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쌍용차는 이번 1분기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거기다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산업은행은 7월 다가오는 900억 원 규모의 대출 만기의 연장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쌍용차는 현재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SUV 전문 브랜드로 지금까지 잘 달려온 쌍용차는 왜 휘청이고 있을까?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가 티볼리에 있다고 말한다. 한때 회사를 살린 효자 모델이었던 티볼리가 왜 쌍용차를 휘청이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소형 SUV 시장에
과감히 진출해 성공하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2015년 출시한 소형 SUV이다. 당시 국내에 소형 SUV은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뿐이었다. 이제 막 소형 SUV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시기였다.

당시 SUV는 레저용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덩치가 큰 모델을 선호했다. 젊은이들은 첫차로 SUV보다는 아반떼나 K3등 준중형 세단을 주로 선택했다.

그렇다 보니 당시 소형 SUV의 인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티볼리를 개발 중이던 쌍용차는 한 부품 업체에 “연간 5만~10만 대가량 규모의 소형 SUV을 생산할 테니 부품을 공급해달라”라고 요청하자 해당 업체가 난색을 표했으며,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소형 SUV은 소수의 소비자들만 선택하는 차량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티볼리가 출시된 2015년, 국내 시장에서만 4만 5,021대를 판매했으며, 이듬해에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8만 5,821대를 판매했다.

티볼리가 출시되자 젊은이들은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반떼나 K3가 아닌 개성 있는 티볼리를 선택하자는 심리가 발동했다. 거친 외형의 다른 SUV와 달리 날렵하면서 귀여운 디자인을 가진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모두가 ‘NO’라고 말해 진출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쌍용차는 소형 SUV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 2016년, 9년 만에 영업이익 280억 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쌍용차가 되살아 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티볼리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좋은 날은 길지 않았다. 티볼리의 성공을 본 다른 제조사가 소형 SUV을 내놓기 시작했다. 2016년, 기아차의 니로를 시작으로 2017년에 현대차가 코나를 출시하면서 티볼리 수요를 빼앗아 오기 시작했다. 뺏고 뺏기는 수요 싸움을 계속하다가 결국 2018년에 티볼리는 코나에 소형 SUV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2019년에는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현대차는 티볼리보다 한 체급 아래인 베뉴를 출시했으며, 기아차는 당시 준중형 SUV에 맞먹는 크기를 가질 셀토스를 출시해 소형 SUV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올해 들어서는 쉐보레가 트레일블레이저를, 르노삼성자동차가 XM3와 캡처까지 추가되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티볼리 국내 판매량은 7,824대인데, 셀토스 2만 3,613대, XM3 1만 6,922대, 코나 1만 5,501대, 니로 9,882대보다 뒤처지고 있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의 6,508대보다는 많이 팔렸지만 이것도 언제 뒤처질지 모르는 처지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티볼리가 인기를 끌자 다른 업체 경영진들이 하루라도 빨리 소형 SUV를 개발해라”라고 지시했고, 그 결과 티볼리가 독점하던 소형 SUV 시장은 현재 다른 회사가 주도권을 가진 상태다.

티볼리 흥행에 집착해
보수적으로 움직인 것이 실책
티볼리가 좋은 성적을 내다 보니 모든 판단의 기준을 티볼리로 삼게 되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티볼리가 인기를 끌 때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어야 했는데, 티볼리 흥행에 너무 집착해 보수적으로 움직인 탓에 경쟁 모델이 등장하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었다.

쌍용차는 예전에 단종되었던 티볼리 에어를 재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쌍용차가 티볼리 외 믿을만한 차가 없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한 소비자는 “쌍용차가 소형 SUV라는 틈새시장을 정조준했고, 대박을 기록한 것처럼 단순히 티볼리 영광에 머물기보다 당시처럼 소비자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는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티볼리를 닮은
코란도 출시
쌍용차가 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의 준중형 모델인 코란도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차명이며, 국산 정통 SUV의 대표 모델로 오랫동안 군림해왔다. 그야말로 쌍용차에게는 상징과 같은 모델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프 코란도 부활을 꾸준히 요구했고, 풀체인지 소식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공개된 뷰티풀 코란도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티볼리와 비슷한 외관과 인테리어로 인해 코볼리, 티란도, 티볼리 대 등의 별명을 붙여가며 혹평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코란도를 내놓을 줄 알았는데 더 큰 티볼리를 내놨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티볼리와 다르지 않은 디자인으로 인해 판매량은 월 2천 대 수준에 머물렀다. 끝물 모델인 투싼보다 낮은 판매량이다. 설상가상으로 소형 SUV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현재 코란도는 위치가 어중간해졌다. 크기는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와 크게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은 준중형 SUV이니 인기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투싼은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크기가 커지지만 코란도는 작년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크기 증가는 기대할 수 없다.

뷰티풀 코란도를 개발하면서 들어간 비용만 3,500억 원이라고 한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해 쌍용차의 적자에 큰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쌍용이 잘하는 지프 코란도를 내놓았으면 지금보다 반응은 좋았을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쌍용차는
코란도 전기차를 개발 중
현재 쌍용차는 사상 최대의 경영 위기 속에서도 신차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코란도 순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SUV 시장이 포화 상태다 보니 아직 성장 단계인 전기차 시장을, 그중에서 아무도 개발하지 않은 준중형 전기 SUV을 노리고 있다. 우선 소비자의 니즈 파악에는 성공했다. 현재 판매 중인 국산 SUV은 모두 소형급이다 보니 실내 공간이 좁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코란도 전기차가 해결해 줄 전망이다. 과연 코란도 전기차는 티볼리에 이어 쌍용차를 살려줄 효자 모델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