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JD 파워에서 발표한 ‘신차품질조사 (Initial Quality Study)’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3개 브랜드 (현대, 기아, 제네시스)가 1~3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4위의 포르쉐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이며 우수한 품질로 잘 알려진 렉서스 (7위)보다 무려 6위나 높은 것이다.

현대차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디자인과 성능, 좋은 품질과 뛰어난 사후 관리를 미국 소비자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차량에 10년, 10만 마일의 워런티를 제공하고, 차량의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발 빠른 대응을 하기로 유명하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발생한 결함이나 품질 문제에 대해서는 ‘리콜’ 보다 ‘무상수리’로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 대응 방식이 미국과는 많이 달라서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의 혹평이 커졌다.

내수 판매용 차량은 미국과는 다른 리콜 방식과 품질 문제로 인해 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불만을 표시한 모델들이 있었는데 국내 차량 중 ‘구매자가 혹평하는 자동차 5대’에는 어떤 모델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1. 기아 카니발
실내 공명음 발생 현상
기아 카니발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국산 미니밴이다.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를 제외하면 사실상 경쟁 상대도 없다. 성능이 비슷한 일본 수입 미니밴보다 가격이 최대 2천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가성비’가 좋은 미니밴이기도 하다.

카니발은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때 차량의 실내에서 발생하는 공명음으로 인해 구매자들의 혹평을 듣기도 했다. 카니발의 공명음 문제는 겨울철 공회전 상태에서 정상 차량보다 심한 진동과 소음이 차량의 실내로 전달되며 발생해 탑승객의 어지러움과 구토를 발생시키는 현상이었다. 공명음은 특히 2열 좌석에서 심하게 발생되어 피해를 주었다.

기아차는 공명음이 발생하는 차량의 ‘어퍼 롤로드 브래킷’, ‘라디에이터 로어 부쉬’, ‘2열 3열 시트백 다이나믹 댐퍼’, ‘ECU 업그레이드’ 항목을 무상수리해주었다. 현재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아직도 몇몇 차량에서는 공명음 현상이 거론되고 있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위키피디아
2. 현대 그랜저
세타 2 GDi 엔진 결함
그랜저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세단이다. 국민차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쏘나타의 자리를 그랜저가 넘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는 아슬란의 빈자리를 대신해 현대차의 플래그쉽 세단으로 활약하고 있고, 2.4L, 3.0L, 3.3L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IG 그랜저’로 팔리는 6세대 그랜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판매되던 5세대 ‘HG 그랜저’는 2.4L GDi 엔진이 결함을 가지고 있어 차량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결함의 원인은 엔진 내부의 크랭크샤프트에 오일 공급 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공정에서 발생한 불량으로 인해 금속 물질이 크랭크샤프트와 엔진 내부의 부품에 영향을 미치며 시동 꺼짐과 부품 파손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 문제에 대해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했고, 국내에서는 국토부의 조사 이후에 결함 사실을 인정했다. 현대차는 ‘미국에 판매된 GDi 엔진의 경우 생산환경 및 부품 수급 등이 전혀 다르다’라며 다른 리콜 시기에 대해 해명했다. 현재 판매 중인 ‘IG 그랜저’에 탑재되는 엔진은 해당 문제를 개선한 ‘세타 2 개선형 엔진’을 탑재했다.


3. 기아 쏘렌토
‘에바 가루’ 날림 현상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 중인 기아 쏘렌토는 스포티지, 모하비와 같은 SUV 라인업에 위치하는 중형 SUV다. 싼타페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2.0L, 2.2L 디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북미형 쏘렌토는 SX ‘Limited’ 트림이라 부르는 북미 전용 모델도 판매 중이다.

사진: Gom’s Sorento
쏘렌토는 카니발과 그랜저에 이어 국내에서의 인기가 가장 높은 차량 중 하나인데, 쏘렌토가 얻은 혹평의 원인은 실내에 날리는 하얀 ‘에바 가루’에 있었다. 이 가루는 차량 실내의 공조 장치에 장착된 증발기인 ‘에바포레이터 (Evaporator)’에서 발생된 가루로 그 이름을 줄여 ‘에바 가루’라 불렀다.

이 가루가 발생된 원인은 에바포레이터에 있는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어 가루 형태로 퍼지는 것이었다. 이 가루는 호흡기와 우리 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산화알루미늄’으로 밝혀졌는데 이에 대해 기아차는 늦은 대응을 해 많은 논란을 겪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탑승객의 호흡기에 들어가면 호흡기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쏘렌토 구매자들은 이 가루에 대해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현재 쏘렌토의 에바 가루는 완벽히 해결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없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하나의 불안감으로 남아있다.


4. 현대 아반떼
브레이크 진공 호스 결함, 1.6L GDi 엔진 결함
아반떼는 두 차례의 공식적인 결함을 겪었다. 가장 먼저 겪은 결함은 차량의 브레이크 진공 호스 결함이다. 총 3만 7,101대의 차량에서 발생한 브레이크 진공 호스의 결함은 브레이크 부스터를 이어주는 진공 호스의 결합 부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제동 시 제동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발견되어 국토부에 의한 리콜이 권고 되었다.

당시 현대차는 국토부가 권고한 리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청문회에서 해당 문제를 반박했지만 결국 강제로 리콜 조치가 내려졌다. 리콜을 통해 현대차는 차량의 브레이크 진공 호스와 진공 파이프를 점검하고 필요시 교환하는 대응을 했다.

아반떼는 1.6L GDi 엔진의 결함도 가지고 있었다. 기아차의 K3와 공유하는 이 엔진은 엔진오일을 과다 소모한다는 문제로 인해 해당 엔진의 블록을 교체하거나 엔진을 통째로 교환하는 조치를 내렸다. 1.6 GDi 엔진은 현재 1.6 멀티포트 엔진으로 변경되어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스포츠 모델에 적용된 GDi 터보 엔진을 장착한 ‘아반떼 스포츠’ 모델은 간혹 엔진 오일 과다 소모에 대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 현대 투싼
초기 품질 문제, ECU 배출가스 제어 프로그램 리콜
SUV 열풍으로 인해 현재 북유럽과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투싼은 출시 초기에 조립 품질에 대한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유명했던 ‘방향이 다른 트렁크 쇼바’ 문제가 있었고, 악셀을 밟아도 엔진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무반응 악셀’과 같은 품질 문제가 여러 건 제기되었었다.

또한 ECU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인해 매연 포집 필터의 온도가 최대 1,200도까지 올라가는 현상으로 인해 필터 내부가 손상되기도 했다. 손상된 필터는 배출허용기준 이상의 오염 물질을 배출해 필터의 교환과 함께 ECU 배출가스 제어 프로그램의 리콜을 실시했다.

우리나라에서 리콜을 자주 하는 제조사는 ‘품질이 좋지 않은 회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리콜을 자주 하는 제조사가 ‘차량의 품질에 신경을 쓰는 회사’로 인식되어 소비자의 만족 지수가 더 높다. 차량은 대량 생산 제품인 만큼 완벽할 수 없기에, 결함이 생긴다면 제조사는 이를 회피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리콜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비자는 리콜이 진행되는 제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신의 차량이 리콜 대상 차량일 경우 빠른 시간 안에 해당 제조사의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리콜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