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베이 시티’ 추진 中
감사원 감사로 인해 착공 지연
배상금 이슈에도 ‘포기는 없다’
신세계 그룹이 4조 6,000억 원을 투자하는 경기 화성 국제테마파크(스타베이 시티) 사업이 예상치 못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착공 지연을 이유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신세계 측에 배상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신세계는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업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신사업 확장 전략의 핵심으로, 배상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단 없이 추진할 전망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신세계가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127만 평 부지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스타필드, 골프장, 호텔, 리조트, 공동주택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공식 명칭을 ‘스타베이 시티(Starbay City)’로 확정하며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고,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과 협력해 테마파크 IP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을 주도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배상금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수공은 신세계가 공모 지침에 따라 올해 3월 18일까지 주 용도 시설에 대한 착공을 시작하지 못할 경우, 하루 1,550만 원(연간 56억 6,000만 원)의 배상금을 부과하기로 통보했다. 신세계 측이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에 착공할 경우, 부담해야 할 배상금만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측은 착공 지연이 자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021년 감사원이 수공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며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었고, 이에 따라 신세계 역시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착공 기한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해당 사업의 착공이 지연된 배경에는 감사원의 감사가 있다. 감사원은 2021년 10월, 수공이 신세계 측에 사업 용지를 과소평가 된 감정가를 기준으로 공급한 사실을 적발했다. 수공이 공모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신세계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련 직원 3명이 징계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인허가 절차 역시 지연됐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토지 매입 후에도 사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현재 화성시는 해당 부지를 관광단지로 지정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최종 승인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세계는 착공 지연이 불가피했음에도 배상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배상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조 6,000억 원 규모의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신세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신세계의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이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신세계가 해당 부지를 매입한 이후 지가가 상승하면서, 사업을 포기할 경우 매각을 통한 손실 보전이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은 2020년 9월 합작법인 신세계화성을 설립하고, 올해 3월까지 7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1,985억 원을 투입하는 등 상당한 자금을 이미 투자한 상태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재정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공 측은 계약에 명시된 기한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신세계가 배상금을 내지 않을 경우 토지 분양 계약 해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약이 해제될 경우 신세계는 분양대금의 10%인 325억 6,000만 원을 위약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사업 협약도 자동 해지된다.
반면 신세계는 소송을 통해 배상금 부과를 막고, 착공 기한을 재조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정부와 공기업이 기업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행정 절차의 비효율성을 비판했다. “국가의 행정 지연으로 발생한 피해를 기업이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착공 지연의 원인이 신세계의 특혜 논란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신세계와 수공의 법적 공방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그리고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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