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속담이 있다.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뜻인데, 실제로 보람도 없을 일을 공연히 형식적으로 하는 체하며 부질없는 짓을 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이 속담의 뜻은 오늘 풀어나갈 주제를 관통하는데, 그 중심에는 ‘국토교통부’가 있다.

테슬라 모델 Y에서 물이 흐른단다. 이번 달만 해도 여러 번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더욱 씁쓸한 것은, 소비자들이 국토부의 이런 태도에 “또 국토부냐”라며 익숙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테슬라 모델 Y 누수 문제와 함께, 국토부와 관련된 자동차 사건 사고들을 되짚어 보겠다.

장마 후 나타난
테슬라 누수 문제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테슬라 모델 Y 오너들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테슬라 모델 Y의 누수 문제다. 지난 집중호우 이후 차량에 누수가 감지되었다는 것. 이에 네이버의 한 테슬라 동호회 카페는 ‘모델 Y 누수 이슈’ 게시판을 신설할 정도로, 그 피해자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모델 Y의 누수가 발견되는 곳은 센터콘솔 무선충전대 아래쪽 부분이다. 이곳의 방음판을 걷어내면 물기가 느껴진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또 다른 누수의 원인으로는, 에어컨 응축수로 인한 누수의 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위키피디아 / 국토부 건물

“처음 알았다”
국토부의 황당 반응
그런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토부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이번 달만 들어 약 50건 이상의 테슬라 모델 Y 관련 신고가 접수되었지만, 국토부 북미 수입 차량 결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결함 신고가 접수된 곳이 국토부 리콜 센터인데, 어떻게 국토부 소속 담당자가 이를 모를 수가 있을까. 또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비자와 관련 기관으로부터 테슬라 모델 Y 관련 사항을 단 한 건도 접수 받지 못했다. 자세한 것은 교통안전공단 측이 안다”라고 전했다.

이에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모델 Y 관련 신고가 이달 들어 급증하면서, 자동차 안전 연구원 결함조사처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테슬라 오너들의 불만과 불안은 점점 커져가는데, 국토부의 시정 조치는 적어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디시 자동차 갤러리 / 그랜저 사고

불현듯 떠오르는
그랜저 사고
이번 테슬라 모델 Y 누수에 대한 국토부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작년 6월의 그랜저 화재 사고가 떠오른다. 출고한 지 6개월, 누적 주행 거리는 4,800km밖에 되지 않은 현대 그랜저가 갑자기 화염에 휩싸인 것. 당시 차량 앞쪽에서 무언가 갈리는 소리가 들려, 차주는 간신히 탈출하고 차량만 까맣게 불탔던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책임을 지고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국토교통부’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국토부는 사고 발생 후 몇 개월이 지나도 화재의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때문에,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토부가 아예 조사를 시작할 마음이 없다”라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결국 국토부는 사고 이후 1년이 지나서야 해당 모델을 포함한 약 71만 대의 리콜을 결정했다.

소방청 / 코나 사고

지지부진했던
코나 사고 수사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7월경에는, 코나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의 사고였다. 이에 소비자들은 원인 규명을 촉구했지만, 국토부는 1년 넘도록 화재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현대차 측에서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이라는 원인을 밝혔고, 국토부는 이를 원인으로 확정했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재 발생 가능성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국토부가 현대차 대변인이냐”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결국 올해 초, 현대 코나의 리콜이 확정되었으나, 리콜 이후에도 코나 화재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국토부 아니고
현토부?
“국토부 아니고 현토부” 현대차를 감싸는 국토부의 모습에, 소비자들이 붙인 별명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현대차에게 유한 태도를 많이 보였는데, ‘현대차 전기차 초급속 충전 논란’에서도 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국토부는 현대차가 350kW 급 충전기 72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가, 이 중 24기의 출력이 100kW로 제한된 점이 드러나면서 48기만 350W 급 충전이 가능하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이마저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국토부 측은 “충전소에 가면 다 써져 있다”라는 발언을 해 소비자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BMW 공식 홈페이지 / BMW 코리아

민관합동조사단 자녀가
BMW 직원이라니
BMW 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국토부의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BMW 화재에 민관합동조사단으로 나서기로 했던 위원의 자녀가, BMW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자녀가 그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데, 해당 위원이 정말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이에 국토부는 2018년 8월 해당 위원을 사임하고, 자동차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를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로 전면 개편했다. 그러나, 개편된 위원회에 현대차 공식 서비스 센터 ‘블루핸즈’의 공업사 대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논란이 들끓었다. 공정한 인사로 위원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는 어디로 간 걸까?

싸늘한
네티즌들의 반응
국토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소비자들은 점점 국토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다. 네티즌들은 “국토부가 국토부 했다”, “역시 현토부”, “이런 일이 한두 번이냐”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년간에 걸쳐 사건들을 바라보다 보니, 이젠 국토부가 제대로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체념한 것.

일각에서는 “자국 기업 봐주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라며 국토부의 태도를 일정 부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느슨하게 대하는 태도가, 결국 소비자인 국민들을 다치고 피해 받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민중의 소리 / 코나 사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도로교통안전국이 존재하는 한 웬만한 결함은 전부 리콜 사항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현대는 국내에서 코나 리콜이 시작되고 3일 후 바로 미국에서 자진 리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화재가 일어나도 별다른 액션이 없다가, 언론에 크게 실리고 난 이후에야 부랴부랴 리콜을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아주 다른 조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연 국토부가 이번 테슬라 Y의 누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부는 신뢰 회복을 위해, 지금까지와 같은 소극적인 반응보다는 적극적인 해결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의 눈도 중요하다. 비단 이번 테슬라 Y의 결함뿐만이 아니라, 추후 다른 결함이나 사고가 일어났을 시에도 소비자들은 이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뽑기 운이다”라는 말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결함의 시작부터 해결까지 소비자가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그 어떤 기관도, 어떤 기업도 소비자의 ‘여론’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소비자가 피해 받지 않으려면, 눈에 불을 켜고 진득하게 국토부의 움직임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