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용두사미’.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처음은 좋지만 끝이 좋지 않음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르노삼성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SM6와 QM6를 앞세워 현대기아차를 위협했던 모습과는 달리, 현재는 그 인기가 급격하게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시했던 XM3와 캡처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시 당시엔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다른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판매량이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르노삼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한번 살펴보자.

내수 10만 대 돌파 목표
이런 모습으로는 힘들다
르노삼성은 올해 ‘내수 10만 대 돌파’라는 목표가 있었다. 오랜만에 출시한 신차인 쿠페형 소형 SUV인 XM3가 초반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수월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3월 판매량은 12,012대를 판매하며 현대기아차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4월까지 유지했다. 5월엔 제네시스에 밀리며 잠시 순위가 하락했지만, 6월에 13,668대를 판매하며 다시 3위를 탈환했다.

더불어 QM6가 꾸준하게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었고, SM6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7월 판매량에선 6,301대로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8월엔 6,104대를 판매하며 5위로 올라갔지만 판매량은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9월 판매량에선 5,934대를 판매하며 다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판매량도 하락하고, 순위도 하락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3,581대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봤을 때 24.1%나 감소한 수치다. 이로 인해 올해 목표였던 ‘내수 10만 대 돌파’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월 8,800대 이상 팔아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판매량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신차효과 사라진
XM3
XM3는 올해 3월에 출시했다. 국산 SUV에서 보기 힘들었던 쿠페형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보급형 GLC’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여기에 르노삼성에서 오랜만에 출시한 신차였기에 많은 소비자들이 높은 기대감을 보여줬다.

3월 판매량은 5,581대로 8위를 기록했고, 4월엔 6,276대로 6위에 오르며 엄청난 인기를 보였다. 여러 매체에선 연일 호평이었다. 5월엔 5,008대로 10위, 6월엔 5,536대로 12위를 기록하며 월 5,000대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부터 1,909대로 판매량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22위로 추락했다. 8월에도 1,717대로 22위를 기록했고, 9월에도 1,729대로 25위로 하락했다. 신차효과가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다. XM3는 올해 4만 대 돌파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달 4,400대 이상을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급격한 하락세로 목표 달성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에서 가성비 전략을 선보이며 야심 차게 등장시켰던 XM3는, 다른 경쟁사의 소형 SUV보다 좁은 실내와 인포테인먼트 조작의 불편함, 시동을 켜고 출발 시 울컥거리는 승차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결국 QM3처럼 되는 것인가?
캡처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었던 QM3의 후속이자, 유럽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캡처는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을 그대로 부착하고 출시했다.

과거 QM3 출시 당시 소비자들에게 지적받았었던 편의 장비 부족, 반자율 주행 시스템의 부재 등을 개선했고, 더욱 넓어진 차체로 공간 활용도 또한 높이며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유럽에선 6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 중일 정도로 좋은 모델이라고 소문이 났었다.

출시 당시엔 초도 물량 완판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 보였지만, 국내로 들여온 물량 자체가 적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5월엔 450대를 판매하여 43위, 6월엔 292대로 50위, 7월엔 364대로 49위, 8월엔 270대로 51위, 9월엔 226대로 51위를 기록했다.

현재 수준의 판매량으론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들다. 더불어 출시 가격 책정 당시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았고, XM3와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소형 SUV 포지션이기 때문에 판매 간섭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캡처를 선택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은
SM6 페이스리프트
르노삼성이 한때 현대기아차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SM6 때문이었다. 깔끔한 디자인과 준수한 성능으로 현대기아차에 질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리고 7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SM6가 출시했다.

후륜 서스펜션의 문제, 인포테인먼트의 불편함 등의 단점을 개선하고 등장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7월 판매량에선 550대를 판매하여 41위를 기록했고, 8월엔 550대로 40위, 9월엔 403대로 43위를 기록했다.

2019년 이전 모델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7월엔 1,529대를 판매하여 30위, 8월엔 1,140대로 33위, 9월엔 979대로 34위를 기록했다. 현재 판매량은 작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M6의 실패 원인은 너무 늦은 대응이다.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문제들을 오랫동안 개선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다른 모델로 눈을 돌리고 나서야 개선했다.

너무 늦은
시장 대응
이러한 판매량 하락은 단순히 모델 하나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브랜드 차체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앞서 SM6에서 언급했듯이 너무 늦은 시장 대응을 꼽을 수 있다.

XM3가 3월에 출시하기 전, 가장 최신 모델은 2019년 6월에 출시한 QM6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대기아차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신차 출시로 신차효과를 누리고 여러 논란들을 종식시켰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시장 대응이 늦기 때문에 기존 모델들의 단점 개선이 늦다. 단점의 개선이 늦으면 소비자들은 다른 모델로 눈길을 돌리고 만다. 특히 토션빔 논란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초기 가격 책정 실패와
부품 및 수리비가 비싸다
르노삼성은 자신들이 가성비라고 내세우며 판매 전략을 세웠지만, 실구매 가격을 살펴보면 경쟁 모델들과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더불어 판매량이 저조한 브랜드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르노삼성은 이러한 노력 또한 보여주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르노삼성의 모델을 구입할 때 오히려 새로 출시한 신차보다, 이전 모델들의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 더 가성비가 좋다는 의견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차 판매량의 하락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리점, 서비스 센터
정비 업체가 부족한 상황
신차를 구매하기 전, 신차를 구매한 후의 상황 모두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애프터서비스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애프터서비스에서 소비자들에게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대리점, 서비스 센터, 정비 업체들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수준의 시설 확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투자를 통해서 소비자들이 이러한 불만을 가지지 않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QM6가 준수하게 버텨주고는 있지만, 다른 모델들이 계속 부진하게 되면, 르노삼성의 침체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