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팰리세이드의 인기로 대형 SUV 시장이 크게 성장하자 이제는 그보다 더 큰 풀사이즈 SUV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풀사이즈 SUV는 미국을 대표하는 SUV 장르로, 다른 차들과 비교를 거부하는 크기를 가지고 있다. 중형급인 싼타페를 옆에 세워놓으면 싼타페가 경차로 보일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번에는 지프가 풀사이즈 SUV 시장에 도전한다. 지프는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영상을 공개하고 미국 기준으로 11일 오후 12시에 왜고니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작년 9월 콘셉트카가 공개된 지 6개월 만이다. 콘셉트카와 큰 차이 없는 디자인과 크기에 걸맞은 강력한 성능, 최신 사양을 대폭 갖췄으며, 요즘 국내에서 풀사이즈 SUV가 뜨고 있는 탓에 국내 소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인에게
추억의 자동차였다
왜고니어라는 모델은 옛날에도 존재했다. 지프의 전신이었던 윌리스는 한국전쟁이 끝나자 수요가 줄어들었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대중 브랜드로 변화를 모색했다. 당시 지프에 존재했던 지프 스테이션 왜건은 군용 모델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너무 투박했고 승차감도 좋지 않았다.

이에 윌리스는 미국인들이 선호할만한 대중적인 SUV를 1962년에 선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왜고니어다. 왜고니어 출시와 동시에 브랜드도 카이저 지프로 변경해 새 출발을 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세련된 디자인이었으며, 특히 차체에 원목을 부착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왜고니어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크기는 전장 4,735mm, 전폭 1,900mm, 전고 1,687mm, 휠베이스 2,794mm로 현행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풀사이즈 SUV로 분류되었다. 엔진은 직렬 6기통과 V8 두 종류가 있었으며, 변속기는 3단 수동변속기, 4단 수동변속기, 3단 자동변속기 3종류가 탑재되었다.

대중들을 위한 모델이었기에 사양도 신경 썼다. 파트타임 4륜 구동 시스템, 전륜 독립 현가장치, 자동변속기, 안전벨트, 라디오, 에어컨 등 화려한 옵션을 자랑했다. 이후 AMC가 카이저 지프를 인수한 뒤에도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으며, 오일 쇼크가 닥치자 저가형 트림을 출시해 많은 대형차들이 단종되는 상황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유지했다. 이후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롱보디 모델인 그랜드 왜고니어를 출시했다.

하지만 1990년, 유가가 급등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거기다가 점점 높아지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에 지프를 인수한 크라이슬러는 왜고니어를 1991년에 단종하고 만다.

왜고니어는 출시 이후 단종될 때까지 29년간 풀체인지 없이 판매되었으며, 미국 자동차 중 세 번째로 오래 팔린 모델로 기록되었다. 왜고니어의 성공은 쉐보레의 K5 블레이저(현재의 타호)와 레인지로버가 출시되는 등 다른 브랜드에도 영향을 많이 줬다. 현재 중장년층 미국인들은 왜고니어를 추억의 명차라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단종 30년 만에
풀사이즈 SUV로 돌아온다
최근 지프가 왜고니어와 그랜드 왜고니어의 데뷔 소식을 알렸다. 티저 영상과 함께 미국 기준으로 3월 11일 정오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랜드 체로키보다 한 체급 큰 풀 사이즈로 출시되며, 왜고니어는 타호, 그랜드 왜고니어는 서버번과 비슷한 크기로 나온다.

티저 영상에는 어둠 속에서 전면 그릴과 헤드램프 부분만 등장하기 때문에 양산형 모델의 디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 티저 이미지에서 보이는 부분과 콘셉트카 디자인과 대조해보면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고 세부 디테일이 다르다.

그릴은 지프의 상징인 7분할 형태를 사용하고 위쪽에 왜고니어 레터링을 새긴 것까지는 동일하나 그릴 패턴이 달라졌다. 그리고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와 그릴 위를 가로지르는 형태에서 헤드램프 위에만 적용한 것으로 변경되었다.

헤드램프는 2구 LED로 동일하고, 아래쪽에 있는 안개등은 작은 LED가 많이 부착된 형태에서 크기가 커진 3구 LED로 변경되었다. 사이드미러는 폭이 작아지고 높이가 높아진 것을 실루엣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자세한 디자인은 11일 공개 행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진은 3.6리터 V6 팬타스타 가솔린 엔진과 5.7리터 V8 엔진이 탑재된다. 두 엔진 모두 e-토크라고 불리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그 외에 지프만의 4륜 구동 기술,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체 플랫폼은 미국산 풀사이즈 SUV가 다 그렇듯 같은 계열사에 속한 램의 픽업트럭 1500의 플랫폼을 공유한다.

옵션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셉트카의 실내를 통해 약간 추측이 가능하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되어 있어 직관적으로 정보를 표현한다. 센터패시아에는 듀얼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다. 터치 기반의 UI를 적용해 물리 버튼을 대폭 줄였다. 센터 콘솔에는 다이얼식 전자 변속기가 존재한다.

조수석에는 10.3인치 디스플레이가 존재한다. 즉 타이칸처럼 4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이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었다. 스피커는 매킨토시 사의 제품이 적용되었다.

2열 사양도 화려하다. 멀티미디어용 대형 디스플레이가 1열 시트 뒤에 양쪽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2열 에어벤트에는 공조 기능과 더불어 USB 충전 기능을 제공한다. 2열 공조는 센터 콘솔에 장착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 가능하다. 풀사이즈 SUV답게 넓은 3열 공간도 제공한다.

북미 출시 이후
국내에도 출시 가능성 있어
국내에는 오래전부터 풀사이즈 SUV를 직수입 형태로 들여와 운행하는 소비자들이 꽤 있었다. 수입 브랜드들도 이러한 점에 주목해 풀사이즈 SUV를 정식으로 출시하거나 출시 예정에 있다. 캐딜락은 꽤 오래전부터 에스컬레이드를 정식으로 들여와 판매했으며, 올해 5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포드가 익스페디션을 국내에 정식 출시해 시장에 합류했고, 링컨 내비게이터도 올해 한국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쉐보레는 타호를 내년에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프 역시 경쟁을 위해 왜고니어를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도 이제
풀사이즈 SUV를 고민해야 할 때
현대차는 다양한 SUV를 선보여 소형에서부터 대형까지 라인업이 존재하나 아직 풀사이즈 SUV는 존재하지 않는다. 외신들도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통해 합리적인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타호나 에스컬레이드 등과 같은 모델과 경쟁이 불가능한 점을 주목했다.

기아 호주판매법인에서는 더 큰 풀사이즈 SUV를 원한다고 본사에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도 풀사이즈 SUV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봐야 되지 않나 싶다. 작년에 SUV 점유율 확대를 위해 풀사이즈 SUV와 경쟁할 신차를 검토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하긴 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태다.

국내는 아직 풀사이즈 SUV를 운행하긴 어려운 조건이다. 연비가 안 좋은 것은 둘째치고 주차장의 구획이 좁은 편이기 때문이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도 좁다는 말이 나오는데 풀사이즈 SUV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미국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풀사이즈 SUV를 국내에 출시하는 모습을 보면 현대차가 잠재수요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국내에 출시하기 힘들다면 해외 전략 모델으로라도 출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아가 텔루라이드를 북미 전략 모델로 시판 중이며, 현대차의 싼타크루즈 역시 북미 전략 모델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나 중대형급 SUV보다 판매량은 낮은 편이긴 하지만 풀사이즈 SUV의 수요가 꽤 있는 만큼 현대차도 훌륭한 가성비로 출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