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큰맘 먹고 고급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여 싱글벙글 포장을 풀다 가도 제품 구석에 적힌 “Made in China” 표시를 발견하면 부풀었던 마음이 차게 식는다. 중국산 제품은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의 심리 때문에 감성 마케팅을 지향하는 애플의 경우 모든 기기의 “Assembled in China” 표시 앞에 “Design by California”를 빼놓지 않고 새기고 있기도 하다.

안전에 민감한 제품이라면 중국산이라는 꼬리표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다. 2018년부터 중국 공장에서 S90을 생산하는 볼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더군다나 볼보 자동차의 중국 지분이 점차 커지면서 네티즌들은 볼보를 “중국차”라고 놀리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볼보는 국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차의 대안으로까지 떠올랐다. 과연 제조국 논란에도 볼보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북유럽 풍의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타사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별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볼보는 최고 5~6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2,976대에 불과했던 볼보 자동차의 판매량은 2019년 1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올해 9월까지 볼보의 판매량은 8,730대에 달하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5% 상승한 수치이다. 최근엔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S90을 출시하며 성장세에 박차를 가했다. 신차를 구입해도 대기 기간만 1년에 육박한다는 볼보는 이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을 넘어섰으며 독일 3사 브랜드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브랜드 가치를 담은
플래그십 세단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볼보만의 특별한 안전 기준은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하며 고풍스러운 스칸디나비아 원목 디자인은 고급형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장인성이 짙은 북유럽 스웨덴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도 볼보의 브랜드 전략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볼보 차량의 제조국이 모델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볼보는 모델마다 생산국을 달리하고 있으며 SUV 모델의 XC90, XC60과 왜건형 모델 V90, V60의 경우 볼보의 본거지인 스웨덴에서 생산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소형차 모델 XC40, V40은 벨기에에서, 세단 S60은 미국에서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다칭 공장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인 S90의 경우 2018년 2월부터 제작되는 모든 차량을 중국 다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볼보의 제조국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앞으로 조립 불량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불안을 표하기 시작했다.

볼보는 브랜드 정체성으로 안전이라는 가치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모델 플래그십 세단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안전이라는 볼보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심지어는 중국 지리 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볼보는 중국차”라고 비웃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의 인기는 여전하다
비싼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제조국이 중국으로 표시되어 있으면 괜히 찜찜한 마음이 든다. 더군다나 들어가는 부품이 많고 부품의 결합 여부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갈리는 자동차의 경우에는 이런 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라는 제조국은 분명 안전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중국에서 제조된 차량과 스웨덴 자국에서 제조된 차량의 품질이 과연 같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네티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볼보의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S90의 중국 생산을 시작했던 2018년도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2천 대가량 증가했다.

심지어는 최근 풀체인지를 진행한 S90이나 안전성으로 유명한 XC90 같은 경우 가격이나 옵션 측면에서 제네시스의 대안으로 언급되기까지 한다. 볼보는 제조국을 바꾼 이후에도 꾸준히 안전성에 대한 가치를 품질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럭과 정면 충돌한 XC90_출처_부산경찰청

제조지 논란에도 여전한
안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볼보만의 안전성, 내구성과 관련된 미담은 현재까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100km/h 속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절벽으로 낙하한 차량에서 살아남은 차주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제네시스 GV80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XC90의 경우 지난 7월 트럭과 정면충돌했음에도 단 한 명의 사상자를 내지 않은 사실이 전해지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더불어 이번에 신형 S90을 국내에 출시하며 볼보는 2020년 사망자 ‘0’ 비전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나서며 안전이라는 가치를 꾸준히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제조국에 대한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S90에 엄격한 글로벌 품질 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 저하는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식이 전해지는 신형 G70 화재 영상_출처_유튜브 캡처

중국산 볼보보다
국내 제조사의 결함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지고 있다
제조국 이슈에 휘말린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볼보는 현대차의 대안으로까지 제시되고 있다. 제조국이라는 배경과 국산, 수입 여부를 제쳐놓고 가격과 품질만 비교해보았을 때, 잦은 결함 소식이 들려오는 국산차보다 중국에서 제조되었어도 품질 결함 이슈가 없는 볼보의 경쟁력이 높은 것이다.

볼보와 국산차를 비교해보면, 중국산이라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국산차들의 결함 문제가 더욱 많이 들려오고 있다. 제네시스의 대안으로 볼보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제조국 이슈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국내 제조사에 신뢰를 잃어버린 소비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현상이다. 볼보에 무분별한 비판을 가하는 사람들도 ‘현대차가 중국차 욕할 처지가 되나?’를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2011년 이후부터 진행된 FTA로 국내와 세계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제조국과 지분이 중국에 포괄된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판단일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자국 기업이라고 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산 제품을 구입할 이유도 이제는 없다. 소비자들은 국산차 결함에 대한 댓글로 집단 반응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러한 인식을 키우고 있다.

자유경쟁 시대,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오로지 상품성이다. 때문에 볼보는 중국산이라는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며 현대차의 대안으로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차가 현재와 같은 입지를 사수하려면 뛰어난 상품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잃어버린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