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신은 마음을 보고 인간은 겉모습을 본다.” 겉치레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발표자의 복장에 따라 주장의 신빙성이 달라지며, 같은 상품이라도 포장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이처럼 제품의 디자인과 패키징은 판매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디자인 변화로 판매량 성장을 이뤄낸 브랜드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이다. 올해 초 제네시스는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신형 G80과 GV80을 선보이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디자인 변화로 판매량이 급증하여 현대자동차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제네시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출범되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진출을 꾀하던 현대자동차의 전략에서 탄생되었다. 북미 자동차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다. 때문에 2000년 전후로 자동차 기술력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국산차 제조사들은 북미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엔 독일 3사를 비롯한 쟁쟁한 제조사들이 이미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한국 같은 제3국 브랜드는 품질이나 성능 측면에서 북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내기 어려웠다.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화는 한국보다 먼저 북미 시장에 진출한 일본 제조사들이 먼저 사용한 전략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 내에서의 애매한 입지를 타파하기 위해 토요타는 렉서스, 닛산은 인피니티, 그리고 혼다는 어큐라를 선보이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켰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전략적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이다. 제네시스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치에 성공적으로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전부터 그랜저를 뛰어넘는 고급형 차량으로 제네시스 모델을 출시했다. 제네시스는 출시 때부터 그랜저가 갖고 있는 고급 이미지를 이식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을 위한 전략형 모델의 성격을 보였다.

이후 제네시스는 30년 동안 그랜저가 이어왔던 고급형 세단으로서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이어받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에는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일 3사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제네시스의 급격한 성장은 고급형 이미지와 더불어 신형 G80과 GV80에 적용된 제네시스의 새로운 패밀리룩 때문이었다.

프리미엄 세단의
척도가 바뀌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는 벤츠의 E클래스였다. 작년 한 해 동안 E클래스 판매량은 총 3만 9,782대였으며 시장 점유율은 14.7%에 달했다. 이에 비해 제네시스의 동급 모델, G80의 판매량은 2만 2,284대에 불과했으며 점유율도 8.2%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초, 신형 G80과 GV80이 출시되며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올해 10월까지 G80의 판매량은 4만 1,504대, 점유율은 15.3%에 달했다. 반면 E클래스의 판매량은 2만 2,954대로 떨어졌고 점유율도 8.5%에 그쳤다. 1년도 안 되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제네시스는 불황 속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제네시스의 성장은 비단 프리미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제네시스만큼은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이슈로 전 세계 시장 경제가 위축되었음에도 자동차 시장만큼은 호황이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개별소비세 인하율이 70%에서 30%로 하락하면서 자동차 시장은 불황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7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18.2% 감소했고, 10월 신차 등록 대수도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7월에도 제네시스는 전년과 대비하여 177.9%의 판매량을 보였다. 이후 9월, 10월에도 각각 171%, 141%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제네시스의 호황은 불황을 피해 가지 못했던 현대자동차의 영업 손실을 최소화해주었다.

놀라운 성장의 이유는
새로운 패밀리룩 덕분이었다
이러한 제네시스 판매량 급증의 원인으로는 G80과 GV80부터 적용된 새로운 제네시스 패밀리룩을 꼽을 수 있다. 한층 커진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 램프 디자인이 제네시스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하며 지난 G90의 혹평과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물론 제네시스의 이전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지만, 새로운 패밀리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이전부터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고, 이러한 호평은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직결되었다. G80은 전년 대비 218%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같은 시기 공개된 GV80도 10월까지 2만 7,48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GV80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형 SUV 시장에서 판매량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네시스의 인기는
국내에 국한된다
다시 제네시스의 시작으로 돌아가 보자. 제네시스 브랜드는 북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략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제네시스 G70이 2019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현대차의 전략이 성공한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의 차 선정 이후에도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에서 꾸준히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독일 3사는 물론 양산형 브랜드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2020년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독일 3사 못지않은
브랜드 파워를 갖출 수 있길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전략이 국내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현대차가 30년간 쌓아 올린 그랜저의 고급형 이미지를 이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의 고급형 세단 인식이 새로운 패밀리룩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기존 인식이 없는 북미 시장에선 이러한 제네시스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때문에 국내와 같은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해외에서도 발휘하기 위해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패밀리룩과 주행 성능 개선을 통해 독일 3사 못지않은 브랜드 파워를 해외 시장에서도 발휘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