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쌍쉐’ 국내 점유율 단 10%
신차의 부재와 노조, 부품 공급 문제
르노삼성 SM6 프로모션에도 역부족
현대기아차 독과점 우려도 커져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현기차 공화국” 현대기아차의 국내 점유율이 제네시스를 포함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등장한 말이다. 실제로 9월 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을 보면, 현대차가 39.5%, 기아차가 39.0%, 제네시스가 8.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약 10% 가량을 이른바 ‘르쌍쉐’가 나눠 가지고 있다.

이처럼, 르노삼성과 쌍용차, 쉐보레의 약진이 점점 더 두드러지면서 “현기차 싫어서 르쌍쉐 산다”라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수입차들이 점차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면서 이제는 ‘르쌍쉐’가 수입차보다 판매량이 적은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오늘은 국산차 시장의 현주소와 르쌍쉐가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처음으로 수입차가
르쌍쉐를 앞지르다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 그리고 쉐보레. ‘르쌍쉐’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약진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르쌍쉐의 내수 판매량은 총 13만 463대로, 작년 동기간 판매량인 19만 6,213대 대비 33.6% 하락한 수치다. 르노삼성은 4만 2,803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1.8% 감소했고, 쌍용차는 4만 997대를 판매해 34.5%, 한국GM은 4만 6,663대를 팔면서 22.3%가 감소했다.

이와 다르게, 수입차 판매량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달까지의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21만 4,668대로, 작년 동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사상 최초로 수입차가 르쌍쉐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르쌍쉐 주요 모델들도
약세를 보여
각 사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모델들도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의 SM6는 무려 73.3%의 감소율을 보였고, XM3도 57.8% 감소했다.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와 렉스턴은 각각 55.0%, 45.7% 감소했으며, 한국GM의 트랙스는 57.7%, 말리부는 52.9%의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거침없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달까지 6만 2,232대를 판매하면서, 작년 동기간에 비해 16.2%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매달 꾸준히 수입차 1위를 지키고 있는 E클래스 세단은 2만 1,989대가 판매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또한, BMW도 동기간 5만 2,441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 대비 25.5% 성장했다.

네이트뉴스 / 르노삼성 본사

경영난에
신규차량 확보까지 힘든 르노삼성
르쌍쉐의 ‘르’를 맡고 있는 르노삼성은 꾸준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건비가 높아지고, 노사 갈등도 계속되면서 낮아진 공급 안정성 등도 문제가 됐다. 이에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을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대표 사업장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르노삼성은 신규 차량 출시도 어려운 상황이다. 모기업으로부터 신규 차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꾸준히 신차를 내고 있는데, 르노삼성은 ‘더 뉴 QM6’ 이후로는 신차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기존 모델들은 노후화되고 있는데, 신차 없이 어떻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SM6 ‘박리다매’ 시도했지만
이미 늦은듯
르노삼성은 감소하는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리다매’ 작전을 실시했다. 2021년형 SM6를 구매하면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고, 7년이상 노후차량 보유 고객이 차량을 구매하면 20만원을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특별재고할인 100만원까지 추가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이런 혜택에 페이스리프트까지 적용을 했는데, 기존에 비판받아온 승차감을 보완하기 위한 MVS와 대용량 하이드로부시를 적용했다. 또한, 고객 선호도가 높은 기능을 중심으로 트림 별 기본 제공사양을 재구성했으며 ‘이지 커넥트 서비스’, ‘인카페이먼트’ 등 편의사양을 추가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네티즌들은 “뭐가 바뀐거야”, “신차회전이 늦으면 페이스 리프트라도 잘해서 신차 느낌을 주던가”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뉴스토마토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쌍용자동차의
불안정한 상황
쌍용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인수’와 관련된 이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쌍용자동차는 현재 인수될 상황에 처해있다. 게다가 최근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SM그룹이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쌍용자동차의 앞길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쌍용자동차와 연결된 부품 납품사들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부품 납품사들은 납품대금 지급을 월간 어음 정산이 아닌 즉납 현금 결제로 요구했고, 일부 납품사는 기존 잔금을 완납하고 결제 방식 변경을 할 때까지 납품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쌍용자동차는 생산에 필요한 만큼만 부품을 구입해 차량을 제조하게 되면서,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신의 악수’ 티볼리를 닮은
신형 코란도
쌍용자동차의 문제는 인수 이슈만이 아니다. 자동차 자체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티볼리의 성공에 취한 쌍용자동차는 2019년 신형 코란도를 티볼리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이후 티볼리의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었는데, 코란도와 크기만 다르고 상품성은 비슷해 빈축을 샀다.

또한, 코란도는 쌍용자동차를 대표하는 정통 SUV로서 많은 이들에게 ‘직선 위주에 강한 느낌을 가진 차’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수익성 문제로 도심형 SUV로 변하면서 “코란도 대신 다른 이름으로 출시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반응만이 남게 되었다.

“인테리어 좀 바꿔줘” 고질적 문제와
신차 출시 발목 잡힌 쉐보레
쉐보레의 가장 큰 단점은 ‘인테리어’다. 예전에는 쉐보레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는 평도 있었지만, 현재는 스파크부터 트래버스까지 비슷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진부한 인테리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쉐보레에게 인테리어를 바꿔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바뀌고 있지 않은 현실이다.

쉐보레는 신차 출시에도 발목을 잡혔다. 올해 수입 모델을 중심으로 4~5종의 신차를 들여올 계획이었으나, 그 중 볼트EUV와 볼트EV 부분변경 모델이 리콜 이슈에 휩싸이며 출시 시기가 미뤄졌다. 또한, 한국GM은 2023년에 출시될 신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 생산 전까지 타호와 이쿼녹스 등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을 세웠지만, 도입 가능 물량에 한계가 있어 판매량을 극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쌍쉐의 불안정한 현주소를 확인한 소비자들의 표정도 어둡게 변했다. “르쌍쉐에서 신차를 안 내니까 이렇지”, “일단 차 품질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게 문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다가 이런 상황이 된 듯” 등 르쌍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현기차 제외하고 타사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우리가 좋은 품질의 차량을 탈 수 있을텐데”, “현기차 긴장하게 르쌍쉐 조금만 힘내봐라”, “강력한 대항마가 나와서 독과점 막았으면 좋겠다.” 등 르쌍쉐의 약진으로 현기차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점점 점유율이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르쌍쉐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