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K9이 기아의 최고급 세단인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 K9이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새롭게 단장하여 개선사항이 생겨났고 옵션의 추가 그리고 라인업의 축소의 변화가 일어났다. 예상했던 대로 V8 5.0L 타우엔진은 이제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V6 3.8L 자연흡기와 V6 3.3T 모델만이 K9의 라인업을 자리하게 되었다.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전하면 어쩌면 이번 K9의 페이스리프트를 마지막으로 K9이란 이름을 더 이상 못 볼 가능성이 생겼다.

이유는 신차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해서인데, 기업 법인 혹은 카카오택시 같은 모범택시의 수요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거의 팔리지 않는다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1세대 K9부터 현대의 서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이 차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거기에 기아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멀쩡히 잘 팔리는 K7의 이름을 버리고 K8을 출시해 새 출발까지 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기아차는 판매량의 비율을 유심히 지켜보고 그의 존재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K9이 왜 제네시스에게 고전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현대, 기아 같은 밥 먹는 식구인들
현대차에게 우선권
때는 2012년 5월 기아차는 오피러스 단일 모델로서는 플레그쉽의 위치를 유지하기 힘들단 판단을 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초대 오피러스는 그랜저 XG의 플랫폼을, 중기형 그리고 후기형은 그랜저 TG의 플랫폼을 빌려서 썼기에 보디의 한계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배기량이 곧 부의 상징인 대한민국 정서상 배기량만 크고, 실상 그랜저 TG의 크기만도 못한 오피러스는 2011년 12월 연말에 완전히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이 시기에 독일차의 붐이 일어났던 시기와 겹쳐, 이를 의식한 기아는 실제로 BMW의 모든 것을 벤치마킹을 하게 되는데, 전자식 기어 쉬프트 레버와 AVN 시스템, 거기에 인테리어 디자인 곳곳의 사소한 요소에서 BMW와 흡사하게 카피한 티가 난다. 심지어, BMW의 그것…키드니 그릴마저 비슷하게 만들어 한동안 BMW 9이라는 조롱마저 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K9의 출시 당시 에쿠스와 경쟁을 막기 위해 출시 초반에는 현대에서 5.0L 엔진을 공급까지 해주지 않았고, 일설에는 K9 출시 초기 출고가를 더 낮추려고 시도 하였으나, 더 낮춰버리면 제네시스와 성격이 비슷해진단 이유로 현대차 측에서 완강히 거부했단 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다.

K9은 왜 현대의 서자로
고통받는가
K9은 당시에 팔리던 제네시스 BH 보다 비쌌고, 에쿠스 VI 보다 쌌다. 쉽게 말해 에쿠스와 비슷한 차체 사이즈에 다소 낮은 가격대였지만, 고급화에 대한 차별화가 부족했다. GM대우 베리타스 혹은 쌍용의 체어맨처럼 고급차 전용 독자적인 엠블럼의 부착이 아닌, 일반 KIA 마크를 달아버리고 상당한 가격대를 받으려니 소비자의 반응은 “지금 이게 적절하다 생각하냐?”의 반응이었다.

심지어 포지션마저 애매하게 돼버리는데, 대기업 임원 차량 지급 리스트에는 제네시스와 K9이 동급으로 묶여버리는 굴욕까지 맛보게 돼버린다. 그 이후로 후속작인 현행 나오는 2세대의 K9은 당시 EQ900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작심하고 소재의 고급화에 더 신경을 썼다. 한이 서린 서슬 퍼런 칼날은 소비자의 평가만 기다리며 야심하게 출시를 하였으나, 같은 해 현대차는 고급차를 제네시스로 묶어버리고 별도의 디비전으로 출범하게 되는, 기아에게 악재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상대적 저평가의
피해자 K9
K9은 앞서 말했다시피 현대의 서자 격인 모델이다 보니 현대에서 좋다고 하는 모델들과 겹치는 것을 피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게, 어찌 보면 득이 될 수 있는데 그건 바로 크기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에쿠스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만든 차인 만큼 기본적인 덩치는 크다고 볼 수 있다. 동시대에 나온 에쿠스는 전장 5,160mm의 길이를 가지고 있고, 전고는 1,495mm다.

이에 반해 K9의 전장은 5,095mm, 전고는 1,485mm이다. 이 두 가지 말곤 전반적인 제원은 동일하다. 즉, 전장은 65mm 짧고, 전고는 10mm 가 낮다. 플랫폼 본판이 큰데, 그 크기를 줄인다면 자연스레 운동성능으로 연관 짓게 된다. 각각의 낮거나 짧은 수치는 경쟁상대인 에쿠스에 비해 주행성능이 훨씬 더 낫다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거기에 에쿠스와 동일한 EHPS(전기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방식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스티어링 감각은 덤이었다.

근데,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네시스를 못 잡겠어요
과거 초대 K9은 애매한 포지셔닝 그리고 상품성 정책의 실패로 신차로 출고된 녀석을 찾기 힘들었다. 대형차 특유 큰 감가상각+한국인 특유 큰 차를 선호하는 성격 탓에 의외로 중고차 수요가 꽤 있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배기량이 커서 유지비가 많이 드는 대형차 자체가 국산차, 외제차할 거 없이 감가가 크다 보니, 중고차 값은 상당히 저렴하며 K9는 비인기 차량이다 보니, 준대형인 제네시스 G80보다 중고차 값이 싼 것도 이유라 볼 수 있다.

즉, 신차 값은 상당히 비싼 고급 대형 차를 싼값에 탈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재살 파먹기의 가성비 정책이 K9 스스로 제네시스와 함께 나란히 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요인이기도 한데, 소위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급차 시장을 노리는 플래그쉽 세단의 가성비 전략이 말이 되냐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이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경영 대학교수진들과 마케팅 전문가의 어드바이징, 거기에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나온 전략이란 게 밝혀졌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이미 국산차에서 프리미엄을 확고히 점거하고 있다 보니, 어설픈 고급화 전략은 기아의 입장에서 위험한 행동일 것, 기아차는 머리를 굴려 수입 E 세그먼트 오너들에게 구미를 당기게끔 한 사양과 가격으로 해당 세그먼트의 고객을 흡수하는 데는 성공하게 되나, 보다 높은 차급을 모는 F 세그먼트의 고객층을 흡수하기엔 가성비를 그다지 따지지 않는 고객층이라 흡수를 못했다는 점이 재살 파먹기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뉴스비전

이미 사로잡힌 선입견 깨기엔
멀리 와버렸다
어쩌면 K9의 출시 초반부터 이러한 일을 우려하여 반대하는 세력 또한 존재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현대에 비하면 알력을 행사하기 불가능한 기아는 그저 현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차를 출시한 죄뿐일 것이다. 2016년도 기아차도 제네시스처럼 고급화를 꽤 하기 위해 언론에 발표한 바 있었다. 하지만 과연 기존의 기아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제네시스처럼 고급차 라인업이 많은 것도 아닌 기아는 결국 브랜드 론칭을 무산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그럴 돈으로 기존 촌스럽다고 전 세계적으로 지적받은 엠블럼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잡았으며, 기업 자체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일환으로 형상까지 바꿨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하게 이슈를 해결하기엔 기존의 브랜드 밸류가 너무도 떨어져 버렸고 투자도 소홀했던 탓이지 않나 싶다.

사실, 기아차는 현대차 손아귀에 벗어나야지 서자 소릴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와 같은 한솥밥을 먹다 보니, 기아 또한 나름대로 디비전도 내놓고 싶을 것이고 더 나은 고급차를 내놓고 싶을 것이다. 고급차만큼 마진율이 좋은 아이템도 없기 때문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수합병된지도 꽤 긴 세월이 흐른 만큼 사실상 독립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리프트가 된 후 K9은 향후 2~3년간 기아에서 판매고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난 뒤 K9의 존재를 유지할 것인지 혹은 없애버릴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분명한 건 K9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건 누가 뭐라고 한들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 말이다. 그리고 K9의 존재가 사라진다면 참으로 슬픈 역사를 가진 차로 기억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덜 슬프게 가려는 이번에 새로 출시한 K9은 어떻게든 이쁨 받아보려 하는 모습에 저절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니, 앞으로의 K9의 흔적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