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막내, 금융으로 성공 신화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메리츠 성장 비결과 과제는?

“형제들은 항공·조선을 택했지만, 그는 금융을 선택했다.” 조정호(67)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국내 주식 자산 부자 1위에 오르며 금융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3월 6일 기준 조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성장 과정과 조 회장의 경영 전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9,774만 7,03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지분의 51.25%에 해당한다. 주식 가치가 상승하며 조 회장의 재산은 12조 4,334억 원에 달했고, 3월 6일 기준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12조 1,666억 원)을 앞질렀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로, 가문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아 독립적인 경영을 시작했다. 2002년 조중훈 회장이 별세한 후 한진가의 네 형제는 계열 분리를 통해 각자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장남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차남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삼남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을 맡게 되었다. 반면 조정호 회장은 당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 한불종합금융을 물려받았다.
계열 분리 당시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산 규모는 3조 3,0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금융업에 집중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했다. 2009년에는 월가 출신 전문경영인 최희문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10년에는 메리츠증권과 한불종합금융을 합병해 메리츠종금증권을 출범시켰으며, 2011년부터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부동산 금융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미분양 담보 대출 확약(미담확약) 사업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쟁사들이 줄줄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사업을 확장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2020년에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면서 기존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당시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사명을 메리츠증권으로 변경하며 변화에 대응했다. 이후 금융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2022년에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원메리츠’ 체제를 구축했다. 이러한 구조 개편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의 급격한 성장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주주들은 배당소득세 부담 없이 배당을 받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증가했다. 동시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메리츠금융그룹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 원을 돌파했으며, 2024년에는 역대 최대인 2조 3,334억 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3.4%에 달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최근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2023년 메리츠증권 일부 임직원들이 사전 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 혐의로 적발된 바 있으며, 2024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일부 임직원이 기소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금융회사로서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경영 방식을 유지해 왔다. 전문경영인을 적극 영입하며 인재 확보에 주력했고,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를 정착시켰다. 또한, 2022년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녀에게 기업 승계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진그룹의 일원으로서 시작했지만, 조 회장은 독립적인 금융업 경영을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을 국내 대표 금융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경영 전략과 금융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통제 강화 및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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