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지난해 쉐보레는 저조한 판매량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순수 수입 브랜드인 벤츠에게도 판매량이 밀릴 정도였다. 지난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출시했지만 수입 모델이고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익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쉐보레는 국내생산 모델을 개발하기로 하며, 디자인, 설계 및 개발, 생산, 수출 모두 국내에서 주도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지난 1월에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에는 소형 SUV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를 가졌으나, 현재는 티볼리에도 밀리는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소형 SUV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트레일블레이저는 왜 안 팔릴까?

초반에는 좋았다가
판매량이 점차 감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2월에는 608대를 판매했다. 당시 코로나19가 한창 크게 유행할 때여서 공장 가동을 중단해 생산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3월에는 3,187대를 판매했다. 셀토스, XM3 보다 판매량은 적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이었던 스파크를 제치고 쉐보레의 새로운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4월에 1,757대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5월에는 956대로 또다시 절반으로 감소했다. 만년 꼴등이던 티볼리의 1,791대보다 적게 팔렸다

반면 경쟁 SUV들은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판매량이 급감하는 동안 경쟁 SUV인 셀토스와 XM3은 계속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셀토스는 3월 6,035대를 판매했으며, 4월에는 5,597대, 5월에는 5,604대를 기록했다.

XM3은 3월 5,581대, 4월 6,276대, 5월 5,008대를 판매했다. 4월에는 셀토스를 제치고 소형 SUV 1위에 올랐으며, 5월은 셀토스에게 다시 밀렸지만 5천 대 선은 유지했다. 둘 다 꾸준히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어 높은 판매량이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아시아경제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량이 감소되었기 때문
트레일블레이저가 유독 안 팔렸던 이유는 트레일블레이저 출고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쉐보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산이 적다 보니 출고도 적을 수밖에 없고, 이것이 판매량에 반영되는 것이다.

현재 쉐보레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의 가동률은 1차 60%, 2차 30% 수준이라고 한다. 부품이 제대로 조달되지 않기 때문에 쉐보레 부평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휴업을 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2달 이상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계약 취소하고 셀토스나 XM3로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도 있다고 한다.

해외에 수출해
내수 물량이 부족한 상황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에서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현재 미국으로 꾸준히 수출되고 있는데, 문제는 미국에서 아직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쉐보레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어서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계속 수출하고 있다. 3월에는 1만 5천 대, 4월에는 1만 1천 대, 5월에는 6천 대가 수출되었다.

일반적으로 해외 판매가 지지부진하면 수출 물량의 일부를 내수로 돌려 해결하는 데 쉐보레는 오히려 반대로 수출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만약 이 물량이 국내로 풀렸다면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

판매량과 별개로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
트레일블레이저가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생산량과 수출로 인한 문제이지 차가 나빠서 안 팔리는 것은 아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다양한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모델이다.

먼저 디자인은 카마로를 모티브로 해 스포티한 면을 부각시켰으며, 기본, ACTIV, RS 세 가지 스타일을 선보여 차별화했다. ACTIV은 오프로더 이미지를 강조한 모습, RS은 스포티함을 더욱 강조시킨 모델이다.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도 각 스타일에 맞게 적용된다.

그리고 쉐보레 특유의 차체 강성과 경쾌한 주행 질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시승해본 소비자들도 주행 질감이 너무 좋아서 XM3와 고민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도 나름 잘 책정되었다. 기본 모델은 1,910만 원부터 시작해 동급 SUV 중 가장 비싸지만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상위 트림으로 가면 셀토스, XM3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현재 쉐보레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계속 적자를 이어갔다. 6년간 누적 적자 규모만 3조 원을 넘는다. 올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황이 좋지 않다.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수입차종의 판매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핵심인 트레일블레이저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흑자전환 기대감은 공염불이 될 여지가 높다.

쉐보레는 오는 7월 이후를 회복기로 보고 있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히 커 장담하기 쉽지 않다. 쉐보레 관계자는 7~8월쯤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고 미국 판매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미국 지역은 한 번 물량이 풀리면 판매가 급증하는 빅 마켓”이라며 “하반기 이후엔 내수와 수출 균형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