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작된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이국적인 이름의 ‘한국’ 슈퍼카다
2015년 전손 후 지금은 어디에?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슈퍼카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있다. 페라리, 맥라렌, 람보르기니 등 대개 우리는 외국 브랜드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슈퍼카를 생산한 적은 없을까? 충분히 생길만한 궁금증이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슈퍼카가 존재하냐고 묻는다면,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 차를 알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것이다. 오늘은 한국인이 만든 슈퍼카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모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헤럴드경제 /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허자홍 씨가
설립한 회사
“드 마크로스”라는 브랜드는 GS 그룹의 창업자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인 허자홍 씨가 설립한 회사이다. 그는 평소에 자동차에 매우 관심이 많아 클래식카와 스포츠카를 수집하곤 했는데, 워낙 자동차를 좋아하다보니 자신이 직접 슈퍼카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허자홍 씨는 드 마크로스 브랜드를 창업하고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슈퍼카의 디자인과 설계, 개발을 직접 주도했다. 그렇게 탄생한 자동차가 바로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이다.

이데일리 /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꿈을 현실로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탄생
그의 열정이 꿈으로, 그리고 그 꿈은 현실이 된 것이다.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은 60~70년대 르망 레이스 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었다. 그래서인지 외형과 내부 모두 클래식한 감성이 가득 담겨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을 살펴보자면, 에피크 GT1은 한국의 슈퍼카지만, 한국에서 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그럼 국산차라고 할 수 있어?”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개발자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국산차로 볼 수 있겠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라이드매거진 / 자동차 조립

꽤 이상적인
슈퍼카의 설계
해당모델은 캐나다에 위치한 서스펜션 전문 기업인 “멀티매틱”에서 생산됐다. 멀티매틱은 미국 GM과 포드에 서스펜션 부품을 납품하기도 하고, 레드불 F1 레이싱팀 머신의 서스펜션 설계를 맡을 정도로 실력있는 회사다. 그래서 그런지 2011년에 최초로 등장한 드 마크로스 GT1은 꽤 이상적인 슈퍼카의 설계가 진행될 수 있었다.

에피크 GT1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인 알루미늄과 카본 파이버를 활용하여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경량화를 동시에 이루어냈다. 엔진이나 서스펜션 부품 역시 알루미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그 결과 공차중량은 1,450kg으로 가벼운 편에 속했다. 또, 5.4리터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845마력을 발휘했다.

슈퍼카에 최적화된
서스펜션
후륜 서스펜션 구조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당시 양산형 슈퍼카에서 볼 수 없었던 푸시로드 타입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푸시로드 타입이란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변형하여 푸시로드라는 암이 하나 더 있고 충격을 흡수해 주는 댐퍼는 옆으로 펼쳐져 있는 형태이다. 타이어가 올라가게 되면 로어암도 같이 올라가게 되고, 그러면 푸시로드도 올라가게 된다.

올라간 푸시로드는 락커를 밀고, 그 락커는 댐퍼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댐퍼가 여기서 충격을 흡수하게 되는 원리인 것이다. 이 서스펜션을 양산차에 적용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댐퍼를 수직으로 세울 필요가 없으니 차고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량 양산이 진행되지 못했던 에피크 GT1은 양산형 자동차 중에서 최초로 푸시로드 서스펜션이 적용된 슈퍼카 타이틀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데일리 /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이데일리 /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비싼 가격 하지만
브랜드 가치 제로
에피크 GT1은 2011년 두바이 모터쇼에 이 차를 출품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생소한 브랜드에 비해 150만 달러, 당시 환율로 16억 8,5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의 손을 떠나게 만들었다. 또 해당 모델은 수제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작 기각만 꼬박 6개월이었다.

비싼 가격, 생소한 브랜드, 긴 제작 기간. 이 세가지는 소비자가 굳이 에피크 GT1을 살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는데 충분했다. 슈퍼카는 브랜드 가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신생 브랜드였던 드 마크로스에겐 어려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보배드림 / 파손된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전세계 한 대 뿐인데
15년도에 전손
그렇게 전 세계 한 대밖에 없는 슈퍼카가 된 에피크 GT1이 2015년에 전손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파손된 드마크로스 사진과 함께 해당 게시글을 올린 글쓴이는 ‘아.. 한숨밖에 안나오네요”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네티즌 역시 “또 다른 전설이 태어나기를”, “와, 진짜 억장 무너질 듯”, “헐 뭐야”, “수리는 가능한지?”, “17억이라던데..”, “제발 복원되기를, 프로젝트가 계속 나아가길 바랍니다” 등 전세계에 한 때 뿐인 자동차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만든 최초의 슈퍼카가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표했다. 그렇게 국내에서 사고가 나 반파되었다는 뉴스 이후론 소식이 없었다.

헤럴드경제 / 이낙연 전남도지사(좌), 허자홍 드 마크로스 대표(우)

그런데 수리했나?
이듬해 전시
그런데 이듬해, 2016년 전라남도청 전시 소식이 들려왔다.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고성능 자동차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향후 수제 슈퍼카 제작 라인을 갖출 예정이라는 내용의 소식이었다. 도에 따르면 F1 경주장 인근에 자동차튜닝밸리 산업을 홍보하고자 고가의 슈퍼카를 전시했다고 한다.

이렇듯 본격적으로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펼치는 듯 했지만, 전라남도 전시 이후 또 한 번 소식이 끊겼다. 이후에 또 한 번의 사고가 나 폐차했다는 말도 있고, 다시 수리중이라는 말도 있다. 에피크GT1은 여전히 카더라만 존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

에피크 GT1은 2015년에 반파 소식이 들려 많은 이들의 억장을 무너뜨렸지만, 이듬해 전라남도에 전시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줬다. 하지만, 그 이후로 소식이 끊긴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은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지기 시작했고, 개발을 주도했던 허자홍 씨도 슈퍼카 사업을 정리하면서 코리안 슈퍼카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나게 되었다.

이름만 들으면 이태리 하이퍼카 같지만, 한국 사업가가 설립한 드 마크로스 자동차 회사에서 탄생한 에피크 GT1. 많은 이들은 허자홍 씨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을 생각하면 만든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