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올해 하반기가 되면서 국내 전기차 보급 수가 20만 대를 돌파했다. 내년에는 30만 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들이 현재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충전소다. 현재 전기차의 판매량은 나날이 늘고 있는데 충전소 인프라는 판매 속도에 맞춰서 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해도 충전을 못하면 이용할 수 없으니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전기차 충전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수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기존의 주력 사업과 충전서비스를 연계하고, 전국의 사업 거점을 충전 서비스망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그 중 현대차그룹이 발빠르게 움직이며 전기차 충전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대해 테슬라 차주들이 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오늘은 현대차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문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테슬라
V3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

테슬라는 250kW급 V3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동시에 갖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센터필드 지하에 V3 슈퍼차저 6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무료 완속 충전이 가능한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슈퍼차저보다 두 배 많은 12기를 설치했다. 센터필드 내 호텔이 위치했다는 점과, 지하 쇼핑몰 음식점이 위치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의 경우 유명 호텔에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저가 설치되고 있지만, 평균 3기 정도 설치되는 것이 전부다. 센터필드 측은 음료 또는 음식을 먹는 소비자들에게 일정 시간 이상의 무료 주차 혜택을 주고 있다. 슈퍼차저보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주로 이용하는 테슬라 오너라면, 충전 비용에 대한 걱정은 크게 들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구축하는 V3 슈퍼차저 자리에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함께 짓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는 테슬라 차량 판매가 늘어남과 동시에 다양한 소비자들의 충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현대차
초급속 충전 E-pit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바로 E-pit이다. E-pit은 국내 전기차 충전 표준인 CCS1 DC콤보 충전기를 사용한다. 초급속 충전에 해당하는 800V급을 제공하며, 표준 어댑터를 채용하지 않은 차량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뿐만 아니라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등 도심에도 E-pit을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와 각종 전시 거점등을 활용해 E-pit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다음달 초 새단장 완료 예정인 기아 강서 서비스센터다. 기아 강서 서비스센터 건물 뒷편에는 E-pit 충전기 2기 설치가 진행중이다. 다른 곳에 비해 충전기 수는 적지만, 향후 전기차 판매 확대와 충전소 차별화 전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E-pit 충전소를 설치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E-pit 충전기 수는 총 72기다.

중알일보 / 현대차 E-pit 충전소 모습

현대차
고속도로 휴게소에
초급속 충전소 설치

E-pit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개소식을 갖고 지난달부터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각 6기씩 총 72기 설치돼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중이다. 경부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E-pit가 설치된 휴게소도 비교적 고르게 분포됐다. 장거리 운행 중 빠른 충전이 다급하게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어 전기차 차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E-pit를 사용할 수 없다. 국내 기술 표준인 CCS1 DC 콤보 단자를 채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벤츠, BMW, 포르쉐 등 유럽산 전기차들은 이 표준을 이미 채택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인 슈퍼차저는 고속도로에 비치되어 있지 않다. 결과적으로 E-pit 이용을 두고 차량 이용자간 갑론을박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무턱대고 테슬라 이용자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충전 표준을 따르지 않은 테슬라의 태생적인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주들
현대차와 환경부에
대량 민원 넣었다

현대차는 E-pit의 사용에 “한국공용 DC콤보만 사용 가능하고 모든 변환 어댑터 사용금지”라고 제한을 뒀다. 이에 일부 테슬라 차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당시 테슬라 차주들은 “공공부지인 휴게소에 현대차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 고속도로는 공공시설이고 1원이라도 세금 지원받아서 지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용시설이다”, “테슬라를 차별하는 것이냐”라며 현대차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차주들은 전기차 주관 부처인 환경부와 국토부에도 항의 전화를 넣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대차 E-pit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사용 방식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라며 “어떤 민원인은 3일 연속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는데, 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현대차그룹
입장문 발표

테슬라 차주들의 민원 테러로 인해 결국 현대차그룹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당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고 자본금으로 지었다”라며 “어댑터는 안전상 대형화재나 인명피해와 충전기 보호차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불허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테슬라 차주들은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테슬라 차주들은 “현대측의 말도 안 되는 핑계이다”, “어댑터를 쓰면 위험하다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현대차가 장난질하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에서 곧 KC인증을 받은 안전한 어댑터가 나오면 무조건 개방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샘서울 / 고속도로 모습

한국도로공사까지
나서서 상황 정리했다

테슬라 차주들은 현대차의 입장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더 거세게 토로하고 했다. 오히려 테슬라 차주들은 DC콤보 어댑터를 사용해서 화재가 날 뻔한 사건과 환경부 충전기의 어댑터를 사용해서 고장을 낸 일화를 꺼냈다. 다른 제조사 전기차 차주들은 “테슬라 차주들이 공용 충전기 어댑터를 고장내고 그냥 가버리고 정상적인 DC콤보 어댑터를 장착한 다른 사용지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 차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자 이젠 한국도로공사에서 상황 정리에 나섰다. 한국도로공사는 기사를 통해 고속도로 충전소 사업 유치를 위해 공고를 냈는데 현대차만 참여한다고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테슬라의 충전 규격이 달라 테슬라 차주들을 위해 테슬라에게 먼저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테슬라가 회신조차 안했다고 밝혔다. 결국 테슬라가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내 슈퍼차저 설치 사업에 대한 교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테슬라 차주들
상황 파악 후 반응

한국도로공사에서 밝힌 내용을 접한 테슬라 차주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것과 다른 전기차 차주들에게 반문의 댓글을 다는 것을 줄이긴 했지만 일부는 여전했다. 일부 테슬라 차주들은 “환경부가 제대로 테슬라에 요청도 안하고 공문만 몇번 보내고 만 것 아니냐 공무원들 일처리 제대로 안하네”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심지어 E-pit 어댑터 금지라고 해도 무시하고 무단으로 사용한 걸 자랑하듯이 인증한 글을 올리는 테슬라 차주도 있었다.

제3자로 상황을 파악한 네티즌들은 “이래서 테슬라 차주들이 테슬라했다”, “테슬라 카페나 기타 전기차 동호회 카페등에서 회원들에게 집단으로 달려들어 욕하던 테슬라 차주들 자기들이 한 짓들을 절대 사과도 안하네”, “주변 테슬라 타는 사암들보면 본인이 갱장한 트랜드세터고 얼리어답터이며 세계 차량시장의 헤게모니에 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더라”, “테슬라 타는 사람 현대기아차 싫어하는데 이거 때문이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IT조선 / 테슬라가 출시하기로 한 CCS1 DC콤보 어댑터

테슬라가 올해 DC콤보 충전 어댑터 국내 출시를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했다. 하지만 출시가 미뤄진 CCS1 DC 콤보에 적합한 어댑터가 나와도 현대차 E-pit에 테슬라를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KC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인 전자제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한 것이고, 200kW 규격이기 때문에 350kW의 고전력을 호환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자체로는 마진이 크게 나오기 힘든 구조”라며 “현대차 E-pit 출범, 테슬라가 슈퍼차저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것도 수익성 개선 목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테슬라가 독자규격으로도 계속 성장하려면, 차량 판매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도 그에 맞춰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테슬라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