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자동차 업계에서는 2000년도 즈음부터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가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자동차 세상의 중심은 내연기관 차였다. 이에 우리는 “전기차 세상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전기차가 곧 주류가 되는 세상은 그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새 전기차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내연기관차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있고, 100%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발표하면서 전기차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메르세데스 미 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할 거라고 밝힌 벤츠의 계획은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보자.

활짝 핀
전기차 시대

기존에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막고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1회 충전 시 가능한 주행거리였다. 과거에는 보통 전기차를 한 번 충전하면 200km에서 300km밖에 못 갔다. 그렇기에, 한 번 기름을 넣으면 700km에서 800km는 기본으로 갈 수 있는 휘발유 차와 가솔린차를 두고 전기차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여러 기술이 개선되어 한 번에 400km에서 500km는 기본으로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개선되는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 가격을 좀 더 저렴하게 만들었고, 충전소나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각종 구매 혜택 등도 전기차 인프라가 서서히 넓어지는 데에 기여했다. 그렇게 점차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벤츠의 과감한 투자
거침없는 도전 선언

벤츠는 차세대 배터리 연구 개발과 같은 전기차 R&D 부문에 약 54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2022년까지는 모든 세그먼트에 전기차를 보유할 계획이고, 2025년부터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중대형 승용차, 고성능, 화물차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벤츠는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차세대 배터리 연구 개발, 새로운 충전 시스템 및 최대 충전 인프라 구축, 전기차 생산 네트워크 확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벤츠는 현재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 ‘비전 EQXX’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며, 전기차 생산 네트워크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시대에 발맞춰가기 위한
이유 있는 선택

벤츠가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다짐하게 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자동차 산업은 공급자 중심이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해야 굴러가는 산업이기에 소비자 중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친환경, 높은 편의성, 높은 안전성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많이 변화하면서 이제는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양산 시대로 발맞춰 가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포착한 벤츠는 전기차 100% 전환을 선언하게 되었다. 이미 완전 전동화를 선언한 회사들도 많고, 볼보, 포드, GM 등 전 차종 전기차 변환을 선언한 회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벤츠의 이번 선언이 너무 갑작스럽거나, 이상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 선도 업체였던
위기의 테슬라?

전기차 시대가 오기까지 전기차 선도 업체로서 테슬라의 영향은 매우 컸다. 모델 S의 출시로 전기차의 성능이 내연기관 차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모델 3 출시로 전기차 가격이 더 저렴할 수 있음을 새롭게 일깨워줬다.

또한, 기존 자동차처럼 5년, 10년 주기로 성능이 떨어진 차를 신차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개념을 새롭게 알려주기도 했다. OTA 서비스라고 불리는 실시간 업데이트 서비스가 스마트폰처럼 계속 업데이트해 주어 신차와 같은 성능을 갖추게 해준다. 하지만 볼보, 포드, gm까지 전 차종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벤츠까지 가세하면서 테슬라만이 가지던 절대적 위치가 위협받고 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의
달리기 경주?

그러나 “10년 전부터 전기차만 만들고 발전시켜온 테슬라와 이제 막 전기 자동차를 제작하기 시작한 회사들은 차이가 크다”라며 이들의 행보가 테슬라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는 자율 주행 기술의 완성도, 외부 의존성,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 등의 측면에서 타 회사들이 테슬라에게 도전장을 내밀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테슬라의 자율 주행 기술은 현 시장에서 가장 진보했고 매우 고도화된 운전 보조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향후 완전 자율 주행 기능이 완성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특히나 테슬라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원가를 낮추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전기차는 가격의 1/3이 배터리 가격이라고 할 만큼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중요하기에 이는 정말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벤츠 전기차 상품성
기대보다는…

테슬라가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데는 테슬라의 우수성도 있지만 혹평을 받고 있는 벤츠의 전기차 상품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벤츠가 내연기관을 잘 만들던 브랜드이지, 전기차를 잘 만드는 브랜드는 아니라서 그런지 평소에 우리가 기대하던 벤츠 브랜드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발표된 EQC의 경우 당시 1억 원이 넘는 가격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50km,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최대 속도 4.8초라는 성능으로 전기차 예비 소비자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벤츠도 전기차 시대에 위기감을 느껴 쫓아가려다 섣불리 선언한 거 아니냐”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가 성큼 다가와 코앞에 있는 시점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분주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 자동차 업계 기술의 표준으로 불리는 벤츠가 작정하고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건 자동차 업계에선 꽤 의미가 크다. 벤츠의 파격 선언에 일부 네티즌들은 “이제 진짜 가솔린차, 디젤 차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는 건가” , “지금은 별로여도 벤츠가 저 정도 투자해서 발전하면 테슬라 순식간일 수도”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차종 전기차 선언은 AMG 같은 고성능 차도 전기차로 만든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고성능 차하면 엔진, 배기 사운드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긴 하다”, “너무 조용해서 장난감 차 운전하는 줄 착각하면 어쩌지”라며 마냥 반가워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머지 않아 내연기관 차는 단종되겠지만, 항상 내연기관을 써오던 우리에게는 아직 이러한 시대적 전환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