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Instagram)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만년 우등생이던 학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 빠르게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판매량을 보이다 어느 순간부터 판도가 바뀌어 소비자들의 관심도에서 멀어진 자동차들이 여럿 존재한다.

이런 차량들 중 일부는 빠르게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원상복구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차종들은 결국 수렁에 빠져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늘 사례로 등장할 자동차는 최근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 모델을 출시했으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당분간은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을
개척한 탐험가
포드 익스플로러
2010년에 출시된 5세대 익스플로러는 국내 대형 SUV 시장을 개척한 공이 매우 크다. 당시 미국산 SUV답게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던 익스플로러는 연비가 좋지 않았음에도, 중형보다 큰 SUV를 원하던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해 훌륭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4년에 등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한층 더 강인한 느낌으로 디자인이 변경되어 좋은 평가가 이어졌고 2.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을 감행했다. 그렇게 5세대 익스플로러는 포드코리아의 효자 모델로 등극했다.

익스플로러의 흥행으로
다양한 대형 SUV들이
연이어 출시됐다
익스플로러가 흥행하자 다른 제조사들도 연이어 대형 SUV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간 선택할만한 제대로 된 대형 SUV라곤 베라크루즈나 모하비 정도가 끝이었던 국산차 시장이었기에 익스플로러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였다. 맥스크루즈가 있긴 했지만 싼타페 롱바디에 불과했던 차인지라 그렇게 큰 흥행을 이어가진 못했다.

2018년에 출시된 현대 팰리세이드는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쉐보레는 미국에서 생산하여 국내로 수입하는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해 익스플로러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도 등장했다. 이제 더 이상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익스플로러의 독무대가 아니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예상외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5세대의 영광을 등에 안고 2019년 국내 시장엔 6세대 익스플로러가 출시됐다. 그러나 이미 많은 경쟁자가 존재하는 국내 시장에서 신형 익스플로러의 존재감은 미비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불과 4,727대에 그쳤으니 왕의 귀환에 실패한 셈이다.

소비자들은 익스플로러의 주요 패인으로 구형보다 호불호가 갈리는 전면부 디자인, 6,020만 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손꼽았다. 현대 팰리세이드는 국산차라 그렇다 쳐도, 쉐보레 트래버스보다도 조금 더 비쌌으니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했다. 익스플로러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포인트도 부족했다.

6기통 엔진에
마사지 시트까지 탑재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출시
포드코리아는 전화위복을 위해 익스플로러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익스플로러 플래티넘에는 3.0리터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고 플래티넘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 1열 마사지 기능이 탑재된 시트 등 다양한 사양들이 추가됐다.

최대출력 370마력을 발휘하는 에코부스트 엔진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어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주행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기존에 출시된 모델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던 인테리어 소재 역시 센터패시아가 가죽으로 마감되는 등 변화를 맞이했다.

“환율 인하에 현지 가격도 낮아졌는데…”
때아닌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익스플로러 플래티넘은 출시와 동시에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포드코리아가 제시한 가격은 6,760만 원. 그러나 가격을 확인한 많은 소비자들은 “이 가격이면 트래버스 산다”, “포드의 가격 정책이 이상하다”, “환율은 인하되고 작년 현지 가격도 내려갔는데 한국은 왜 이러냐”라며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네티즌은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당연히 기존 모델과 함께 가격을 내려서 출시해야 하는데 포드코리아도 배짱 장사를 하는 거 같다”라며 가격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들의 말대로 정말 포드코리아는 익스플로러를 비싸게 판매하는 것일까?

작년 8월, 북미에선 실제로
익스플로러 가격이 7% 인하됐다
우선, 작년 익스플로러가 미국 현지에서 가격이 인하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8월, 포드는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익스플로러 가격을 최대 7% 인하했다. 또한 2021년형부턴 열선 시트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여 사양도 강화했다.

포드의 가격 인하 정책은 매우 이례적인데 당시 코로나19로 수요가 위축되어 판매가 부진한 탓에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한국에 판매하는 익스플로러 리미티드 트림은 약 400만 원 정도 가격이 내려갔으나,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리미티드와 플래티넘 모두
북미보다 7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그럼 북미와 국내에 판매하는 익스플로러는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나는 걸까? 미국 포드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MSRP 기준 가격을 살펴보았다. 국내에 판매하는 사양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리미티드 트림에 4륜 구동 시스템을 추가하면 4만 8,845불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5,313만 원 정도다. 현재 국내에 판매하는 익스플로러 리미티드 트림은 6,010만 원이다.

이번에 출시된 플래티넘 트림은 미국에서 5만 5,620불에 판매되는 최상위 트림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6,057만 원이다. 국내 판매가는 6,760만 원이니 두 트림 모두 약 700만 원 정도 비싼 셈이다. 국가별로 상이하게 적용되는 할인 정보 등을 감안하면 실구매가격은 차이가 날 수 있다.

“미국 가격은 참고만 할 뿐”
포드 코리아의 입장
지난해 여름, 미국 시장에서 익스플로러 가격이 인하되자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도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변동이 없었다. 이를 두고 포드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포드 미국 본사로부터 한국 시장 가격 인하와 관련된 연락을 받은 것이 없는 상태다”라며 “미국 가격정책은 참고만 할 뿐 2021년형 모델은 기존 가격 그대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익스플로러는 실제로 가격이 동결된 상태로 판매됐고, 3.0 V6 엔진을 탑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7,390만 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북미 시장 익스플로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5만 2,999불에 판매되고 있다. 한화로 약 5,760만 원 정도다.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정책”
“최소 천만 원은 인하해야”
네티즌들의 반응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출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포드 코리아의 가격 정책은 이해할 수 없다”, “여기서 최소 천만 원은 할인해야 살만하다”, “저 가격 주고 누가 익스플로러를 사나”, “안 팔리면 알아서 할인 시작할 거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포드코리아가 익스플로러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가격을 인하하는 수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특히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10.1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빠지기 때문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2021년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8인치인 점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