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포장마차 어묵 200원, 마이쮸 300원, 컵 떡볶이 500원, 붕어빵은 1,000원에 4~5개를 먹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2021년은 어묵 한 개가 15년 전 붕어빵 4~5개를 먹을 수 있는 값과 같아졌다.

조금은 슬프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폐 가치가 달라지기에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매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다고 해도 너무 많이 가격이 상승한 자동차가 있어 소비자를 당황하게 했다는데, 어느 브랜드일까?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
누리는 현대차
자동차에 대해 잘 안다면 이미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로 소비자를 놀라게 한 브랜드는 바로 현대차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83.1%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지난 10년 동안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현대차는 르노삼성, 한국 GM, 쌍용차 등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 현대차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노사 간 갈등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인지, 현대차는 앞서 언급한 자동차 업체보다 가격 인상폭이 크게 나타났다.

쏘나타 9년 동안
26% 가격 인상
그중에서도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인 쏘나타의 경우, 2012년부터 올해까지 가격이 26% 인상됐다.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은 2012년에 2,020만 원부터 판매됐는데, 2021년형 모델은 2,547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9%밖에 안 올랐는데 쏘나타는 26%나 오른 것이다.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과 같은 급인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의 2.0 가솔린 모델 가격은 2012년부터 2018년에 단종되기까지 6년 동안 가격이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 GM의 쉐보레 “말리부”도 2012년부터 2022년 모델까지 가격변동은 있었지만 100만 원 정도로 가격 인상폭이 현대차만큼 크지 않았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현대차 공화국이라는 것
한편으론 현대차가 차값을 올리는 게 무슨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78만 대 이상을 판매해 내수 판매의 48%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내수 판매량이 높은 만큼 현대차가 가격을 올리면 그 가격이 기준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앞서 언급했듯 기아를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은 83.1%이다. 사실상 현대·기아차가 자동사 시장의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한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가 디자인과 옵션 등 품질이 다른 중견업체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현대차의 가격 인상폭이 높다”라고 말했다.

“가격 올릴 수밖에”
현대차 노조 임금
현대·기아차는 매년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올리고 있다. 기본급과 성과급 지급으로 매년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들의 요구를 결국 사측은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네티즌들은 현대차 근로자들을 “귀족노조”라고 부른다.

매년 인건비 부담이 더해지다 보니 신차 가격이 올라도 영업이익은 제자리라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현대차와 노조 싸움에 등 터진 건 소비자였다. 소비자들은 노조한테 주는 돈을 왜 우리한테 받아내냐면서 공분했다.

현대차의 가격 인상
국산차 가격이 수입차 수준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세단 벤츠 E클래스를 살펴보면, 2012년 E200 가솔린 모델이 5,850만 원~6,570만 원이었다면 2020년형 E250 가솔린 모델은 6,300만 원이다. 가격 차이가 10% 미만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역시 지난 10년 동안 가격이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다. 현대 쏘나타가 26% 인상한 것에 비해 작은 숫자다.

“국산차는 가성비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걸까? 현대차 가격 인상을 살펴보니 조금은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도 아직은 현대차 가격이 수입차 모델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가격 인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현대차가 수입 브랜드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국산차와 맞먹는 가격으로
수입차 출시
계속 인상되는 현대차 가격 때문에 이젠 현대차와 비슷한 수입차들이 하나둘 출시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이 신형 7세대 제타를 현대 아반떼 가격으로 국내 출시하여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같은 값이며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소비자들의 관심은 폭스바겐 제타로 향했다.

폭스바겐이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로 제타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내에 선보인 것처럼 앞으로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내수 제품의 가격 정책을 신중하게 점검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가격 인상 폭이
크지 않은 모델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차의 모든 차량의 가격 인상폭이 큰 것은 아니다. 당연히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은 모델도 있는데 바로 그랜저이다. 2012년 그랜저 가격은 3,048만 원이고 2022년형 가격은 3,303만 원이다. 255만 원의 차이로 8.3%가 오른 것이다. 몇 차례 모델 변경을 통해 차체가 커졌고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추가됐음에도 10년간 가격대가 비슷하다.

현대차 측은 “현대차가 그랜저 가격 인상을 억제한 것은 수입차 모델 중 그랜저와 경쟁하는 모델이 많은데다가 이전에 쏘나타를 구매하던 소비자가 상위 모델인 그랜저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담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가격 인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제야 아셨나요? 물가상승의 주동자는 대기업이란걸”, “역시 독점이 안 좋다”, “부품회사 쪼아서 가격 인하 받고 소비자가는 올리고”, “이러니 수입차로 갈아타지”와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안 사면 되잖아”, “가격 올려도 무슨 상관이야?”, “자동차 필수품도 아닌데 안 사면된다”와 같은 반응도 보였다.

아무리 현대차 가격 인상에 대해 왈가왈부해도 국내에서 현대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현대차인 만큼 이젠 브랜드 명성만을 내세워 가격을 올릴 것이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으로 승부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수입차와 맞먹는 가격에 소비자들이 수입차 쪽으로 등 돌릴 수도 있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