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2019년 단일 모델 기준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를 살펴보면 5위는 더 뉴 아반떼, 4위는 그랜저 IG 가솔린, 3위는 카니발, 2위는 싼타페가 차지했다. 1위는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인 포터 2가 차지했다. 포터 2는 지난해 98,525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 중 6.6%를 차지했다.

포터 2는 최근 몇 년 동안 국산차 판매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쟁쟁한 승용 모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점은 축하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어딘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포터 2 1위 뒤에 숨겨진 씁쓸한 이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사진 : 연합뉴스

점점 늘어나는
소형 트럭의 수요

요즘 몇 년간 국내 경제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실업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고 그중에서도 푸드트럭이나 길거리 판매 등 생계형 창업이 많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해 줄 소형 트럭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오히려 포터 2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근 몇 년간 포터 2의 판매량은 상위 5위 안에 항상 들어있었다.

포터 2가 연간 10만 대 가까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 상황을 보고 싶다면 포터 2의 판매량을 보면 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포터 2 판매량이 경제 지표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사진 : 머니투데이

또한 국내는 택배 시장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평일 기준으로 대략 3시 이전에 주문하면 거의 다음날 배송이 오며, 어느 업체는 당일 배송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택배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배달 물량이 많이 늘었고 이에 덩달아 포터 2의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외에도 저렴한 가격 덕분에 자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며 탑차, 냉동차, 윙바디, 파워게이트, 활어차, 유조차, 덤프 등 다양한 형태로 개조가 가능해 활용도가 매우 높은 점도 포터 수요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모델이 없어
포터 2만을 사게 되는 현실

대형 트럭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일찌감치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 이베코, 스카니아 등 다양한 수입 트럭이 들어와 국산 트럭인 현대자동차의 파비스와 엑시언트 타타대우 노부스와 프리마와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반면 소형 트럭 시장은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포터 2와 봉고 3 단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주 수요층인 자영업자들은 둘 중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포터 2와 봉고 3는 공식적으로는 다른 차로 분류하고 있지만 같은 파워트레인, 비슷한 옵션 구성으로 인해 사실상 거의 동일 모델로 취급받고 있다.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둘 중에서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입지 때문에 소비자들은 둘 중 포터 2를 더 많이 선택하게 된다. 물론 봉고 3도 한 해 6만여 대가 팔려 결코 적지 않은 판매량을 가지고 있다.

경쟁이 심한 대형 트럭 라인업은 꾸준히 변화가 이루어졌다

경쟁 모델이 없다 보니
15년 넘게 큰 변화가 없다

사실상 동일 모델인 봉고 3를 제외 하면 경쟁 모델이 없다 보니 포터 2가 시장 독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는 것이 문제점이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트럭인 포터 2와 대형 트럭인 뉴 파워트럭은 둘 다 2004년에 출시가 되었다. 이후 뉴 파워트럭은 2006년, 후속 모델이자 고급형 모델인 트라고가 출시되었고 2013년에 엑시언트로 풀체인지 되었다. 뉴 파워트럭은 염가형으로 계속 병행 생산하다가 2019년 파비스로 풀체인지 되었다. 이렇게 대형 트럭은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진 반면 포터 2는 자잘한 부분변경 이외에는 15년 넘게 큰 변화가 없다.

포터 초기형과 최신형, 큰 변화가 없다

대형 트럭은 경쟁 모델이 많다 보니 경쟁력에서 앞서기 위해서 고급 모델 출시, 풀체인지 모델 출시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거치는 반면 소형 트럭 시장은 경쟁 모델이 없다 보니 제조사에서도 돈을 들여 신모델을 개발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포터 2의 외관 디자인은 거의 그대로다. 2004년 초기 포터 2 모습과 현재 모습은 전면의 디테일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하다.

물론 경쟁 모델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예전에 삼성 자동차에서 1톤 트럭 야무진을 투입해 현대자동차그룹의 1톤 트럭의 독점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등 시도는 좋았으나 품질 문제, 조금만 과적이 심해도 프레임이 휘는 문제, 삼성 자동차의 파산으로 인해 일찍 단종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포터의 독주는 계속되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큰 변화는 없으면서 가격만 60% 이상 증가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7년식 포터 2의 신차 가격은 984만 원~1,574만 원인데 10년이 지난 2017년식 포터 2의 신차 가격은 1,520~2,061만 원이다. 독과점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왜 안 좋은지 제대로 보여주는 예다.

안전 문제까지
나온 포터 2

포터 2는 캡 오버 타입 트럭이다. 탑승자 공간인 캡이 맨 앞까지 위치한 형식이다. 캡이 맨 앞에 위치한 만큼 운전자의 시야가 넓다는 특징이 있어 운전 편의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크럼블 존이 부족해 안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더군다나 안전장치가 승용차에 비해 부족해 충돌 사고 시 매우 위험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2015년 기준 안전 법규가 대폭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안전사양인 에어백이 옵션 사양이었고 4WD 모델은 에어백을 아예 선택할 수 없었다고 한다.

2000년대에 포터보다 안전성이 개선된 세미보닛형 1톤 트럭인 리베로가 출시되었다. 하지만 포터보다 비싼 가격, 낮은 연비, 보닛 길이만큼 줄어든 적재함 길이로 인해 짐을 많이 실을 수 없어 판매량이 많지 않아 2007년 단종되었다.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인데 실용성과 수익성 등 현실 논리에 밀려 등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 해외에서 포터 2를 이용해 충돌 테스트를 해봤는데 사망 위험이 매우 높게 나왔다고 한다.

그나마 요즘에는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2019년 중순을 기점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강화된 유로 6에 대비해 SCR 방식을 적용한 연식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안전 및 편의 사양 개선이 대폭 이루어졌다.

연식변경된 포터 2를 살펴보면 전면 헤드램프와 범퍼 부분이 약간이나마 변경되었으며 계기판 디자인 변경, 스티어링 휠 디자인 변경, 승용차와 동일한 오디오 플레이어, 기어 레버 변경 등 승용차와 비슷한 구성을 갖췄다.

운전석 시트에는 통풍 시트가 적용되어 좀 더 쾌적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며, 풀 오토 에어컨이 추가되어 설정한 실내 온도에 맞춰 바람의 온도와 세기를 자동으로 제어해준다. 대시보드 위에 있는 내비게이션은 7인치에서 8인치로 넓어졌다.

오랫동안 지적되왔던 안전 사양도 대폭 개선되었는데 전방 추돌 방지, 차로 이탈 경고, 경사로 밀림 방지, 후방 감지 센서, 전구 타입 DRL이 적용되어 안전성이 향상되었다.

최근에는 포터 2 일렉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순수 전기차를 출시했다. 1회 완충 시 최대 211km를 갈 수 있다. 프로젝션 안개등, R-MDPS, 스마트키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오토홀드가 포함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되었다.

가격은 스마트 스페셜 기준으로 4,06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국고 보조금 1,800만 원,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서울 기준 900만 원을 지원받게 되면 1,360만 원으로 경유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가 2019년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해 뒤늦게나마 상품성을 크게 높였고 일렉트릭 모델도 출시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전 사양이 승용차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데다가 캡 오버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사고 발생 시에는 여전히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 포터도 자잘한 변화가 아닌 풀체인지로 큰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포터가 구축해온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해야 할 때다. 2020년이 되었지만 아직 포터는 2000년대에 멈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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