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를 본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대사가 있을 것이다. 바로 김희원이 원빈에게 “이거 방탄유리야 XX야”라고 하는 대사다. 하지만 결국 원빈의 집중 사격으로 방탄유리가 뚫린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방탄능력이 뛰어난 차라고 해도 완벽한 방호는 불가능한 것일까? 반면 다른 영화 속에서 아무리 총을 쏴도 폭탄이 터져도 탑승자의 안전을 보호해주는 방탄차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연 현실에서 제작되는 실제 방탄 차량들은 이정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대통령이나 부자들만 타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방탄차는 정보 요원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종종 이용된다. 치안, 정세가 불안정하고 납치, 테러 위험이 높은 곳, 특히 총기나 폭발물을 이용한 범죄가 빈번한 곳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방탄차를 구입하곤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방탄차는 비싼 가격과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과한 성능으로 수요층이 뚜렷하다. 그런데 이런 방탄차 시장에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신차를 선보였다고 한다. 오늘은 벤츠에서 새롭게 공개한 방탄차부터 방탄차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영화 ‘아저씨’에서
배우 김희원이 탄 방탄차

방탄차의 종류는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방탄등급에 따라 나뉜다. 방탄등급은 독일 연방범죄수사청에서 정한 방탄기준이나 미국 법무성의 국립사법연구소의 기준을 바탕으로 분류되는데, BKA는 B1~B7까지 7등급으로 나누며 NIJ는 레벨I, IIA, II, IIIA, III, IV까지 6단계로 나눈다. 보통 B4은 IIA~IIIA으로 권총탄 정도를 막는 수준이며 B6은 III~IV으로 7.76mm의 AK 47 자동소총이나 수류탄까지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방탄등급을 나누고 있지만 무한대의 화력에도 견딜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방탄차의 가장 주된 목적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탑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하며 위험 지역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영화 ‘아저씨’에서 김희원이 탄 차량은 부자들이나 고급 비즈니스맨들이 선호하는 B4의 방탄능력을 가진 차량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확실하진 않지만 벤츠 S-가드 차량으로 보인다. 보통 ‘007’ 영화에 등장하는 방탄차처럼 흠도 없이 총알이나 폭탄을 막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9mm 권총탄으로도 B4 등급의 방탄유리를 뚫을 수 있다.

미국 대통령들이
사랑하는 캐딜락 원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캐딜락 원’을 탄다는 것이다. 캐딜락은 GM에서 제작한 미국 대통령 전용 캐달락 리무진이다. 캐딜락 원은 그 위엄있는 모습과 가공할 방탄 능력으로 ‘더 비스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캐딜락 원은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부터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새롭게 설계된 캐딜락 원은 2018년 9월 UN 총회부터 투입됐다. 캐딜락 원은 수류탄과 로켓포, 대전차 지뢰와 화생방 가스 등 외부 공격을 견뎌내는 방탄차로 길이 5,500mm, 무게 9t의 내부는 최첨단 기능을 모두 갖췄다. 13cm 두께의 방탄유리는 총격에도 끄떡없다. 차량 하부는 폭발에 견딜 수 있도록 강화금속으로 제작됐다. 이 차에 적용된 케블라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80km를 달릴 수 있고 연료탱크는 외부충격을 받아도 폭발하지 않도록 특수설계됐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타는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타는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는 2016년 당시 독일에서 최고 안전등급을 받은 차량이다. 방탄차로 특수 제작된 이 차는 2016년 9월 모델이고 일반 가드 모델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풀만’ 모델이라는 점이다. ‘풀만’ 모델은 전장만 약 6,500mm이고 마이바흐 S-클래스보다 1,046mm 길다.

터보 V자형 12기통 엔진은 단 53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고 최대 토크는 84.7㎏ㆍm이다. 유럽 표준 방탄 기준 탄도 방탄 등급은 B7을 받았다. 자동소총은 물론 수류탄, 휴대용 유탄발사기인 RPG까지도 방어할 수 있고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타지 않도록 외관 전 부분을 특수 방화 처리됐다. 또한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 공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 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이 차의 가격을 8억~10억 원 정도로 추정했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방탄차와 의전차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는 북한의 김 위원장의 방탄차와 같은 메르세데스 방탄차를 이용하지만 신형모델 ‘마이바흐’인 점에서 차이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아닌 마이바흐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는 VR10 등급의 탄도 방탄 성능을 인정받았다. VR10은 민간 차량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방호 레벨이다. 즉, 경화강 코어 탄환도 막아낼 수 있고, 외부 폭발도 견딜 수 있다. 이외에도 제네시스 EQ900, 에쿠스 스트레티지 에디션 등을 경호 차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에쿠스 스트레티지 에디션의 정확한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가 정상이나 국빈을 보호하기 위해 의전차는 제원이나 방탄 성능을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또한 청와대가 2018년에 새로 구입한 제네시스 차량의 정확한 정보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2009년, 현대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 방탄차인 ‘에쿠스 리무진 시큐리티’를 선보였고 그 중 차량 3대를 경호 차량으로 청와대에 기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딜락 원’이나 김 위원장의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못지않은 첨단 기능이 장착됐다. 이 차량은 고성능 폭약 15㎏이 옆에서 터지거나 AK47 수준의 소총 공격을 막아낼 방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독가스 공격이나 화재 발생에 대비한 산소 공급 및 소화장치, 야간 운전 시 적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급 소등 및 야간 운전용 적외선 투시 장치, 화재 진압 시스템, 컴퓨터, 통신시설 등도 장착됐다. 또한 타이어 4개가 전부 터져도 시속 80㎞로 30분 이상 달릴 수 있다.

방탄차로 나오는 자동차들은
실제 방호력은 어느 정도일까

방탄차량은 철저한 테스트와 인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방탄차량은 기본적으로 3가지 분야의 테스트를 받게 된다. 일단 방탄 기능의 경우에는 차량의 전 방향과 전 지점에 약 300개의 마커를 미리 표시하고 10m 거리에서 7.62mm와 5.56mm 탄환을 사용하는 소총으로 정조준 사격해서 관통이 전혀 없어야 한다. 차량의 상하부는 HG85 수류탄 2개의 폭발을 견뎌야 하고 측면은 15kg의 TNT 폭발에도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GM의 캐딜락 원 이외에도 물론 다른 제조사에서 만든 방탄차도 있다. 아우디는 방탄 등급 VR9 충족하는 A8 L 방탄차를 러시아에 공개했다. 저격수의 총탄과 수류탄, 차량 호재 속에서도 승객을 보호할 수 있으며, 방탄을 위한 패널과 각종 하드웨어가 추가됐다. 소화 시스템과 통신장비도 갖췄다. 그리고 위험 수준의 공기 오염 물질이 감지될 경우 공기 플랩을 닫고 제한된 시간 동안 깨끗한 공기를 차량 내부에 공급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문이 열리지 않는 긴급상황을 대비해 내장 폭발 시스템도 있다. 파워트레인은 V8 트윈 터보엔진이 적용돼 최고출력 563마력, 최대토크는 81.6kgm다.

BMW에서 출시한 760Li 시큐리티는 방탄용 차체와 방탄유리, 특수도금, 런플랫 타이어, 보조 연료 등을 갖췄다. 방탄유리 두께만 60mm에 달하며, 차체 하부에 특수도금 처리로 폭발물을 견딜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6.0리터 V12 엔진이 적용돼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하고 루프는 최대 200g의 C4 폭약에도 견딜 수 있다. 방탄유리 두께는 33mm이고 방탄유리 내부엔 폴리카보네이트를 추가했다. 파워트레인은 4.4리터 V8 엔진이 얹어져 최고출력 523마력의 힘을 낸다.

KBS뉴스

대한민국에서
방탄차 수요

방탄차에는 온갖 첨단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나라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방탄차가 국가 정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 국가를 대표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B6급 이상의 방탄차량이 수입되지 않는다. 그리고 B6급 이상은 별도의 주문을 통해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20억 원 이상의 고가로 판매된다.

우리나라는 총기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치안이 높아 방탄차 수요가 낮은 편으로, 방탄차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평가하기 힘든 수준이다. 총기 소지가 자유롭고 합법화된 국가에서는 방탄차 시장이 동반 성장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총알이나 폭탄 공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요가 거의 없어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자사 브랜드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방탄차가 출시된다면 그에 따른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속 개발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공개

이번에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특별한 S 클래스는 바로 ‘방탄 기술을 더한’ VIP 보호 특화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 680 가드 4Matic’이다. 외관은 S 클래스와 완벽히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어 겉보기에는 방탄차량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S680 가드 4Matic에서는 ‘가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탑승자 보호에 집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차량의 외형, 디자인 요소 역시 멋을 보여주기 보다는 방어 능력에 집중했다.

세분화된 유럽의 방탄 차량 기준 중 내부가 훤히 보이는 VR과 내부가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재질이 사용된 차량은 FB로 구분된다. S680 가드의 등급은 VR10이다. VR10은 실내가 보이는 유리와 같은 방탄 재질이 사용된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이번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는 독일 현지 기준 50만 유로, 한화 6억 8,000만 원부터 시작 가격이 책정됐다. 주문 후 51일간 추가 작업을 통해 완성되고 리무진 버전인 풀만 버전은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

기존 S클래스와의
차이점 및 특이점

이번 신차는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을 기반으로, 탑승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특화 사양이 적용됐다. 차체 강판과 유리 등에 방호 성능을 보강했고, 파워트레인과 주행 구성 요소들도 기존 모델과 차별화했다. 실내는 일반적인 S 클래스와 완벽히 동일하다. 4인승과 5인승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냉장고를 비롯한 가죽과 우드 트림도 일반적인 S 클래스처럼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고 적용된다. S 가드가 일반적인 S 클래스와 크게 다른 점은 1열 센터 콘솔 앞쪽에 방탄을 비롯한 VIP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버튼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창문은 여러 겹의 유리를 겹쳐 만들었고, 그 사이사이 방탄 소재를 채워넣었다. 그 결과, 창문 두께만 10cm에 달하며, 무거운 유리창을 여닫기 위해 전동 모터 대신 특수 유압 장치가 사용됐다. 덕분에 차량의 전자 제어 시스템이 다운되더라도 창문 개방이 가능하다. 각종 방호 소재, 부품으로 인해 늘어나는 무게를 견딜 수 있고 타이어 파손에도 100km/h 속도로 30km 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미쉐린 사의 PAX 런플랫 타이어를 적용했다. 그리고 보다 견고한 강성을 보장하는 알로이 휠을 조합해 네 바퀴에 적용했다.

위급 상황 시 불을 끌 수 있는 소화 기능과 긴급 상황 및 화생방 공격 상황을 대비해 신선한 공기를 차량 내부로 공급해주는 산소 탱크도 마련됐다. 전력 수요를 감안한 비상 배터리를 비롯해 별도의 통신 장치 장착까지 지원하는 등 차량 내에서 일정 기간 거주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그 결과 공차중량은 4.2톤에 달하며, 마이바흐 S680보다도 1톤 이상 무겁다. 소총 및 대전차 로켓 등 대부분의 개인화기 공격을 방어할 수 있고, 대전차 지뢰와 TNT 폭탄 공격까지 견딜 수 있다. 이전 W222 모델 기반 마이바흐 S600 가드는 물론, 현대차 에쿠스 스트레치드 리무진보다 더 뛰어나다.

벤츠의 신차 방탄차 확인한
네티즌들 반응

새로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유지비가 어휴”, “불법거래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겠네”, ”벤츠야 이거 만들 시간에 제발 시동꺼지는 문제 좀 해결해라”, “차 안에서 하루 종일 사는 것도 아니고 내리면 의미없는데 왜 만들고 시간낭비 하냐”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로 인한 사건, 사고를 떠올린 몇몇 네티즌들은 “화물차 판 스프링 때문에 우리나라 방탄차 필요하다”, “이렇게 풀옵션 말고 판스프링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발사되는 소형 유도미사일 옵션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 “화물차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할 듯”라며 비꼬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아저씨를 관심있게 본 네티즌들은 “극 중 김희원이 이 차를 탔으면 안 죽었겠네”, “만약에 원빈이 이 차를 뚫으려고 영화처럼 총 쐈으면 어깨 탈골 각이다.”, “방탄유리까지 모조리 씹어 먹어줄게”라는 재밌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동차라는 역동적인 기계와 방탄이라는 멋진 성능이 합쳐진 방탄차는 모두가 알고 있고 누구나 한 번쯤 타보고 싶은 매력적인 차량이다방탄차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고 제작에도 몇 달이 걸리지만 앞으로도 각 국의 여러 VIP들을 위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점점 더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탄차는 겉보기에 일반 차량들과 비슷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정말 멋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려고 하는 악의를 품은 대상으로부터 차에 탄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차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봤을 땐 한 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생긴다앞으로 점점 더 발전하는 방탄차의 모습보다는 언젠간 방탄차가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