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1920년, 샤넬의 창시자 코코 샤넬이 과감하게 시도했던 톰보이 스타일은 현대에 재해석되어 젠더리스라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2010년대 중반에는 동그란 안경에 포마드를 바른 “개화기 지식인” 스타일이 유행을 타기도 했었다. 이처럼 시대에 국한되지 않은 수려한 디자인으로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디자인을 “뉴트로”라고 부른다.

2010년대 후반, 뉴트로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현대의 시각으로 이전 세대의 스타일을 캐내려는 일련의 시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맥락으로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동안 웃돈을 주고 단종된 차량을 구입하는 클래식카 붐이 일기도 했다. 이번 포스팅에선 한 시대를 풍미한 수려한 디자인으로 현재에도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역대급 디자인의 차량에 대해 소개한다.

슈퍼카의 기준을 세우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현재까지 제작되는 모든 스포츠카의 디자인에 영향을 줬던 차가 있다. 슈퍼카 애호가라면 모를 수가 없는 차량, 람보르기니 쿤타치이다. 쿤타치는 197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1974년부터 1990년까지 16년간 생산되었다. 피에몬타의 속어 “젠장”에서 따온 쿤타치의 모델명이 차량 공개 당시 디자인을 본 사람들의 감탄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람보르기니 쿤타치는 80년대 말까지 슈퍼카의 대명사로 불렸으며, 쿤타치의 특징 대부분이 현재까지 람보르기니를 비롯한 슈퍼카 디자인에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쿤타치의 디자인을 두고 “지나치게 고전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지만, 슈퍼카 디자인의 기준을 세웠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것이 진정한 페라리”
페라리 F40
페라리 F40은 1987년 페라리 창업 40주년 기념 차량이자 페라리의 창업주, 엔초 페라리의 마지막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페라리가 피아트에 인수된 이후, 엔초 페라리가 마지막으로 혼을 갈아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아직까지도 페라리의 전설적인 차량으로 회자되고 있다. F40이 완성되고, 엔초 페라리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페라리, 진짜 페라리의 스포츠카다!”라며 외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당시 도로 주행용으로 제작된 F40은 페라리의 상징적인 V12기통 엔진과 호환이 가능했지만 엔트리 모델이라는 초기 의도에 맞추어 V8 엔진을 탑재했다. F40은 버블경제 직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렸으며, 때문에 그 시대를 그려낸 게임이나 만화 등에서 자주 등장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선 검은색과 빨간색 단 2대만 등록되었다고 한다.

날개 달린 벤츠,
메르세데스 벤츠 300SL
메르세데스 벤츠 300SL은 1954년 출시된 벤츠의 스포츠카이다. 당시 경영난에 시달리던 벤츠가 자사의 레이싱카 300SLR을 양산형으로 개량하여 시판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 최초로 걸 윙 도어 방식이 사용되어 “날개 달린 벤츠”로도 유명하다.

레이싱 기반으로 제작된 300SLR은 고속 주행에서 차체의 틀어짐을 막기 위해 특수 제작된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300SL에 일반적인 형태의 문을 다는 것이 불가능했고, 개발자들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걸 윙 도어 방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을 고안해냈다. 특이한 문 형태는 결과적으로 300SL의 명성을 높이는 포인트가 되었다.

(사진=모터원)

레이싱카의 성능을 담아낸
페라리 캘리포니아 250GT
페라리 캘리포니아 250gt는 페라리의 레이싱 모델이었던 페라리 250gt 투르 드 프랑스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1957년 당시 북미 수출용으로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으며, 양산형 스포츠카로 제작되었음에도 주행 성능은 모체인 250gt 투르 드 프랑스와 동일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페라리 캘리포니아 250gt는 양산형 모델인 만큼 당시 대중적인 차량 디자인과 페라리의 직선형 디자인 포인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포츠카의 느낌으로 당시 영국 유명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지난 2008년 5월에는 1961년형 페라리 캘리포니아 250gt 카 704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93억에 팔리기도 했다.

지금의 포르쉐를 있게 한
포르쉐 356
1948년부터 1965년까지 제작된 포르쉐 최초 양산형 스포츠카이다. 천재 자동차 박사였던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아들 페리 포르쉐가 시장에 마음에 드는 차량이 없어서 자신이 직접 포르쉐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런 페리 포르쉐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버지의 보석금을 만들기 위해 제작한 차가 포르쉐 356이다.

포르쉐 타이틀을 달고 최초로 나온 양산형 차량, 포르쉐 356은 작은 공방에서 시작했던 포르쉐를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게 했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엄청난 인기로 쿠페, 로드스터, 카브리올레 등의 파생형 모델이 개발되었으며 당시 총 8만 여대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이안 칼럼의 손에서 탄생한
애스턴마틴 뱅퀴시
애스턴마틴의 초기 플래그쉽 모델, 뱅퀴시는 2001년에 제작된 1세대 모델과 2012년에 이름을 이어받은 양산형 뱅퀴시로 나뉜다. 1세대 뱅퀴시는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영국의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칼럼이 디자인하였으며 애스턴마틴 최초로 300km/h를 주파한 모델로 유명하다.

이후 DBS로 변경되어 플래그쉽 라인에서 사라졌다가 2012년 다시 뱅퀴시의 이름을 이어받은 양산형 모델이 제작된다. 애스턴마틴의 GT 성능을 극대화한 뱅퀴시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제로백 3초대를 기록하며 GT 자동차를 통틀어 최고 성능에 가까운 주행 성능을 이끌어냈다. 이후 2018년을 마지막으로 다시 DBS로 이름이 변경되었지만 여전히 GT 애호가들 사이에선 “애스턴마틴 뱅퀴시”라는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
애스턴마틴 DB5
애스턴마틴은 007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차량으로 유명하다. 그 시작점엔 애스턴마틴 DB5가 위치해있다. DB5는 1964년 “007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가 타고 나오며 유명세를 치렀으며 이후 수많은 007시리즈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1964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라는 이름을 달고 전시되기도 했다.

DB5의 디자인이 인기를 얻으며 DB5 밴티지, DB5 컨버터블 등의 파생형 모델로 확장되었다. 지난 2018년 8월에는 애스턴마틴이 007 전 시리즈의 영화 제작에 참여한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전 세계 25대 한정으로 제임스 본드 DB5를 생산했다. 가격은 대당 27만 5천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40억 원을 호가하며 공도 주행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웃돈까지 얹어가며
클래식카를 구매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의 유행이 현대에 와서 재조명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유행과 미적 기준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복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의 디자인이 회자되는 것은 단순히 유행의 반복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하여 통용되는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과거 세대를 풍미했던 클래식카의 디자인은 지금 봐도 충분히 아름답다. 수려한 클래식카의 디자인은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아름다움을 뽐내며, 현대에는 웃돈까지 얹어져 거래되고 있다. 사람들이 웃돈을 주면서까지 클래식카를 구입하는 이유는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아닐까? 물론 우리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니 먼 발치에서 그들의 아름다움을 지켜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