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보배드림)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총 3개의 시리즈로 전 국민의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가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다. 제목처럼 시청자들은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열렬한 사랑으로 응답했고, 이 드라마는 성황리에 종영됐다. 그런데 자칭, 타칭 자동차 마니아들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맞다, 예상대로 자동차다.

그때 그 시절에 디자인과 성능으로 유명했던 차들은 여전히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국산차를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부터 클래식의 끝판왕, 역대급 국산차들을 함께 살펴보자.

쌍용차
무쏘
무쏘는 쌍용차에서 1993년경 출시해 2005년까지 생산했던 사륜구동 SUV다. 몇 안 되는 순우리말 이름의 자동차로, 13년간 약 25만 대가 판매됐다. 무쏘는 당시 국산 4WD 차량 중 처음으로 ABS를 장착했으며, 국내 최초로 전자식 4WD 전환 스위치를 적용했다. 생소했던 벤츠의 직렬 5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했으며 트랜스 미션은 체코제였다.

효율성이 높으면서 동시에 비교적 구조가 간단한 직타식 밸브 리프트 시스템을 사용했고 국내에서 주로 쓰이던 분배식이 아닌 독립식 플런저 등을 적용하는 등 내구성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더불어 영국 왕립 예술대학의 한 교수가 디자인을 맡으면서 1994년과 1996년에 영국 버밍엄 모터쇼에서 4륜 구동 부문 ‘오토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대우차
에스페로
스페인어로 ‘희망하다’, ‘기대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에스페로는,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생산된 승용차다. 당시 현대자동차에게 중형차 시장의 선두 자리를 빼앗겨 위기의식을 느낀 대우자동차가 1986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4년 동안 개발한 차이기도 하다. 에스페로는 전체적으로 쭉 뻗고 깔끔한 디자인을 가졌으며, 대우차가 독자 개발한 첫 고유 모델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스페로는 대우자동차에서 디자인 콘셉트를 결정하고, 베르토네사에서 파견된 디자이너 및 설계 직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그들은 스포츠 감각을 지닌 중형 세단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해 당시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서 보지 못하였던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앞에서 옆을 거쳐 뒤로 이어지는 C 필러 부분을 유리로 감싸 역동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연출한 것이다.

쌍용차
체어맨 1세대
체어맨은 쌍용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와 부문별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모델이다. SUV와 트럭만 만들던 쌍용자동차의 첫 번째 승용차이기도 하다. 1997년경에 출시됐으며,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가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여 메르세데스-벤츠의 승용차와 흡사한 모습을 갖고 있다. 실제로 체어맨은 벤츠 특유의 마름모꼴 그릴을 가졌고 리어램프에도 벤츠처럼 네거티브 엠보싱을 넣어 먼지가 잘 씻겨 나가도록 디자인했다.

‘최초’ 타이틀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체어맨에는 국산 승용차 최초로 5단 자동변속기와 연비창이 표시되는 트립 컴퓨터가 적용됐다. 또한, 국내 최초로 40% 옵셋 충돌 테스트를 합격했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페달이 멀어지게 하는 기능을 더해서 하반신의 상해를 줄이는 안전 기술이 탑재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쌍용차는 이렇듯 다양한 사양을 탑재한 체어맨 덕분에 최첨단 고급 이미지를 등에 업게 됐다.

현대차
다이너스티
현대차 다이너스티는 1996년에 출시돼 2005년에 단종된 현대자동차의 고급 대형 세단 및 리무진이다. 차명인 다이너스티는 영어로 왕족을 뜻하며, 현대차의 기함급 모델이었던 뉴 그랜저의 고급화 방안으로 탄생한 차량이기도 하다. 출시 초기에는 뉴 그랜저에 있던 미쓰비시의 V6 3.0ℓ와 V6 3.5ℓ 엔진을 얹혔으며, 1997년에 V6 2.5ℓ 엔진과 V6 3.5ℓ 엔진의 리무진을 출시했다.

특히 다이너스티는 당시 경쟁 모델들과 달리 도어를 늘린 롱 휠베이스 방식을 채택한 점이 화제였다. 약 15cm가 길어졌고 독특하게도 조수석 헤드레스트에 VIP 전용 뒷좌석 에어백이 장착됐다. 여담이지만 다이너스티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아끼는 차로도 유명하다. 1999년도에 에쿠스가 출시됐음에도 정주영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다이너스티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기아차
엔터프라이즈
기아 엔터프라이즈는 기아자동차가 당시 기술 제휴선에 있었던 마쓰다 센티아를 베이스로 만든 후륜구동 방식의 대형 세단이다.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돼 고급미를 살리고 외관 디자인에는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실제로 5개의 격자무늬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한민국의 전통 창호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며, 휠 디자인은 모란 당초무늬를 형상화했고, 보닛 위의 엠블럼은 봉황의 날개를 상징한다고 한다.

5,000mm가 넘는 차체 길이와 최고 출력 220마력 및 최고 속도 230km/h의 성능은 출시 당시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했다. 그러나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을 이기지 못해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단종의 수순을 밟았다. V6 3.6ℓ 엔진이 먼저 단종됐고, 저조한 판매 실적 및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해 2002년 말에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대우차
아카디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된 아카디아는 그리스어로 ‘옛날 그리스의 산속에 있는 이상향’이란 뜻을 갖고 있다. 실제로 로열 트림의 경우 4,190만 원 상당의 가격대를 자랑했으니, 당시 물가를 생각했을 때 이 가격대는 정말 이상향 그 자체였을 듯싶다.

대부분의 차량이 4단 자동변속기였으나, 극소수의 5단 수동변속기 차량도 판매됐다. ABS, 듀얼 에어백,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등의 안전 사양을 적용하여 안전성에 중점을 뒀고 운전석 시트 위치 메모리 기능과 좌석을 따뜻하게 해주는 앞 좌석 히팅 시트, 버튼식 도어 개폐 장치, 자동 온도 조절 에어컨 등을 달아 최고급 차의 이미지를 굳혔다. 특히 아카디아를 통해 조수석 에어백을 처음 선보인 것이 눈에 띈다.

쌍용차
칼리스타
국산 첫 로드스터 차량인 쌍용 칼리스타는 쌍용차가 영국 자동차 제조회사인 판다 웨스트 윈드를 인수하면서 1992년 출시됐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됐는데, 당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 수준을 생각한다면, 이 기술은 쌍용차의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포드가 제작한 145마력 사양의 2.9리터 가솔린엔진과 119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DOHC 엔진 두 종류로 생산됐으며, 5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 선택이 가능했다.

특히 2.9리터 엔진을 장착한 칼리스타의 제로백은 7.9초, 최고 속도는 208km/h에 달했다. 칼리스타는 출시 당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2인승 로드스터로 주목을 받았으나, 3,0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대로 인해 100대도 미처 다 팔지 못하고 단종됐다. 하지만 단종 후 오히려 뭇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최근에는 심지어 한 중고차 사이트에 6,900만 원으로 중고차 등록이 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그 시절에도 큰 사랑을 받았지만, 어떻게 보면 단종된 후로 더 사랑을 받고 있는 클래식카들을 살펴봤다. 7종의 모델을 보고 나니 유명한 시가 떠오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다.

조금은 비약일 수도 있지만, 이 시를 자동차에 접목시켜보자면 딱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생각난다. 시간이 흐르고 더 자세히 보니까, 더 오래 바라보니까, 그때의 자동차가 더욱 예뻐 보이는 것이 아닐까? 독자들이 오늘의 콘텐츠로 그때의 추억을 잠시나마 회상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