었다. 꾸준히 주유를 하던 곳이라 아무런 불만이나 이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지방 출장을 갈 일이 생겨 다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차에 살짝 변화가 생겼다. 없던 엔진 잔진동이 조금 생겼고 소음도 커진 것이다.

차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운전자라면 다른 정유사나 주유소의 기름을 넣었을 때 본인 차가 조금씩 달라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과연 낭설로 떠돌던 정유사별로 기름의 품질이 다르다는 말이 사실이었을까?

각종 자동차 동호회나 커뮤니티의 글을 보면 ‘정유사와 주유소별로 기름 품질이 조금씩 다르다’라는 의견과 요즘은 별 차이가 없으니 ‘차이가 있다고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라는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한다. 가끔은 정유사별로 주유를 하고 난 뒤 연비가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를 측정해서 결과를 올려놓고 의견을 나누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소중한 내 차에 넣는 기름
과연 주유소마다 품질이 다를까?
우선 정답은 Yes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다. 유사석유나 품질이 심각하게 좋지 않은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는 요즘 찾아보기 힘들어 차에 심각하게 영향을 줄 정도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주유소의 관리 상태에 따라 품질 차이가 조금씩 생길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름에 대한 품질 차이는 거의 없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기름을 넣는 대표적인 정유사를 찾아보자면 SK, GS칼텍스, S오일, 현대오일뱅크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그리고 시중보다 조금 저렴하게 기름을 판매하는 알뜰주유소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들도 존재한다.


일반적인 국내 정유사는
모두 비슷한 기름을 사용한다
S오일을 제외하면 국내 정유사들은 대부분 중동산, 남미산, 북미산 원유를 혼합해서 사용한다. 따라서 기름 품질은 항상 약간의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으며 정유사별로 공급하는 기름의 옥탄가나 품질은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심지어 브랜드 이름을 달고 있는 주유소임에도 가격경쟁을 위해 기름을 제공받을 때 타사 기름과 섞어서 공급을 받아 판매하는 주유소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적으로 품질 차이를 확 느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름으로 인식되는 S 오일
광고부터 ‘좋은 기름이니까’를 강조했던 S오일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정유사 중 가장 옥탄가가 높고 품질이 좋은 기름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과거 제조사별로 옥탄가와 세탄가를 측정했을 때도 S 오일 기름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S오일 만이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로 사우디 기름을 공급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조금 더 좋다고 한다.


알뜰주유소 기름은
품질이 떨어진다?
최근 괴소문처럼 떠돌았던 알뜰 주유소는 기름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문은 거짓이다. 알뜰 주유소는 현재 농협, 자영 알뜰,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이렇게 세 종류가 운영되고 있는데 알뜰 주유소는 브랜드를 달고 있지 않고 국가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기름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게 알뜰 주유소의 기름은 다른 곳에서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정유사와 계약을 맺어 정유사 기름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현재 알뜰주유소 기름은 SK와 계약을 해서 SK 기름 위주로 공급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알뜰 주유소 기름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문은 거짓이었다.


1. 기름 품질은 ‘브랜드’보단
주유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S 오일을 제외한 국내 정유사들은 대부분 같은 곳에서 기름을 공급받고 있으므로 공급되는 기름의 품질은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름을 공급받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주유소의 상태에 따라 기름 품질이 조금씩 달라질 순 있다. 신축 주유소를 제외한 노후화된 주유소들은 기름을 저장하는 탱크 역시 오래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주유기만 새것으로 교체를 하고 탱크는 교체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탱크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유류탱크의 가격도 일단 비쌀뿐더러, 기존 탱크와의 교체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주 입장에선 잘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노후화된 탱크를 법적으로 교체해야 할 의무도 없으므로 더욱더 그렇다.

노후화된 유류탱크 유류탱크라 할지라도, 업주가 정기적으로 탱크를 청소하여 탱크 안에 있는 불순물과 수분을 제거하면 항상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기름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수백만 원 수준이라 업주들이 과감하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혹시 주유를 했는데 연비가 조금 떨어지거나 기름 품질이 좋지 않게 느껴졌다면 노후화된 시설을 가지고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한 것은 아닌지 한 번 체크해 보도록 하자.


2. 유사휘발유,
불법 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
과거 2000년대 초반에는 일명 유사 휘발유로 불리는 불법 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정부 차원에서 검사와 단속을 실시하기 때문에 불법 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 석유 관리원에 단속이 된 불법 주유소들의 적발 사례를 보면 경유, 등유를 혼합하여 판매하거나 리터를 조작하여 판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랜드의 직영주유소,
품질인증 주유소를 찾아가자
확실하게 품질이 보장된 기름을 넣고 싶은 운전자라면 우선 브랜드의 직영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이 좋다. 직영 주유소는 브랜드에서 직접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일반 주유소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석유 관리원에서 품질 인증 주유소로 선정한 주유소들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품질인증 주유소 마크를 달고 있는 주유소는 100% 자사 기름만을 사용한다. 인증 마크를 달기 위한 조건도 까다로우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품질에 대한 꾸준한 검사와 유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품질인증 주유소 마크를 달고 있는 곳이라면 믿고 주유해도 된다.

품질인증 주유소는 한국 석유연구원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kpetro.or.kr/lay1/program/S1T54C58/mou/list.do


유류세 인하 정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세금 감면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기름값은 다시 올라가는 중이다. 혹시 내 차에 주유하는 기름 품질에 대한 의심이 생긴다면 다른 가까운 품질인증 주유소나 직영주유소로 가서 기름을 넣어보도록 하자. 혹시 차량이 달라진 게 체감된다면 원래 가던 그 주유소는 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