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화재
이전에도 동일 사례 존재했다
람보르기니에 ‘발화’ 꼬리표 붙나

전남 여수 한복판에서 초고가 슈퍼카가 화염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오후, 3억 원 상당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한 대가 주행 중 불길에 휘말리며 순식간에 전소된 것이다. 다행히 운전자는 스스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차량은 완전히 불에 타고 소방서 추산 약 5,400만 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주행 중이던 차량 엔진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운전자는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6대와 인력 24명을 투입해 8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의 결함 이력을 주목하고 있다.


13년 전에도 불타던 차
‘가야르도’의 그림자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람보르기니의 대표적인 V10 슈퍼카, ‘가야르도’ 모델이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가야르도는 전 세계적으로 1만 4천여 대가 판매됐으며, 현재까지도 중고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화려한 명성 뒤엔 씁쓸한 과거가 있다.
2012년, 미국과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는 2004년~2006년형 가야르도 모델에 대해 화재 위험으로 리콜이 단행됐다. 문제는 고압 스티어링 오일 라인에서 누유가 발생해, 고열을 발생시키는 엔진 및 배기 계통으로 기름이 분사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실제로 스코틀랜드·말레이시아·호주에서 가야르도가 불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과 호주 소비자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리콜을 명령했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여수 화재 또한 당시 리콜 이슈와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차량 연식과 정비 이력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아벤타도르와 레부엘토에서도 반복되는 고질적인 화재는 람보르기니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슈다.

기계적 복잡함이 원인?
품질관리 다시 부각
이번 사고는 단순한 차량 화재를 넘어, 고성능 슈퍼카에 대한 안전성 신뢰를 다시금 흔들고 있다. 이미 수차례 리콜을 경험한 모델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을 키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스티어링 오일 누유라는 ‘기계적 결함’이 원인일 경우, 차량 유지관리 수준과 무관하게 재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일각에서는 슈퍼카 특유의 고온 환경과 복잡한 기계 구조가 화재 리스크를 키운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명성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사소한 결함조차 놓치지 않으려는 품질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번 여수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람보르기니가 여전히 ‘엔진 발화’라는 꼬리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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