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2 엔진 결함 리콜
현대기아차 8천 달러 과징금
공익제보자 김광호 씨 보상금 받아
사상 최대 금액 ‘280억 원’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두려움을 감수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보상은 무엇일까. 몇 년 전, 현대자동차의 엔진 ‘세타2’의 결함을 용기 있게 밝힌 공익제보자 김광호 씨의 이름이 다시금 매스컴에 올랐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좋은 소식이다.

2016년, 김광호 씨는 현대자동차의 세타2 엔진 결함에 대한 정보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제보했다. 그리고 약 5년이 지난 2021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김광호 씨에게 포상금 2천 400만 달러를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80억 원이다. 오늘은 김광호 씨가 공익제보를 한 이유와, 그 보상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현대자동차 / 세타2 엔진

세타2 엔진에서
줄줄이 화재 발생
사실, 세타엔진은 현대차 파워트레인의 상징이었다. 세타 엔진 이전에는 일본 미쓰비시에 로열티를 주고 엔진을 사용했었지만, 중대형 세타엔진이 개발되면서 오히려 미쓰비시에 엔진을 수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엔진 수출국’으로서 이름을 알린 것도 이 때부터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세타엔진을 발전시켜 세타2를 세상에 공개했다.

그런데, 2015년 초부터 세타2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주행 중 멈추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익 제보자인 김광호 씨가 나섰다. 김광호 씨는 당시 현대자동차의 부장으로서, 25년 간 현대자동차의 연구소와 생산 및 품질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김광호 씨는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하던 중 세타2 엔진의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내부에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국내외 언론에 제보하는 등 이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

중앙일보 / 현대기아차 건물

리콜 진행 후
과징금까지 물게 된 현대기아차
김광호 씨는 2016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세타2 결함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폭로했고, 이를 받아들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대한 결함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수백만 대의 차량을 리콜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두 브랜드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리콜을 했고, 엔진에 결함에 대해서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게 중요한 정보를 부정확하게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측은 현대기아차에게 과징금 8천 100만 달러를 부과했다.

포쓰저널 / 김광호 씨의 모습

공익제보자 김광호 씨에게
일어난 일들
세타2 관련 제보를 한 김광호 씨는 결국 25년간 입었던 ‘현대’의 옷을 벗어야 했다. 현대자동차 보안 규정 위반 사유로 해고가 되었고, 이후 ‘엔진결함 내부자료 유출’ 건으로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다.

다행히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 인정으로 보호조치가 결정되며 해고는 무효가 되었고, 김광호 씨는 6개월 만에 복직하게 되었다. 그러나, 약 20일 후 김광호 씨는 스스로 명예 퇴직을 선택하며 회사를 완전히 나오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 김광호 씨의 모습

김광호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말
김광호 씨는 오토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결함 문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세타2 엔진 문제는 소비자들이 주행 중에 시동 꺼짐이나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라고 대답했다. 차를 타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해당 사안을 알려야 했다는 의미다.

또한,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또 다시 내부고발에 나설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난 한 가정의 가장이며, 한 명의 운전자이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국민 중 한 사람이다. 만약 부당한 상황을 목격하고, 바로잡는 건 직장인이자 사회인으로서 내게 주어진 역할이다”라고 대답했다.

공익제보자 김광호 씨를 둘러싼
네티즌들의 반응
공익제보자 김광호씨의 인터뷰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전 엔지니어라더니,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엔지니어로서의 책임감이 가득하시네”, “저런 분이 꼭 있어야 한다”,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든 걸 다 거셨네… 대단하시다” 등 김광호 씨의 행동에 감탄하는 반응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길 기원합니다”, “세상의 모든 공익제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힘든 상황에서 소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 등 김광호 씨를 비롯한 공익제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반응도 찾을 수 있었다.

엔타매거진 / 미국 도로교통안전부 로고

내부고발자 사상
최대 보상금
공익제보자 김광호 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부터 약 280억 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이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및 미국 교통부가 2015년 ‘자동차 내부고발자 프로그램’을 시행한 이후 나온 첫 번째 보상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공익 제보자의 기여도에 따라 정부 수익의 10~30%를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김광호 씨는 현대기아차가 낸 과징금 8천 100만 달러의 30%에 해당하는 2천 430만 달러를 보상받게 된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부문 내부 고발자 사건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오마이뉴스 / 김광호 씨의 모습

그 외에 김광호 씨가
받은 인정들
김광호 씨는 280억 원의 보상금 이외에도, 다양한 인정들을 받아왔다. 한국에서는 이미 공익제보자로 인정을 받으며 훈장을 받았고, 2019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포상금 2억 원을 지급 받았다.

김광호 씨는 보상금 소식에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감수한 위험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받아 기쁘다”라며 미국의 법 체계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나의 제보를 통해 업계 전반적인 안전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숨겨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드러내고, 밝히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그럼 문제들은 대부분 멀리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나서서 말을 꺼내야 하고, 고쳐나가도록 해야 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익제보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보호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다가올 문제와 역경을 인지하고서도, 용기 내어 세상 앞에 선 사람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보상금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 보상을 계기로, 공익제보자들이 조금 더 안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조심스럽게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