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은 다 갔다. 휘발유와 경유 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현재 기름값은 6주 연속 고공행진 중이다. 작년 말 정부의 일시적인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기름값이 내려가서 좋았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스멀스멀 올라가는 기름값에 이제는 휘발유 기준으로 1300원 후반대 주유소가 대부분이며 1400원대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기름값이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레 연비가 좋은 차량과 유류비가 적게 드는 차량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최근 35년 동안 묶어 놓았던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법안을 바꾸어 놓았다.

지난번 오토모빌 코리아에선 ‘슬금슬금 다시 오르기 시작한 기름값이 LPG 차를 위한 큰 그림이 아닐까’라는 칼럼을 통해 LPG 차량 보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정부가 LPG 차량 규제를 풀고 난 뒤 일반인 구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들리지만 LPG 차량 구매에 대해선 다시 한번 제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종 매체에선 너무 좋은 말만 많길래 오늘은 LPG 차량이 어떤 단점이 있는지, 그리고 실 구매자의 입장에서 과연 LPG 차량을 살만한 메리트가 있는지 정확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번 기사를 읽어보고 오면 더 좋다.

제대로 알자
LPG는 친환경 차량이 아니다
앞서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중 하나로 친환경 차량인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표하였다. LPG 차량이 가솔린, 경유 차량보다 미세먼지를 덜 발생시키는 친환경 차량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 환경부는 지속적으로 LPG 차량이 CO2와 공해 가스의 배출이 적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활용 가능한 친환경 차라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노후 경유차와 비교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가솔린 차량은 물론 요즘 출시된 신형 경유차량들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CO2와 미세먼지 PM은 LPG 차량에서 더 많이 배출되고 있다. LPG 차량이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스모그 발생의 원인인 질소산화물(NOx)만이 적게 발생하는 장점 하나가 있을 뿐이다.

질소산화물(NOx)만이 적게 발생하고 오히려 CO2와 가장 중요한 미세먼지 PM 발생 수치는 LPG 차량이 더 높은 것이다. 이를 두고 LPG 차량을 친환경차라고 홍보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차량 배출가스 규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연비가 나쁜 자동차는 퇴출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중 대표적인 퇴출 자동차가 바로 LPG 차량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LPG 차량의 보급을 늘리려는 것이다. 심지어 LPG 차량이 친환경 차라는 잘못된 인식에 힘 업어 일부 몰지각한 국회의원들은 LPG를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에까지 적용하는 법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LPG 차는 일반 디젤 차량 대비 토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화물차에 사용하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연료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지원금까지 주면서 입법을 진행하려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나라는 LPG 차가 대기 질 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약 35년 이상 검증을 통해 충분히 입증하고도 그 결과와 관계없이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급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1. 안전하지 않다
본격적으로 LPG 차량들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LPG는 안전하지 않다. LPG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가스 누출 시 바닥에 깔리게 된다. 따라서 폭발, 화재와 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물질이다.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안전성의 문제로 사고 대처가 어려운 긴 터널 같은 곳에 LPG 차량의 진입 자체를 금지하는 법이 존재하는 곳도 있다. 심하게는 지하주차장의 사용까지 규제하는 곳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LPG 차량들의 통행이 불가능한 구간이나 관련된 안전 규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2. 가솔린, 디젤 대비
저렴한 연료비? 글쎄…
LPG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저렴한 유류비를 꼽는데 요즘은 LPG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마저도 거의 사라지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1359원, lpg의 평균 가격은 797원으로 단순히 단가로 비교하자면 상당히 메리트가 있어 보이지만 LPG 차량의 평균 연비는 가솔린 차량의 7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솔린 대비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과 비교하면 환산연비로 따졌을 시 디젤보다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LPG 차량을 선택할 때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연비인데 이마저 별로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을 사자
연비와 친환경성을 생각하는 오너라면 차라리 하이브리드 가솔린차를 타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LPG 차량 구매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LPG 차량들은 대부분 일반 차량보다 옵션이 많이 빠진 채로 출고가 되기 때문에 저렴했던 것이다. 최근 공개된 현대 신형 쏘나타 LPG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보면 가격적인 부분에서의 메리트 역시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 LPG 봄베사용으로
좁아지는 트렁크 공간
택시와 렌터카를 포함한 일반적인 LPG 차량들은 트렁크에 가스 봄베가 들어가므로 트렁크 공간에서 희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르노삼성에서 처음 시도한 도넛형 봄베를 적용한 차량들은 트렁크 공간에 문제가 없지만 아직 대부분의 LPG 차량들은 트렁크 공간이 절반 수준으로 좁아진다. 자동차의 트렁크 공간을 희생하면서까지 굳이 LPG 차량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4. 찾아다니기 번거로운
LPG 충전소
당장 내 주변의 LPG 충전소를 찾아보자. LPG 충전소는 일반 주유소 대비 많지 않아 충전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이렇게 LPG 차량을 선택하였을 때 누리게 될만한 뚜렷한 장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에 장점으로 제시되던 유류비마저도 사실 그렇게 장점이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탓인지 일반인들이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아쉽게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운 상태다.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실제로 LPG 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솔린과 디젤 차량 대비 확실한 LPG 차량만의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연료비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뿐더러 굳이 가솔린과 디젤 대비 힘이 약하고 연비가 안 나오는 LPG 차량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LPG를 핑계로
휘발유와 경유 값을
올리지는 않았으면
그리고 변화의 바람이 불어 LPG 차량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면 분명 휘발유나 경유 값이 지금보다 더 오르게 될 것이다. 현재 LPG에 붙는 세금은 휘발유와 경유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LPG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면 세금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정부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휘발유나 경유 값은 더 오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LPG 차량 규제를 푸는 것을 이유로 기름값이 더 오르는 게 아닌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LPG의 세금을 올려 기름값 면에서 메리트가 일반 연료와 차이가 더 적어진다면 더더욱 LPG 차량을 살 일은 없어질 것이다.

국내에서 현재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LPG 차량들은 경차인 모닝부터 시작해서 준대형 세단 그랜저까지 여러 차량이 존재한다. 하지만 굳이 여러 단점들을 감수하고 LPG 차량을 선택할만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LPG 차량을 일반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애초에 LPG 차량은 친환경 차량이 아닌 것도 문제다.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 가능 법안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예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조금 더 현실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과 함께 제대로 된 유류세 정비부터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서민들에게서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