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요즘은 자동차 제작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웬만한 차들은 다 잘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좋은 차라고 해서 판매량이 높다는 보장은 없다. 국산차만 살펴봐도 I40은 현대차그룹 전체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쏘나타의 존재 때문에 판매량은 저조했다. 아슬란 역시 차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랜저의 존재 때문에 판매량은 저조했고, 결국 비운의 차로 남게 되었다.

그 외에도 차는 좋지만 판매량이 저조한 차들은 많다. 이번에 다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이에 해당한다. 앞에서 언급한 i40나 아슬란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쉐보레 주력 차종 치고는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

작년 1월 출시
한국GM이 칼 갈고 개발한 차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실 예전부터 쉐보레 라인업에 있었고, 지금도 판매 중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형 SUV와는 다른 차로 콜로라도를 기반으로 한 중형 SUV이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과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남미에 판매 중이다. 국내에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차다.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는 작년 1월에 출시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GM이 주도해서 개발한 차종으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한국GM이 담당한다. 기존 소형 SUV 시장을 장악했던 셀토스보다 약간 큰 크기로 나왔으며, 엔진은 1.2 가솔린 터보와 1.35 가솔린 터보 두 가지를 장착했지만 2022년형 모델부터 모두 1.35 가솔린 터보만 장착하고 있다.

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당시 시판 중이었던 셀토스도 준중형 SUV와 비교해야 할 만큼 크기가 컸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셀토스보다도 조금 더 큰 크기로 나왔다. 거기다가 보닛 길이가 짧고 A필러가 꽤 앞쪽에서 시작하는데다 전고도 높아 운전자의 체감 공간을 셀토스보다 훨씬 넓다고 한다.

또한 스포츠카인 카마로를 닮은 외형으로 스포티하고 탄탄해 보이는 디자인 역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쉐보레는 기본, ACTIV, RS 세 가지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이 부분 역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엔진은 말리부에 탑재된 1.35 가솔린 터보와 동일한데, 말리부에서는 논란이 많았던 엔진이 트레일블레이저에서는 호평받고 있다. 아무래도 차 크기가 작아지다 보니 그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승해본 사람이나 차주들 역시 주행성능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셀토스와 가격대가 거의 겹친다. 물론 옵션 사양에서는 아쉬움이 많지만 트레일블레이저 나름대로의 장점도 많아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차주들도 디자인, 성능, 사양, 가격 등 전반적으로 만족하며 잘 타고 있다고 한다.

셀토스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적은 편
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이지만 판매량은 평가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작년 셀토스가 4만 9,481대를 판매할 때, 트레일블레이저는 절반도 안 되는 2만 887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다. XM3 3만 4,091대, 코나 3만 1,902대, 티볼리(에어 포함) 2만 3,452대보다도 낮다.

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2월 608대를 시작으로 3월 3,187대, 4월 1,757대, 5월 956대, 6월 3,037대, 7월 2,494대, 8월 1,780대, 9월 1,593대, 10월 1,774대, 11월 1,325대, 12월에는 2,376대를 판매했다. 3천 대를 넘긴 달이 단 2번뿐이다.

올해도 셀토스와 비교하면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은 적은 편이다. 셀토스가 1만 1,215대를 판매할 때, 트레일블레이저는 절반도 안 되는 4,604대를 판매했다. 그래도 올해는 XM3나 코나, 티볼리보다는 많이 팔아 사정이 낫다.

현재 쉐보레는 누적된 적자가 상당해 사정이 꽤 어려운 편이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주력으로 밀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역할이 중요한데, 판매량이 3천 대 아래로 계속 밑돌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현재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20~30위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이 적었던 탓
트레일블레이저가 판매량이 적었던 이유로 공장 가동 중단을 들 수 있다. 쉐보레가 작년에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대유행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제때 들여오지 못해 가종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로 위축되었던 소비가 어느 정도 되살아나고, 수출량도 증가했지만 노조가 공장 가동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당시 한국GM은 수차례 노조와 임단협 교섭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 GM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 조립라인 TC수당 500% 인상, 생산 장려수당 지급범위 확대, 사무직 승진 예산 확보 등 협상안을 전달했지만 한국GM 사 측은 누적된 적자로 인해 난색을 표했으며, 대신 성과급 550만 원과 부평 1공장 투자를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으며, 잔업, 특근 거부, 철야농성 등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외 파업으로 인한 여파로 인해 한국GM은 작년 한 해 동안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해 총 생산 손실 6만 대 이상 발생했다. 2018년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가 정부와 GM 본사로부터 조 단위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또다시 위기를 맞은 것이다. 생산 손실이 커지면서 협력업체들도 함께 손실을 보고 있으며, GM 본사도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다 보니 판매량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한국GM은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2월 8일부터 부평 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정도로 낮췄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현재 쉐보레의 주력 차종인 만큼 감산하게 된다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유지하고 대신 비교적 수요가 적은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2공장 차량들을 감산한 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19일부터 1주일간 부평 1공장과 2공장 모두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결국 주력 모델이었던 트레일블레이저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4월 판매량은 3월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그룹 위주의
국산차 시장
두 번째 이유는 현대차그룹 위주의 국산차 시장이다. 국내에서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은 상당한데,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를 합하면 점유율 80%를 넘는다. 반면 쉐보레는 4.4%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보다 낮은 상황이다.

상황이 좋다 보니 트레일블레이저 차 자체의 평가는 좋은데 막상 사려고 하니 조금 그렇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팔리는 차를 사는 것이 무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소비자들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셀토스 둘 다 시승 후차에 대한 평가는 트레일블레이저를 더 높이 평가했지만 무난함과 AS의 편리함 등으로 셀토스를 구매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인기가 좋은 편
트레일블레이저는 작년 중순부터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미국 출시 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현재 꽤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1분기 동안 총 2만 5,024대가 판매되었다. 소형 SUV 중 혼다 HR-V(2만 6,175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코나와 기아의 셀토스보다 더 많이 판매했다. 1분기 동안 코나는 2만 2,610대, 셀토스는 1만 6,786대가 판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