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수입차, 전기차, 대형 SUV 판매는 늘어났다. 수입차 판매는 16만 7,000대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시장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15%에서 3.1%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 그런데 수입차 중에서도 고급차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몇 억을 호가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소득 양극화에 인한 수요 고급화 확대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양극화, 보복심리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급차 판매량 증가만큼은 다른 이유로 판매량이 증가된 것이라고 네티즌들이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은 평균 판매가격 4억 넘는 초고가 수입차가 잘 팔리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올해 상반기
크고 비싼 차만 잘 팔려

올 상반기 평균 판매가 4억 원 이상 초고가 수입차의 내수 판매량은 76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3% 늘어났다. 매달 128대씩 팔려나간 셈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브랜드별로는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페라리, 애스턴마틴, 맥라렌, 로터스 등의 판매량이 포함된 수치다.

특히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카이다회원사인 벤틀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는 하반기 첫 달에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3개 완성차 업체의 7월 국내 판매량은 1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9% 늘어났다. 1~7월 누적 판매량도 613대로 전년 대비 43.2% 증가했다.

“보조금 안 받아도 괜찮아”
고급 전기차 구매하는 소비자들?

아울러 올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판매가인 9,000만 원 이상 최고급 모델의 선전이 눈에 띈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판매가 8,281만 원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계약 대수가 2,000대를 돌파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판매 가격 1억 4,560만 원인 포르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는 올 상반기에만 900대가 넘게 팔리며 억대 럭셔리 전기차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1억원에 육박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순수 전기차 ‘EQC 400 4MATIC’도 같은 기간 337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고급차

고급차 판매량 증가 추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이 됐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독일 럭셔리카 브랜드 포르쉐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람보르기니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4,852대를 팔았고, 포르쉐도 같은 기간 31% 늘어난 15만 3,656대를 판매했다. 두 브랜드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32%, 23% 판매량이 증가했다.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분기 판매량이 2,6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로나로 인한
독특한 소비문화 형성

수입차 판매량 급증은 수입차와 국산차 간 개소세 부과 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금지 등 수입차 대비 국산차 역차별, 전기차 보조금을 노리는 외국계 기업들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 소득양극화와 수요고급화 경향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수입 고급차가 잘 팔리는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소비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고급차 판매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여행도 못 가는데 차나 바꿀까?”
소비 양극화와 보복 소비 심화

전세계에 급속도로 퍼져나간 코로나에 직면한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힘들어하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로 인해 부의 불평등은 더 심해졌다. 기존의 경제 활동이 일시에 중단되면서 가진 자 와 없는 자의 차이는 오히려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없는 자는 코로나19로 생계가 더욱 막막해진 반면, 가진 자는 새로운 부의 증식 기회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작년 실업자 수는 2,600만 명 증가했는데 그에 비해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3,080억 달러로 10.5% 늘었다. 이제는 코로나19가 빈부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2021년 상반기에 부자들의 소비가 대폭 늘었다. 월평균 소득 1천만 원이 넘는 가구는 상위 20%인데 이들의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그들의 대표적인 소비로는 고급 차량 소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고급차 판매량 증가
확인한 네티즌들의 반응

고급차와 슈퍼카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돈 많아서 사는 건 괜찮지만 세금은 물론 잘 내야하고 차 산 돈이 부정한 돈이 아니길 바란다”, “소비 양극화된거 뼈저리게 느낀다 나는 타고 다니던 차 팔고 중고차 샀는데..”, “나는 보복소비로 치킨이나 시켜먹어야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급차 구매 증가가 과연 소비 양극화와 보복소비 때문일까”, “돈 많아서 사는 사람도 많겠지만 거의 법인일 듯”, “무슨 코로나 때문에 구매 증가냐 죄다 법인으로 구매했는데”, “대부분 회사 업무용차로 구매했을 듯”, “판매량 증가한 부분 조사 잘 해봐라 전부 법인일거다”라며 고급차의 판매량 증가가 다른 이유로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코로나 때문에 판매량이 증가한 것일까?

법인으로 구매해서
개인 차량으로 이용?

코로나19로 어려운 사람이 많은 요즘 한쪽에서는 마이바흐,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이런 고급 수입차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누가 이런 차들을 샀는지 살펴보니 대부분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구입유형별 통계에 따르면 슈퍼카와 고성능 스포츠카를 판매하는 포르쉐,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 4개 브랜드가 지난해 판매한 고성능·럭셔리 수입차는 총 8,549대다. 그 중 법인명의는 5,684대, 법인 비중은 66%으로 밝혀졌다.

슈퍼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는 올해 모두 214대가 팔렸는데, 그 중 184대를 법인에서 샀다. 회장님 차라고 불리는 롤스로이스는 144대 중 130대, 벤츠 마이바흐는 248대 중 214대를 법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작년에 등록된 4억원 이상 최고급 슈퍼카를 살펴보니 10대 중 6대는 법인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된 법인 승용차 중 최고가는 지난해 6월 등록된 부가티 시론으로 최초 취득가액은 44억 6,000만 원이다. 신규 등록된 4억원 이상 최고급 슈퍼카 중 법인 소유는 87%로, 슈퍼카 법인 소유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왜 법인차로
고급차 구매하는 것일까

업무용으로만 사용한다면 스포츠카나 고가의 슈퍼카라고 해도 업무용 승용차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법인으로 왜 스포츠카나 슈퍼카를 구매하는 것일까? 최고 4억 원에 육박하는 수입 고급차를 구매해 개인용이 아닌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하면 세금 감면을 비롯한 여러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이 아닌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하게 되면 취득세나 자동차세 감면을 포함한 전기차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하면 감가상각비나 유류비 등에서 비용처리를 받는 혜택도 있다. 이렇게 혜택이 많기 때문에 사적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법인차로 고급차를 구매하고 개인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 변경해라 세금 낭비만 엄청하고 있네”, “법인카드로 무한대 이용가능한 세계유일의 나라이니 고성능차 최고의 시장이지”, “법인차 등록제도 개편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경제규모대비 고가 수입차시장이 엄청나게 비대한 가장 큰 이유가 법인차 등록제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법인명의의 차량등록부터 진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를 사업용 차로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보편타당성에 맞지 않는다”라며 “국내 모든 슈퍼카의 출처를 다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슈퍼카 시장이 확대되면 법인차량을 가장한 탈세는 비일비재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차량 전수조사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판데믹 이후 시장에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자산 가치는 명품과 사치재의 소비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앞으로도 백신접종을 통해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는 다시 부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급차 판매량 증가에 있어서 코로나로 인한 소비 양극화와 보복심리라는 이유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 반응과 실제 국내 고급차 등록현황을 살펴봤을 때 판매가 증가된 이유를 하나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판매된 고급차 과반수 이상이 법인으로 구매됐으니 코로나로 인한 소비양극화, 보복심리라는 이유 외에 다른 이유도 있는 것이다. 물론 고급차를 개인이 구매해서 타고 다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고급차와 슈퍼카를 이용한 극소수 소비자들의 탈법적 사치행태는 조세정의에도 맞지 않고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일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를 방관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늬만 회사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