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라는 광고가 있었다. 지금은 한 달에 16,000대가 팔리고, 택시로 자주 볼 만큼 흔해졌지만, 저 광고 멘트가 나왔을 당시, 혹은 그 이전만 해도 그랜저는 흔히 말해 부자들이 타는 모델이었다.

개개인의 소득이 높아지고, 다양한 종류와 가격을 가진 차량들이 많이 나와서 현재는 자동차를 대하는 모습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하지만 예전엔 집과 맞먹을 만한 소유 재산의 상징이었다. 그렇다면 그 당시에 부의 상징이었던 국산차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한번 살펴봤다.

현대 그랜저 1세대
1986년 ~ 1992년

흔히 ‘각그랜저’라고 불리는 1세대 모델이다.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을 하였고, 전자식 연료 분사, 전자식 에어컨, 풀 플랫 시트, 크루즈 컨트롤, 2중 접합 유리 등 그 당시 최고의 기술을 도입했다. 또한 출시와 동시에 대우 로얄 살롱을 밀어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현재 그랜저는 제네시스가 있기 때문에 고급스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지고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업 임원, 정치인들이 상당히 많이 애용했다. 또한 완성도도 좋은 편이라 그랜저 1세대는 지금까지도 올드카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몇 안 되는 모델 중 하나다.

현대 다이너스티
1996년 ~ 2005년

2세대 그랜저의 실내 및 보닛, 라디에이터 그릴, 트렁크 모양 등을 바꾸고 등장한 고급화 모델이다. 원래는 미쓰비시의 데보네어 2 150을 그랜저 리무진으로 가져올 계획이었지만 독자적으로 페이스리프트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V6 2.5L, 3.0L, 3.5L로 출시되었고, 그 당시 정말 보기 드물었던 롱 휠베이스 모델인 리무진 모델도 추가되었다. 고배기량 엔진 라인업과 리무진은 이후 에쿠스가 출시하면서 단종되었고, 기본 세단 라인업들은 이후 4세대 그랜저 (TG)가 출시하면서 단종되었다.

기아 포텐샤
1992년 ~ 2002년

마쓰다의 루체 5세대를 기반으로 만든 후륜구동 모델이다. 전륜구동 기반의 승차감을 중요시한 그랜저와 달리, 후륜구동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주행 성능을 보여줘서 마니아층이 많았던 모델이기도 하다.

준수한 외모와 실내에 배치된 가로로 길게 뻗어있는 모양의 계기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계기판엔 전압계도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그랜저에 판매량은 계속 밀렸고, 이후 엔터프라이즈가 출시되면서 플래그십 세단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단종에 이르렀다.

기아 엔터프라이즈
1997년 ~ 2002년

포텐샤의 뒤를 이어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자리를 꿰찬 엔터프라이즈는 마쓰다 센티아 2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현대차의 다이너스티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전장이 5미터가 넘었고, 포텐샤와 같이 후륜구동이 특징이다.

ADS와 ECU를 장착했고, 국내 최초로 2열 안마기능이 장착됐었다. 하지만 브랜드 최고급 모델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부품들의 내구성이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아차가 부도로 인해 현대차에 흡수되면서 그 운명을 오피러스에 넘겨주고 말았다.

대우 로얄 살롱
1980년 ~ 1991년

그 당시 대우차는 현대차보다 더 고급스러움을 담당하고 있었고, 가격 또한 더욱 비쌌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로얄 살롱이다. 등장 당시 장관급 관용차에 대량으로 납품을 했으나, 4기통으로 제한되어 엔진을 다시 수정해서 출시하였다.

이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그 당시 최초의 전자 연료 분사식 엔진, 트립 컴퓨터와 디지털 계기판을 갖춘 실내, 알로이 휠 등으로 초호화 기능들을 장착했지만, 현대차의 그랜저가 등장함으로써 모든 아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 후 단종되고 임페리얼, 브로엄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쌍용 체어맨
1997년 ~ 2015년

지금과 많이 다른 분위기였던 쌍용차에 유일한 세단 모델이었던 체어맨이다. 1984년에 출시한 벤츠 E 클래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고, 디자인도 벤츠 수석 디자이너에게 의뢰하여 벤츠와 쌍용의 디자인을 적절히 섞은 모습으로 출시하였다. 또한 그 당시 최첨단 기능도 탑재하고 있어서 경쟁 모델이었던 현대 다이너스티,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능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봄날도 오래가지 못했다. 다른 회사들에게 이리저리 팔려 다니고, 벤츠와 부품을 공유하다 보니 비싸도 너무 비싼 수리비, 오래된 플랫폼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여기에 판매량도 현대 에쿠스, 이후 제네시스 EQ900에도 밀리게 되면서 쌍용차는 SUV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더욱 살리고자 체어맨을 단종시켰다.

쌍용 렉스턴
2001년 ~ 2017년

쌍용차의 플래그십 SUV이자 당시에는 고급 SUV로 다른 경쟁 모델들의 발전을 유발한 모델이었으나 현재는 사골 모델로 소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렉스턴이다.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이 적용되었고 디자인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담당했다.

당시 출고 가격이 2,5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의 SUV였고, 쌍용차에서 내건 광고 문구 또한 ‘대한민국 1%’였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쌍용차가 제대로 된 연구 및 개발에 투자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후 2017년까지 페이스리프트만 진행하면서 버텨오다가 현재 G4 렉스턴으로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