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의 줄임말이다. 국산차 중에선 싼타모가 최초이며, 패밀리카로서의 가능성을 알려준 건 기아 카니발이다. 그를 증명하듯 현재 카니발은 국산차 판매량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카니발 외에도 국산 MPV는 다목적 차량이란 말에 어울리게 여러 종류의 모델이 등장했다. 상용차로 널리 쓰이는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외에도 승용 세단의 확대형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소형 MPV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소형 MPV는 국내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이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국내소비자들이 많은데, 국산 소형 MPV는 왜 자취를 감춰야만 했을까? 오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산 소형 MPV에 대해 살펴보자.

소형 MPV
판매량 어땠을까?
국산 소형 MPV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단종 이유를 논할 때는 판매량이 언급된다. 그렇다면 국산 소형 MPV가 자취를 감춘 건 판매량이 저조했기 때문이었을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실제로 국내 마지막 소형 MPV였던 기아 카렌스, 쉐보레 올란도는 단종되기 직전 판매량이 저조하긴 했다. 기아 카렌스는 9월 판매량 135대를 기록했고, 10월 마지막 물량 1대가 판매되며 단종 수순을 밟았다. 올란도 또한 18년 6월 판매량 221대를 기록했고, 그해 7월 남은 물량 2대가 완판되며 국내시장에서 단종됐다.

처음부터 국산 소형 MPV들의 판매량이 저조했던 건 아니었다. 카렌스는 1세대 모델이 계획된 가격보다 비싸게 출시됐음에도 2000년 기준 판매량 8만 4,089대로 국내 시장 3위를 차지할 만큼 대히트를 쳤었다. 그리고 올란도는 전성기 시절인 2015년 연간 판매량 1만 9,686대를 기록하며 1세대 스파크, 더 넥스트 스파크를 이어 쉐보레 내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국산 소형 MPV가 실패한 데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과 상품성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카렌스의 경우 마지막 3세대 모델이 세단과 같은 날렵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 이전 중형차 플랫폼 대신 준중형차인 시드 플랫폼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공간 거주성이 악화되면서 판매량이 올란도보다 평균적으로 1/5 수준을 보일 만큼 처참한 성적을 보였다. 올란도는 뒤로 갈수록 노후화가 심각해진데다, 상품성 개선은 거의 없이 첫 출시 대비 마지막 모델의 가격이 대략 600만 원 정도 상승되면서 서서히 몰락했다. 참고로 올란도가 처음 출시된 2011년도 최고급형 모델인 LTZ 2.0 디젤의 가격이 2,463만 원이었으며, 2018년형 중 최고가 모델인 1.6리터 디젤 LTZ의 가격은 2,916만 원이었다. 이는 경쟁 차종인 카렌스의 풀옵션 모델이 2,486만 원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비쌌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소형 MPV가 부진하는 가운데, SUV 열풍에 힘입어 7인승 SUV가 패밀리카로 곽광받으면서 MPV는 단종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셀토스, 트레일 블레이저, XM3 등 그보다 더욱 커진 소형 SUV들이 출시되면서 소형 MPV가 재기할 가능성마저 희박해졌다. 이렇듯 한 시대를 풍미하다 사라진 국산 소형 MPV는 어떤 모델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아래에서 살펴보자.

쉐보레 올란도
(2011~2018)
대책 없는 가격 인상으로 단종되어버린 올란도다. 그러나 처음 출시되던 2011년 당시에는 기본가 1,891만 원에서 2,463만 원이라는 가격 범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국내시장에서 꽤나 경쟁력 있는 가격이었다. 국내 사양으로는 커먼레일 2.0리터 디젤 모델 및 2.0리터 LPGi 모델이 적용됐다.

차주들로부터 주행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SUV와 같은 높은 지상고를 가진 MPV 치고는 안정감 있는 고속 주행성과 코너링 성능을 보여줬는데, 단단하게 세팅된 하체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유명한 보령 미션 등 결함으로 인해 품질 문제가 불거졌고, 그 와중에 앞서 설명했듯 대책 없는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면서 결국 올란도는 국내시장에서 단종됐다.

기아 카렌스
(1999~2018)
차체 사이즈 축소라는 최악의 자충수로 자멸하기 전 카렌스는 분명 국내 소형 MPV 시장을 주도하며 나름 괜찮은 판매량을 보여줬었다. 특히 1세대 모델은 1997년 외환 위기(IMF) 이후 현대자동차에 인수된 기아자동차를 먹여살린 공신 중 하나로 취급받는다.

카렌스는 국산 최초로 국내 기술로만 만들어진 MPV이며, 올란도가 출시되기 전 2007년 단종된 GM대우 레조와 함께 국산 7인승 MPV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진짜 인기 비결은 유류비가 적은 LPG 엔진에 있었다. 이를 통해 가족이 타기에도 적당한 크기를 가진 경제적인 차가 될 수 있었고, SUV처럼 시트 폴딩 기능이 있었기에 레저용 차량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현대 싼타모
(1996~2002)
사실 카렌스, 올란도 이전에 국산차 시장에서 소형 MPV라는 차종을 탄생시킨 건 1996년 1월에 출시된 현대 싼타모였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2세대 샤리오를 라이센싱한 모델로써 2.0리터 시리우스 DOHC 가솔린 엔진 및 2.0리터 SOHC FBM LPG 엔진이 탑재됐다.

또한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3세대와 동일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옵션 사양으로 제공됐다. 그리고 싼타모는 7인승 시트 구조를 갖고 있어 국산차 최초로 7인승 MPV라는 개념을 정립했으며, 앞 좌석을 제외한 시트들은 폴딩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오늘날 SUV와 같은 레저용 차량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현대 트라제XG
(1999~2007)
현대자동차의 미니밴, 트라제 역시 국내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7인승 MPV 중 하나이다. 사이즈는 대형 MPV인 카니발보다 소폭 작은 중형 MPV로, 유럽형 미니밴을 표방하여 만들어졌다. 그랜저 XG와 같이 XG라는 이름을 공유했고, 에쿠스를 능가하는 첨단 편의사양 및 그랜저 XG의 스티어링 휠까지 장착하면서 고급차 이미지가 강조됐다.

또한 트라제는 당시로선 흔치 않은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가 적용됐다. 그리고 국내 MPV 중 최고의 운동성능과 정숙성을 어필하며 시판 첫날 1만 5,342대가 계약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와는 다르게 각종 전자장비의 결함, LPG가스 실내 유입, 점화 코일 문제로 인한 운행 중 시동꺼짐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현대자동차 역사상 최악의 품질 차종이란 오명을 안았다.

2세대 올란도
아직 국내시장에서 소형 MPV를 찾는 소비자들, 특히 올란도를 잊지 못한 소비자들이 제법 존재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쉐보레에게 중국 시장 한정 모델인 2세대 올란도를 들여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세대 올란도는 상하이 GM에서 개발했으며, FNR-X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세대 대비 실내외 디자인이 세단과 같은 유려한 스타일로 변경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장 4,684mm, 전폭 1,807mm, 1,628mm, 휠베이스 2,796mm 크기의 차체를 가지면서 1세대 올란도 대비 전장 19mm, 휠베이스 36mm가 길어지고 전폭 28mm, 전고 7mm 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2세대 올란도는 1세대 모델과 같은 2+3+2구조의 7인승 모델을 포함하고 있다.

르노 에스파스
르노 에스파스는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인 르노에서 1984년부터 생산하는 중형 MPV로써 사실상 유럽에 미니밴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모델이다. 현재 에스파스는 5세대 모델로써 차체 사이즈가 중형급으로 커졌다. 따라서 국내 출시가 이뤄질 경우 한때 국산 7인승 MPV었던 올란도 및 카렌스보다 크기에서 이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에스파스는 르노삼성차의 라인업 중 하나로 국내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실제로도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르노 엠블럼을 장착한 에스파스가 르노삼성차 부스에 전시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출시가 미루어졌고, 결국 18년 초 카니발과 비교 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국내 도입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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