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폭탄선언을 하였다. 기존 V8 라인업과는 별도로 분리되는 신형 하이브리드 슈퍼카가 등장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자연흡기 엔진을 고수해오던 페라리는 캘리포니아 T를 시작으로 488에 F154 엔진을 적용하며 터보 시대를 알렸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하는 SF90 스트라달레는 내연기관 엔진에 무러 3개의 전기모터를 달아 10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슈퍼카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최근 공개된 488의 후속 모델 F8 트리뷰토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SF90이 공개되면서 페라리 팬들은 열광하였다. 라페라리 이후로 등장하는 페라리의 첫 V8 하이브리드 슈퍼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차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차가 ‘페라리’라는 그 자체만으로 모든 설명이 끝난다. 그만큼 페라리가 가진 네임밸류는 엄청난 것이다.


스트라달레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이다
페라리 팬이라면 스트라달레라는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페라리 360 모데나의 스페셜 버전이었던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가 있었다. 거의 15년 만에 등장한 스트라달레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 매우 반갑다.

SF90은 488의 후속 모델도 아니며 그렇다고 V12 모델도 아닌 새로운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등장한 하이퍼카다. 스트라달레 라는 이름을 계승하면서 일반 라인업에서 분리되는 특별한 모델임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360, 430, 458, 488
꾸준히 등장했던 스페셜 모델들
페라리 V8 라인업은 360부터 살펴보면 항상 스페셜 모델이 존재했었다.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와 F430 스쿠데리아, 458 스페치알레, 488 피스타 이렇게 명맥이 이어져 온 것이다.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가 앞으로 출시할 새로운 라인업이 될 수도, 스페셜 모델이 될 수도 있다.


SF90 스트라달레의 파워트레인을 살펴보자. 먼저 페라리 488과 F8 트리뷰토에도 쓰인 V8 3.9리터 트윈터보 차져 F154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총 3개의 전기모터를 더하였다. 놀라운 점은 일반 하이브리드가 아닌 플러그인을 지원하는 PHEV 하이브리드 슈퍼카라는 점이다.

SF90은 0-100km/h까지 2,5초, 0-200km/h까지는 6.7초 만에 마무리 짓는다. 실로 어마어마한 기록인 것이다.

SF90은 순수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를 제공하며 완충 상태에서 약 25km 정도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25km가 긴 거리는 아니지만 슈퍼카를 타면서 연료 소모 없이 전기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겠다.


F8 트리뷰토와 닮은 듯
닮지 않은 디자인
SF90과 최근 공개된 488의 후속 모델 F8 트리뷰토를 비교해 보면 서로 닮은 듯 닮지 않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F8 트리뷰토는 사이드라인과 전체적인 실루엣이 488을 계승하여 조금 더 과격해진 느낌이라면 SF90은 라페라리와 488을 교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쿠페 모델임에도 페라리 V8 모델의 상징인 뒷 글라스로 보이는 엔진룸 면적이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3개의 전기모터 + V8 트윈터보 엔진
SF90은 앞서 언급했듯이 V8 트윈터보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가 들어간다. 전기모터 하나는 엔진과 기어 박스 사이에 들어가며 나머지 2개는 프런트 액슬에 들어가 있는 구조라 페라리 V8 모델 최초로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그간 후륜 모델만 고집하던 V8 페라리가 4륜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SF90은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기에 더 의미가 크다.

1000마력의 파워를
후륜구동으로 감당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5~600마력이 고성능 슈퍼카들의 출력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1000마력을 넘는 차량들이 등장하고 있다. 순수한 후륜구동 슈퍼카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인 팬들도 있지만 10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온전히 후륜에 몰아붙여 성능을 끌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4륜으로 변화하였다고 해서 걱정할 것이 본인의 통장 잔고 말고는 전혀 없다. SF90은 라페라리를 뛰어넘는 페라리 사상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슈퍼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페라리가 458에서 488로 풀체인지 되었을 때 거의 변화하지 않은 실내 인테리어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다. 그래도 신차인데 거의 바뀐 모습이 없는 인테리어에 불만을 가지는 고객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번 SF90은 스티어링 휠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센터패시아와 기어 박스까지 모든 곳이 다 바뀌었다.


먼저 눈여겨볼 점은 스티어링 휠이다. F430부터 등장한 마네티노 스위치 모습이 살짝 변하였으며 크루즈 컨트롤과 차량 주행과 관련된 모든 버튼들이 다 바뀌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페라리답게 스티어링 휠에 주행과 관련된 거의 모든 컨트롤 버튼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계기판 역시 풀 디지털 계기판으로 바뀌었다. 중앙에 위치한 타코미터는 페라리의 전통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뛰어난 그래픽과 시인성, 응답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어링휠 옆과 센터페시아에 존재하는 버튼들은 모두 물리적인 버튼이 아닌 터치식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어떻게 평가가 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직관적인 조작감은 확실히 물리적인 버튼이 우세하지만 페라리도 대세를 따라 터치로 변화한 모습이다.


페라리 575 마라넬로의 기어박스
과거 H 게이트 기어박스를
재현한 신형 기어
SF90은 그동안 페라리에 적용되던 기어박스가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였다. 458 이후로 사라진 페라리의 수동 기어박스인 H 게이트 타입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제작이 된 모습이다. 좌측엔 후진기어가, 중앙엔 오토와 메뉴얼모드, 오른쪽은 런치컨트롤 버튼이 자리 잡은 모습이다.


1,570kg의 중량
페라리 SF90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서 488보다는 다소 무거워진 1,570kg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다. 페라리 488은 1,435kg이었으니 약 150kg 정도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그만큼 더 강력해지고 영민해진 SF90이기 때문에 살짝 늘어난 몸무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슈퍼카에 왠 하이브리드냐 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이미 자동차 시장은 환경규제 때문에 고성능을 위해선 타협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슈퍼카에 적용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연료 효율성 보단 더 고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는 조금 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실 페라리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SF90이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고 서킷 랩타임이 몇 분 몇 초가 나오는지는 실 오너들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차는 ‘페라리’라는 그 한마디로 모든 걸 끝낼 수 있다. 다른 더 빠르고 영민하게 움직이는 슈퍼카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페라리가 아니지 않은가. 그 정도로 페라리라는 이름이 가지는 네임밸류는 어마어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