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작년 쉐보레는 국산차 판매량 지표에서 만년 꼴찌를 기록할 만큼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그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 성향에 맞는 차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쉐보레의 차량들은 다른 국산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반면 옵션 장비가 빈약하여 소비자와 언론 매체들 사이에서 꾸준히 질타를 받아왔다.

이에 쉐보레는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한국 GM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소형 SUV 로써 지금까지의 쉐보레 차종들과는 다르게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연 트레일 블레이저는 위기에 처한 한국 GM을 구할 수 있을까? 오토모빌 코리아와 함께 살펴보자.

강렬한 디자인
다양화된 모델
우선 트레일 블레이저는 정통 SUV스러운 차체 디자인을 바탕으로 날카롭고 대담한 스타일링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적 표현들이 직선적이면서도 큼지막한 편이며 전후면 범퍼 하단에 크롬 스키트 플레이트가 장착되면서 정석적인 SUV 디자인이 추구된 모습이다. 이어서 전면부의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와 쉐보레 특유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이 어우러지며 트레일 블레이저만의 개성 있는 디자인이 완성됐다.

실내 디자인에서도 트레일 블레이저만의 디자인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직선적인 표현이 많이 들어갔으며 공조기 부분의 일부 버튼들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큼지막하게 만들어졌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SUV 특유의 남성적이면서도 투박한 이미지가 실내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한편 트레일 블레이저의 디자인은 위에서 살펴본 기본 모델 및 ACTIV, RS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ACTIV 모델은 정통 오프로더 테마를 가진 모델로서 전면부에 X자 형상의 프로텍터(PROTECTOR)가 추가되고 하단에는 다크 티타늄 크롬 소재의 전용 스키드 플레이트가 장착된다. 이어서 스퀘어 타입 듀얼 머플러, 17인치 ACTIV 전용 알로이 휠,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 등으로 기본 모델 및 RS 모델과 차별화를 두었으며 아몬드 버터 실내 색상도 ACTIV 모델만의 특징 중 하나다.

RS 모델은 스포츠 모델로서 레이싱카와 같은 역동적 디자인을 추구했다. 다크 크롬 그릴, RS 전용 포인트 레터링, 블랙 보타이 엠블럼, 보디 사이드 몰딩, 카본 패턴이 적용된 스키드 플레이트, RS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 후면 버티컬 리플렉터, 원형 듀얼 머플러 팁 등이 RS 모델 전용으로 장착된다. 실내 또한 D 컷 스티어링 휠, RS 전용 계기판, 레드 스티치 장식 등으로 다른 모델들과 차별을 두었다. 한때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
트레일 블레이저는 한때 국산 소형 SUV 중 차체 크기가 가장 큰 모델이었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크기 제원은 전장 4,410mm, 전폭 1,810mm, 전고 1,635~1,660mm, 휠베이스 2,640mm이다. 이어서 트렁크 용량은 460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70L까지 확장된다.

경쟁 모델로 평가받는 ‘셀토스’의 경우, 차체 사이즈가 전장 4,375mm, 전폭 1,800mm, 전고 1,600~1,620mm, 휠베이스 2,630mm로 트레일 블레이저에게 다소 밀린다. 다만 트렁크 용량이 498L로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소폭 앞선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XM3’가 출시되면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동급 최대 사이즈 자리에서 물러났다. XM3의 크기 제원은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휠베이스 2,720mm로 전고를 제외하면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크게 앞선다. 트렁크 용량도 513L로 트레일 블레이저 대비 좀 더 유리하다.

다만 XM3는 쿠페형 SUV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쿠페형 SUV는 일반적인 SUV에 비해 낮은 전고를 가지고 있어 이에 따른 불편함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트레일 블레이저가 동급 최대 사이즈란 타이틀은 뺏겼을지언정 실질적인 공간 만족도는 XM3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개의 파워 트레인과
4륜 구동, 그리고 Z-링크
쉐보레 다운 뛰어난 기본기
트레일 블레이저의 엔진 라인업은 두 개로 구성된다. 1.2리터 급 가솔린 터보 엔진인 ‘E-Turbo Prime 엔진’과 1.35리터 급 가솔린 터보 엔진인 ‘E-turbo 엔진’으로 나뉜다. E-Turbo Prime 엔진은 최고 139마력, 22.4kg.m 토크를, 1.35L E-Turbo 엔진은 최고 156마력, 24.1kg.m 토크를 발휘한다.

두 엔진 모두 알루미늄 소재로 중량을 낮췄으며 초 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CVVT)로 연비 절감 효과를 얻어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무게가 실리는 부분은 보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덜어내는 등 지능적인 차체 세팅으로 경량화도 이루어졌다. 또한 경량화로 인한 차체 강성 상실을 대비하기 위해 기가 스틸 22%를 포함한 78%의 고장력,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트레일 블레이저의 공인 복합연비는 E-Turbo Prime 엔진이 13km/L, E-Turbo 엔진은 13.2km/L를 기록한다. 그리고 두 엔진 모두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냄으로써 낮은 배기량에 따른 세제 효과는 물론 공영 주차장 할인 등 저공해 자동차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어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옵션으로 ‘스위처블 AWD 시스템'(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도로주행), 스노우 모드(눈길 주행), AWD 모드(험로 주행) 등 총 세 가지 주행 모드가 지원되며, 간단한 온 오프 조작만으로 사륜구동과 전륜 구동을 상시 전환할 수 있다. 전륜 구동 주행 시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차단하여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는다.

여기에 4륜 구동 모델 전용으로 9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와 Z-링크 리어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Z-링크 서스펜션은 토션빔 서스펜션을 개량한 형태로, 토션빔 서스펜션이 가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GM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서스펜션이다. 전륜 구동 모델에는 VT40 무단변속기와 일반적인 토션빔 리어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편의, 안전사양 대거 적용
옵션 사양에 있어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기존 쉐보레 차량들과 다르게 타 브랜드 모델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전부터 쉐보레의 장점으로 평가받던 긴급 제동 시스템, 360도 경보 시스템 등 기본적인 안전 사양은 트레일 블레이저에도 적용된다. 여기에 반 자율 주행 시스템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추가되어 주행 편의성이 강화됐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 및 앞차와의 간격에 따라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제어하는 기능을 갖췄다. 다만 트레일 블레이저에는 차로 중앙 유지 보조가 아닌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이 적용되어 자동으로 차선 중앙을 맞춰 가는 능력까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이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이 최대한 부드럽게 작동하며 차로 중앙 유지 보조 기능과 흡사하게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편의 장비에 있어서도 트레일 블레이저는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중 경쟁 차종 대비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과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시스템’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은 차량 내부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입력된 엔진 소음을 정밀 분석한 다음 반대 위상을 지닌 소음을 오디오 스피커를 통해 내보냄으로써 엔진 소음을 실시간으로 상쇄시키는 기능으로 차음형 윈드 실드와 함께 실내공간의 정숙함을 유지시켜준다.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시스템은 발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전동식 트렁크 개폐 기능으로 중량물을 적재할 때 특히 용이하다. 그 밖에 사양을 나열해보면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 무선 애플 카플레이 & 안드로이드 오토(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정책에 따라 추후 적용),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파노라마 선루프, 공기 청정 시스템, 듀얼 존 에어컨,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이 있다. 이렇듯 뛰어난 기본기에 풍부한 옵션 사양들을 가진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는 생각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 포함 1,910만 원에서 2,509만 원이며, 취등록세 및 옵션가를 포함한 실구매가는 2,041만 원에서 3,405만 원이다.

그러나 2월 트레일 블레이저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608대에 그쳤다. 다만 판매량이 저조한 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급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금 트레일 블레이저를 계약하면 최소 2개월에서 최대 4개월이라는 출고 대기 기간이 잡힐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XM3가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큰 차체와 더불어 1,719만 원부터 시작되는 놀라운 가격대를 보이면서 트레일 블레이저의 가성비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3기통과 4기통… 엔진에서 차이가 너무 난다”, “비슷한 차량들끼리 가격차가 좀 심하네”, “XM3 나온 것 보면 트레일 블레이저 싼 거 아니다” 등 다소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트레일 블레이저의 미래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다만 XM3가 세단과 SUV 사이의 크로스오버 느낌이 강하다면 트레일 블레이저는 정통 SUV의 성격을 가지는 터라 둘의 상품성 차이가 명확한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즉 트레일 블레이저에 대한 고정 판매량이 어느 정도 있을 전망이며 네티즌들도 “이번 트레일 블레이저는 여러모로 괜찮은 것 같다”, “늘 가격이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대박 날 듯”, “원래 기본기 좋던 쉐보레에 옵션까지 붙으면 게임 끝이네” 등 상품성에 있어서만큼은 트레일 블레이저를 인정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 GM이 트레일 블레이저의 상품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준다면 트레일 블레이저는 당초 한국 GM이 원했던 대로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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