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절반 상승 거래
강남권 신고가 행진 이어져
금리·대출 완화도 집값 자극

올해 초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가격이 오른 채 거래된 아파트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이후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면서 집값 상승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가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애초에 토허제를 주택 가격 조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의 서울 아파트 거래 사례에 따르면, 올해 1~2월에 계약되어 3월 7일까지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55%가 지난해 11~12월 거래 가격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상승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로, 올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71%가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어 관악구(69%), 광진구(68%), 마포구(65%), 중구(64%), 송파구(63%), 강남·성동구(58%) 순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았다. 반면, 노원구는 상승 거래 비중이 40%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낮았다.
성북·금천구(43%), 은평구(43%), 도봉구(48%), 동대문구(49%) 등 강북권 일부 지역도 상승 거래 비중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소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이후 거래가 급증하면서, 앞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30억 원(14층)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평형이 같은 달 14일 28억 8,000만 원(26층)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주 만에 가격이 1억 2,000만 원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2월 13일 40억 원(5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전용 84㎡도 30억 원(7층)에 거래되며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 상승은 통계로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일 기준) 송파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68%를 기록하며, 2018년 2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구(0.52%)와 서초구(0.49%) 역시 상승폭을 확대하며 서울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아파트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등 이른바 ‘잠·삼·대·청’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이후 거래가 증가하면서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이 단순히 토허제 해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여전히 토허제로 묶여 있는 압구정, 여의도 등의 지역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82㎡는 96억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 대비 약 21억 원이 올랐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전용 151㎡도 33억 7,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를 꼽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적극적으로 재개하면서 주택 매매 심리가 회복됐다. 또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 집값 상승에는 토허제 해제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토허제 해제는 심리 회복의 한 요소일 뿐, 대출 규제 완화, 정책 불확실성 해소 등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