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약국당 매출, 강남 2배
약사 연봉 9천, 이직률 높아
산업 약사, 낮은 보상 역할도 줄어

지난해 3월, 직장인 이직 플랫폼 블라인드 하이어에 따르면 약사의 평균 연봉 수준은 9,300만 원으로 국내 전체 직업군 연봉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산업 약사의 경우 업무 강도 대비 낮은 보상으로 인해 인력 부족이 심화하고 있으며, 약국 근무 약사들 또한 1~2년 차 저연차 시기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AI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6,023개 약국 매출은 2조 7,300여억 원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에서 약국 매출이 가장 높은 지역은 종로구로, 지난해 평균 약국당 연 매출이 12억 5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남구(약 6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종로구 내 대형 약국들이 밀집한 약국 거리의 특성과 ‘박리다매’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서울에서 전체 약국의 총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총 3,5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뒤이어 서대문구(6.9억 원)와 강남구(6억 원)가 약국당 평균 매출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종로구는 오랫동안 ‘약국의 성지’로 자리 잡아 왔다. 1957년 개업한 서울미래유산 보령약국을 중심으로 대형 약국들이 밀집해 있으며, 종로5가부터 종로3가,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상권 내에서 약국들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 특히, 박리다매 전략을 앞세운 경쟁이 치열해 연중 내내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직군 중 약사의 평균 연봉은 9,300만 원으로 의사(2억 5,000만 원), 변호사(1억 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지만, 약사들의 이직률은 여전히 높았다. 특히 1~2년 차 저연차 약사들은 약국을 몇 번 옮긴 후 최종적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직 약사들에 따르면, “주위 근무 약사들 거의 1, 2년 차에 한 번 관두고 몇 달 쉬다가 다른 약국을 알아본다“라며 “그렇게 몇 번 약국을 돌다가 자기가 직접 약국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편, 약국 근무 약사뿐만 아니라 제약사·유통·건강기능식품 등 산업 분야에서 근무하는 산업약사들의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최근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이 발표한 ‘산업 약사 직무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업 약사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4.1년이지만, 평균 2.8회 이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 직장에서 5년 이상 근속한 약사는 37%에 불과하며, 전체 응답자의 64.4%가 이직 경험이 있었다.
산업 약사의 경우 업무량과 책임 대비 보상 수준이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제품/품질관리의 경우 약사 역할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분야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약사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업 약사들의 직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동료 관계 및 직업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반면, 승진 기회와 임금 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현저히 낮았다. 이는 약사들이 산업계에서 장기적으로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여성 약사들의 경우 ‘사회적 지위’와 ‘승진 기회’에서 남성보다 만족도가 더 낮은 것으로 조사돼, 이 부분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약사 인력 확보를 위해 장기근속자 가족 여행 지원, 법인 차량 제공, 대학원 등록금 지원, 숙소 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한 상태다. 제조·품질관리 분야에서 약사 인력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체 희망 충원율의 57.5%만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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