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보배드림)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하늘 위에 두 개의 태양은 뜰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이 두 모델이 그렇다.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던 그랜저와 그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카니발의 모습을 보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꺾이지 않을 것 같던 그랜저의 기세를 꺾고 1위를 차지한 카니발의 저력이 놀랍다.

언젠가 다른 모델이 1위를 탈환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 카니발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니 그랜저와 카니발이 어떤 기록을 어떻게 경신했는지, 어떤 이유 때문에 이렇게까지 인기인지 궁금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랜저와 카니발에 대해서 찬찬히 파헤쳐 봤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로 호불호가 첨예하게 갈렸던 그랜저는 반전을 선보이며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더 뉴 그랜저는 3만 2,000대라는 놀라운 사전 계약 건수를 선보였다. 당시 국내 사전계약 최다 실적을 뛰어넘는 역대급 기록이었다. 이후 출시 1개월 만에 9,843대를 판매했다. 그 후 7개월간 연속으로 국내 판매 1위 모델은 늘 그랜저의 차지였다.

그렇다면 그랜저가 유독 잘 팔렸던 이유가 뭘까? 첫 번째는 그랜저의 이름값, 즉 부의 상징 혹은 성공의 상징이라는 명성 덕분이다. 두 번째는 준대형 차 시장에 그랜저의 적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남은 경쟁 모델은 K7뿐인데, 주 수요층인 중장년층은 네임밸류가 훨씬 높은 그랜저를 주로 선택하다 보니 그랜저 판매량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됐으니, 세제 혜택과 연비 강화라는 메리트도 얻은 셈이다.

그랜저를 단숨에
제쳐버린 카니발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기아 신형 카니발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7월, 카니발은 사전계약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계약자들이 몰렸고 3만 2,000대가 넘는 사전계약 실적을 올렸다. 그랜저의 역대급 기록을 경신하는 또 하나의 역대급 기록이었다. 지금 카니발을 계약하면 아무리 빨라도 내년 초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다.

기아차에 따르면 카니발은 지난 10월 국내에서만 1만 2,093대가 팔리며, 전체 차종 중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이는 현대차 그랜저의 판매량, 1만 926대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라 더욱 화제다. 기아차 관계자는 “그동안 SUV 시장 내에서 팰리세이드의 경쟁자가 없었지만, 4세대 카니발이 SUV 디자인으로 출시되면서 대형 SUV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판매량 상승의 이유를 분석했다.

카니발 신드롬, 그 이유는?
1. 한국인을 사로잡은
웅장한 디자인
4세대 카니발 외장 디자인은 ‘웅장한 볼륨감’이라는 컨셉하에 전형적인 미니밴 형태에서 벗어나 볼륨미 넘치는 디자인으로 진화했다. 실제로 넉넉한 실내 공간과 차체 덕분에 “마치 트럭 운전하는 기분이 들더라”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다.

한국인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일본 브랜드의 미니밴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그만큼 미국인들의 취향이 많이 담겨있다. 이에 반해 카니발은 미국 차량을 벤치마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한껏 반영했다”라고 평가받곤 한다.

2. 아쉬웠던 사양을
더욱 향상시켰다
3세대 플랫폼 적용을 통해 주행 질감을 개선한 카니발은 풀체인지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의 상품성 강화를 이루어냈다는 평가가 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전 차종에 기본으로 적용됐을 뿐 아니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탑재된 점도 눈에 띈다.

7인승 릴렉션 시트가 적용돼 이전 세대 모델 대비 상품성이 대폭 강화됐으며, 차체도 전작과 비교해 커졌다. 길이 5,155㎜, 너비 1,995㎜, 높이 1,740㎜, 휠베이스 3,090㎜의 규모로 설계됐는데, 이 가운데 길이와 휠베이스가 이전 모델에 비해 각각 40㎜, 30㎜씩 늘어났다. 다시 말해 실내공간이 더욱 넓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수입차는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가성비
카니발은 패밀리카, 법인차, 렌터카 등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차량이기 때문에 폭넓은 수요층이 확보되어 있다. 특히 소비자들 입장에선 카니발을 포기하고 선택할만한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카니발의 판매량이 꾸준히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가격이다.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의 경우 여러 부분에서 카니발보다 더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입차다 보니 가격이 높은 편이다. 두 모델 모두 기본 가격이 5,500만 원이 넘어가며, 취등록세까지 합한다면 6천만 원 이상에 달한다. 그에 반해 카니발은 3,160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본 가격이 2천만 원 이상 저렴한 것이다. 옵션을 넣어 4천만 원으로 맞춘다고 해도 여전히 1,500만 원가량 저렴하다.

하이리무진도
판매할 계획
기아차는 조만간 하이리무진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가솔린 7인승과 9인승 모델의 하이리무진을 양산한 뒤 순차적으로 디젤과 4인승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이리무진 모델에는 하이루프, 빌트인 공기청정기, 냉온장 컵홀더 등 사양이 들어가 내외장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이리무진은 카니발의 실용성에 고급감을 강조한 모델”이라며 “이달에도 카니발 생산 계획 물량은 최대 공급치인 1만 1,600대”라고 밝히며 긍정적인 미래를 점쳤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디자인, 향상된 사양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가성비까지 모든 걸 다 갖춘 카니발이지만, 결함 문제까지 갖춘 건 치명적인 오점이다. 카니발 차주들은 트렁크 단차부터 시작해서 조수석 워크인 조립 불량, ISG 작동 시 내비 화면 꺼짐까지 다양한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했던가? 지금이 딱 기아차가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일어서야 할 적시인 것 같다. 흔히들 한국에선 카니발을 “대안이 없는 차”라고 부르는데, 품질에 있어서도 대안이 없도록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