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작년 쉐보레는 국산차 판매량 지표에서 만년 꼴찌를 기록했다. 일각에서 쉐보레 국내 철수설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침체기였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쉐보레는 한국 GM이 주도로 하는 신차 개발을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신차가 바로 트레일 블레이저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하며 회사를 부흥시켜주리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오늘은 트레일 블레이저를 출시한 쉐보레가 다시금 위기에 빠진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트레일 블레이저에 대해 살펴보자. 정통 SUV스러운 듬직한 외모에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요소가 어우러져 2, 30대 젊은 소비자층이 중심을 이루는 소형 SUV 시장의 수요를 끌어모으기 충분해 보인다. 이어서 프리미어, 액티브, RS 등 세 가지로 나뉘는 모델 테마, 소형 SUV 1위인 기아 셀토스보다 큰 사이즈, 경쟁 모델 수준으로 끌어올린 옵션 사양, 쉐보레 특유의 기본기, 저 배기량 엔진의 효율적인 성능 및 이에 따른 저공해 차량 혜택 등을 확보하여 높은 상품성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된 건 합리적인 가격대라 할 수 있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기본가는 개별소비세 인하분 포함 1,910만 원에서 2,509만 원, 취등록세 및 옵션가를 포함한 실구매가는 2,041만 원에서 3,405만 원이다. 경쟁 모델인 셀토스보다 소폭 비싸지만 그보다 큰 차체 사이즈를 갖고 있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라 평가받는다.

이렇듯 매력적인 상품성을 가진 트레일 블레이저는 사전 계약 1주일 만에 6,000대를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이는 셀토스가 16일 만에 사전 계약대수 5,100대를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트레일 블레이저의 2월 판매량은 예상과는 다른 608대에 그쳤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판매량이 저조한 데에는 공급량 부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당초 트레일 블레이저의 공급은 2월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생산공장이 멈추는 등 차질이 발생하자 공급 시기가 점차 뒤로 밀려났다.

출처_ SBS 뉴스

생산량의 대부분이 수출 물량으로 빠지는 상황도 낮은 판매량에 한몫했다. 한국 지엠 부평 공장은 올해 생산 목표량 20만 대 중 80% 이상이 수출 물량으로 잡혀있을 만큼 수출 의존도가 큰 상태다. 트레일 블레이저 역시 해외 수요량이 많은 차종으로써 수출용 모델로의 비중이 쏠려있다.

이렇듯 내수 시장이 등한시되는 상황 속에서 국내 사전 계약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실구매자 및 영업사원의 말을 종합해본 결과 현재 트레일 블레이저의 출고 대기 기간은 대략 2개월에서 많게는 4개월까지 걸린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신차 검수 현장에서 도장 불량, 문짝 벌어짐, 기어노브 불량 등과 같은 결함 증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성비가 더욱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XM3가 등장하면서 트레일 블레이저의 상품성이 재평가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은근히 싼 듯하면서 비싸다”, “쉐보레 차량들은 인터넷에서만 최고라 하지”, “3기통 엔진 단 차, 안 산다” 등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렇듯 여러 악재가 닥치면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국내 수요를 대부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실 이번 트레일 블레이저와 같은 상황이 쉐보레에게 있어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작년 국내 시장에서 단종 수순을 밟은 임팔라가 대표적인 예다. 임팔라는 경쟁 차종 대비 큰 차체 사이즈, V6 고배기량 엔진의 여유로운 가속 성능,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대기 물량만 1만 대가 넘을 정도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임팔라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됐던 탓에 목표 판매량을 초과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그랜저와 K7의 풀체인지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대기수요 대부분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상품성 향상 없이 가격만 오르는 등 문제가 추가로 발생하며 결국 임팔라는 몰락하게 되었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상황도 위에서 본 임팔라와 다르지 않다.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위협적인 경쟁 모델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쟁 모델인 XM3, 셀토스와 비교했을 때 트레일 블레이저는 독자적인 상품성을 가진다고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쉐보레는 임팔라를 반면 교시 삼아 트레일 블레이저의 성공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우선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델인 만큼 내수시장으로의 공급량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다음 문제시되는 가격 정책을 좀 더 합리적으로 손보는 등 트레일 블레이저의 상품성을 개선하려는 쉐보레의 지속적인 노력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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