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이름 하나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브랜드에서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브랜드의 상품 가치를 올리기 위한 판매 전략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가격은 브랜드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제품의 가격을 정하기까지 전문가들의 상당한 노력이 들어간다.

그런데 최근, 폭스바겐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이례적인 가격으로 신차를 출시했다. 폭스바겐 컴팩트 세단, 신형 7세대 제타이다. 제타는 2천만 원 대의 가격대로 출시되었으며, 이는 동급 국산차 아반떼에 준하는 가격이다. 파격적인 가격 인하 소식에 사전 계약부터 차량을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면서, 폭스바겐은 결국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제타의 가격 인하로 국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컴팩트 세단답게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로 7세대의 변화를 겪으며 국내에 출시되는 제타는 폭스바겐의 준중형 모델이다. 대중형 컴팩트 세단답게 기본에 충실한 깔끔한 외관이 특징이다. 화려하지 않고 정돈된 느낌의 디자인은 40년간 축적된 폭스바겐의 탄탄한 기본기를 드러낸다.

기본기에 충실한 폭스바겐의 면모는 주행 성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눈에 띄게 화려한 첨단 기술이나 편의 기능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 출시되는 신차들과 견주었을 때 손색없는 최신 주행 보조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됐다.

신형 제타에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경고 트래픽 등의 안전 기능과 4종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셀렉션 모드가 장착된다. 그밖에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제동 등의 주행 보조 기능이 탑재된다.

파워트레인으로는 1.4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되어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255.5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그밖에 앞 좌석 통풍시트, 앞뒤 좌석 히팅 시트 등의 편의 사양을 기본적으로 장착하여 상품성을 높였다.

신형 제타는 지난 세대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신형 제타의 가격은 국내에 출시되었던 지난 세대 제타의 가격보다 이례적으로 낮게 책정되었다. 기존 모델보다 3~400만 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된 제타는 최저 2,715만 원부터 2,952만 원까지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거기에 신차 출시와 동시에 적용되는 자체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추가로 3~400만 원이 할인되어 실구매 가격대는 2,488만 원부터 2,704만 원 정도로 형성될 전망이다. 이례적인 가격대로 출시된 제타는 동급 국산 차량인 아반떼 1.6 가솔린 트림의 가격대와 완벽히 겹친다.

최근 제네시스의 GV80과 볼보의 XC90, G80과 E클래스의 사례처럼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대가 겹쳐지는 현상이 많이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프리미엄 라인업에서의 일이었다. 때문에 이번 제타의 경우처럼 대중적 양산형 차급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대가 겹쳐지는 일은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그 원인이 국산차의 가격 상승이 아닌 수입차의 가격 인하라는 사실은 확실히 주목할만한 일이다. 대중적인 라인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폭스바겐 제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이후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폭스바겐이 브랜드 이미지에 끼칠 영향을 감수하면서까지 신형 제타를 저렴하게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폭스바겐의 전략과 연관이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신형 제타를 공개하며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넘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5년 발생한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으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빼앗겼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올해 티구안, 티구안 올 스페이스, 투아렉을 연달아 출시하며 재기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신형 제타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슈테판 크랍 사장은 “한국 고객들이 수입 세단을 ‘첫 차’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이번 신형 제타의 론칭 에디션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수입 세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으며, 이를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입지를 다질 계획으로 보인다.

사전 계약이 몰리면서
계약 접수가 잠정 중단되었다
한편 신형 제타의 출시 소식이 공개되자마자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에 오를 정도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지난 10월 15일부터 진행된 제타의 사전 계약은 초도 물량 3천만 대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에 폭스바겐 코리아는 현재 계약 접수를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이런 현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국산차가 화려한 외관에 치중하여 가격을 올리는 와중에 탄탄한 기본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제타가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신형 제타가 국산차 시장에 경종을 울리면 좋겠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렴한 제타의 가격을 두고 ‘무늬만 수입차인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도 있었다. 아웃사이드 미러 전동 조작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제타를 두고 ‘수입차에서 멋있게 내려서 손으로 사이드 미러 접으면 참 멋있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사람들조차도 폭스바겐의 기본기는 국산차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한편, 신형 제타의 사전 계약은 기본형 프리미엄 트림보다 프레스티지 트림의 주문량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색상은 화이트라고 전해진다.

수입차의 대중화라는 장기 목표를 내세운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번 신형 제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7개의 핵심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사람들은 폭스바겐을 필두로 수입차의 대중화가 이뤄지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신형 제타는 올해 11월 출시될 계획이며 올해 연말에는 준형 세단 모델 파사트 GT가 출시될 계획이다. 내년에는 콤팩트 SUV 티록과 신형 골프까지 출시가 예고되어 있어 폭스바겐이 수입차의 대중화를 한국 시장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