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부산경찰청)

직장인들이 연봉을 계산할 때 꼭 따지는 것이 있다.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의 액수가 세금을 제하기 전의 액수인지, 제한 후의 액수 인지이다. 4대 보험, 국민연금을 제하더라도 근로소득세, 지방 소득세 등 나라에서 걷어가는 세금의 액수는 상당하다. 하지만 그 세금이 사회를 원만히 유지하는 데 사용됨을 알기에, 다소 슬픈 심정일 순 있어도 우리는 모두 세금을 납부한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도로 위 곳곳에 산재한 위험 요소를 마주할 때이다. 심지에 관련 제도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문제들도 많다. 이번 글에선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며, 차량의 안전까지도 위협한다는 도로의 위험 요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빗길, 밤길 주행 중
차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량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좌회전 상황에서 갑자기 옆 차선 차량이 내 진행 차선으로 밀고 들어오는 아찔한 상황을 한 번씩 겪어본 적 있을 것이다. 물론 운전 미숙이 원인일 수 있겠지만, 야간이나 빗길에서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노후된 차선의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닳아서 차량의 주행등을 잘 반사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빛이 반사되어서 우리 눈에 들어오는 정도를 “휘도”라고 하며, 차선이 차량의 불빛을 반사하는 정도를 “차선 휘도”라고 한다. 이 차선 휘도를 높이기 위해 차선을 그릴 때에는 일반적으로 페인트에 일정량의 유리가루를 섞어 사용한다. 유리가루가 오랫동안 차선에 달라붙어 휘도를 유지하게 하려면, 접착력이 강한 1등급 페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에선 예산 문제로 값싼 페인트를 사용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노후된 도로 곳곳에서 벗겨지고 떨어지거나 빛을 반사하지 못하는 차선들이 발견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파손된 차선은 운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며 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다.

최근 국토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전 도로의 차선을 전수 조사하는 “차선 휘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빗길 주행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유리알을 사용하는 등 우천형 차선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통행량이 적은 일부 도로에는 아직도 노후된 차선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규격에 맞지 않는
과속방지턱은
차량 수명을 단축시킨다
규격이 맞지 않는 과속방지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과속방지턱은 차량의 속도를 30km/h 이하로 낮추기 위해 주택가나 도심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안전시설물이다. 차량의 속도를 낮춰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고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시설물이다. 하지만 일부 도로에서 규정보다 높은 방지턱을 설치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정한 과속방지턱의 규격은 너비 3.6m에 높이 10cm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에서 설치하는 과속 방지턱에 한할 뿐, 아파트 단지 등 사유지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은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때문에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높은 방지턱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또한 통행량이 적거나 오래된 방지턱의 경우, 높이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방지턱의 높이가 너무 높으면 서스펜션에 무리를 주고 자동차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출처_한국교통안전공단)

왕복 8차선 도로의
제한 속도를 50km/h로
낮추는 일이 벌어졌다
2019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 개정에 따라 전국 도심 일반 도로의 주행 속도가 기존보다 10km/h 낮아진 50km/h로 제한되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도로에 따라 제한 속도를 50km/h 혹은 30km/h로 제한하는 이 조치는 이른바 안전속도 5030 캠페인으로 불린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이 제도가 실제 운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탁상행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50km/h로 속도를 낮추어도 60km/h로 주행할 때와의 시간 차이는 2분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근길이나 차량의 통행이 많은 도로에서 신호를 한 번에 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실험 결과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보행자의 통행이 전혀 없는 자동차 고가도로나 왕복 8차선 도로의 제한속도까지 50km/h로 제한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출처_YTN)

간소화된 면허시험,
운전미숙 사고를 유발한다
2011년 6월 10일, 국민 편의와 면허 취득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운전면허 시험의 난이도가 대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굴절 코스, 곡선 코스 등 고난도의 주행 없이도 단순히 50m만 전진하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면허 간소화 이후 전체 교통사고 발생률이 줄기도 하여, 일각에서는 면허 간소화에 대해 성공적인 처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1년 뒤 발생했다. 전체 교통사고 발생률은 감소한 반면, 2013년 운전 경력 1년 미만의 초보 운전자 만 명당 사고 발생 건수는 68.89건으로 2012년 58.53건보다 증가한 것이다. 이후 2016년 12월 22일부터 T자 코스 추가 등 면허 시험의 난이도가 올라가긴 했지만, 여전히 난이도 자체가 그리 높지 않아 운전 미숙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출처_연합뉴스)

실제로 많은 사고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면허 취득이 쉬어짐에 따라,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별도로 운전 교습을 받는 것이 필수 절차가 되었다. 면허를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도로에 나오는 행위가 자살행위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운전 연습 없이 도로로 나온 초보 운전자들 때문에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차량을 빌려 여행을 떠나는 20대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 비율이 폭주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광주의 한 아파트에선 20대 남성이 운전 미숙으로 인해 주차된 차량을 빼내다 아파트 현관에 돌진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출처_연합뉴스)

정부도 도로 위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도로 위엔 위험 요소들이 산재되어 있으며, 정부에선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도로를 전수 조사하여 노후 차선을 보수하는 작업에 착수하거나 도로의 속도를 제한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진행하는 처사이다.

또, 음주운전 사고로 22세 청년이 목숨을 잃었던 사건 직후,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윤창호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그 밖에 스쿨 존 사고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민식이 법” 제정 등 제도적인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로를 위협하고 있는 위험요소들이 산재하고 있어 꾸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번 글에서 소개한 도로 위 위험 요소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운전자들이 정부의 처사에 대해 탁상행정이라며 비판을 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처리하기에 급급한 처사 때문은 아닐까? 전체 교통사고 원인의 0.25%도 되지 않는 속도위반을 잡기 위해 도심 속 제한 속도를 말도 안 되게 제한하는 것처럼 말이다. 먼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낸 다음, 차근차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탁상행정이라는 운전자들의 비판도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안전한 도로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