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관련주 상승
글로벌 브랜드 철수
가성비 소비 확대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K-뷰티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글로벌 확장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해외 뷰티 브랜드들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보인다. 3월 12일 오전 증권시장에서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업체 에스엠씨지는 전 거래일 대비 23.05% 상승한 3,870원에 거래됐다. 한국화장품제조(6.09%), 한국콜마(5.53%), 코스메카코리아(4.77%), 코스맥스(4.64%)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K-뷰티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화장품 수출액(HS코드 3304 기준)은 66억 8,742만 달러(약 9조 7,108억 원)였으며, 2023년에는 85억 6,663만 달러(약 12조 4,396억 원)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수출이 각각 52%, 26% 증가하며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럽 주요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과 중동 지역에서도 각각 50%, 42%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K-뷰티 제품들의 높은 가성비가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으며, SNS를 통해 입소문이 확산하면서 구매율이 높아졌다. 과거 고가 브랜드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서 이제는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92년 1만 2,000원이었던 마몽드 립스틱이 현재 다이소에서 3,000원대에 판매되는 것처럼, 최근 화장품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뷰티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LS 증권의 오린아 연구원은 “K-뷰티 제품들은 혁신성과 제품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틱톡 등 SNS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의 박종대 연구원 또한 “K-뷰티 브랜드들이 시장 다변화를 이루면서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는 4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프레쉬는 최근 2년 연속 매출 감소를 겪으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로레알코리아의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 뉴욕’도 국내 운영을 중단했으며,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이미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1998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메이블린 뉴욕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위기를 맞았고, 2022년 중국 시장 철수에 이어 올해는 한국 시장에서도 철수하게 됐다. 독일의 헤어 미용 브랜드 ‘웰라’ 역시 지난 1월 말 국내에서 철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 철수 배경에 대해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숙명여대 서용구 경영학과 교수는 “K-뷰티가 성장하면서 인디 브랜드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 브랜드들은 대체로 가격이 높은 편인데, K-뷰티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하면서 품질을 높이고 있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뛰어난 K-뷰티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뷰티의 시장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계가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서 K-뷰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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