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지속된 반도체 수급난
완성체 업체들은 수익 하락
소비자들은 신차 대기에 애타는 중
반도체 수급난 내년까지 이어진다?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는 두 가지 대란이 사람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하나는 요소수 대란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이야기 할 ‘반도체 대란’이다. 사실,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요소수 대란과 다르게 반도체 대란은 꽤나 오래 지속되고 있는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발발된 반도체 수급난은, 백신이 개발되고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대란은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이고 소비자들까지 여러모로 힘들게 하고 있다. 오늘은 반도체 수급난의 원인과 그 여파, 반도체 수급 전망까지 한 번에 알아보고자 한다.

헤럴드경제 / 자동차 생산 모습

반도체 수급난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오랫동안 많은 이들을 힘들게 했던 반도체 수급난. 대체 왜 시작된 걸까? 그 기원을 알려면 우선 2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발발되던 그 시기,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해 차량용 반도체 수량을 적게 잡았다. 반도체 제조사들도 이를 반영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적게 배정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자동차 구매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되었다. 혹자는 “더 많이 생산하면 되지 않나?”라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것도 쉽지는 않다. 차량용 반도체보다 전자기기용 반도체의 단가가 더 높아, 반도체 제조사들은 전자기기용 반도체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 예측 실패’가 현재 반도체 수급난의 원인이 된 것이다.

헤럴드경제 / 현대차 아산 공장

자동차 생산
최저치를 찍었다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우선, 자동차 업계에서는 생산량에 직격타를 맞았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9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는 총 76만 1,975대라고 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맞이한 최저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7월~9월 35만 209대를 생산하며 전년 대비 15.8% 감소한 모습을 보였고, 동기간 기아는 32만 1,734대를 생산하며 전년 대비 6.5% 감소하게 되었다. 또한, 한국GM도 동기간 4만 5,939대를 생산하며 작년과 비교해 생산량이 무려 55.3%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뉴시스 / 자동차 생산 모습
auto economictimes (좌) 한국경제TV (우) / 포드 로고 (좌) GM 로고 (우)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도 감소
생산량이 줄어드니, 수익과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히 포드와 GM은 반도체 부족 여파로 생산량이 줄어들며 분기 순이익이 급감하는 결과를 맞았다. 외신에 따르면, 포드의 3분기 매출은 35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 감소하였고, 순이익도 1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였다고 한다. 또한, 포드는 7월~9월 미국 시장 판매에서 전년 대비 27%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GM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GM은 3분기 매출 26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 감소하게 되었고,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24억 달러에 그쳤다. 이렇듯, 반도체 수급난은 전 세계의 완성차 업체들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한성자동차 / 자동차 전시장

“목 빠져라 기다려요”
늦어지는 신차 출고
반도체 대란에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은 완성체 업체만이 아니다. 소비자들도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을 오롯이 받고 있다. 특히,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앓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한 소비자는 지난 8월 국산 준대형 세단을 계약했지만, 4개월 째 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8월에 차를 주문했는데,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반복한게 벌써 두 달이 넘었다”라며 “요즘엔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출고가 연기됐는지 아닌지 통보조차 해주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현재 국산 차량을 구매하면 꽤나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차량을 만나볼 수 있다. 국민차 아반떼는 평균 5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캐스퍼도 평균 4~5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심지어, 그렇게 안 팔린다는 쏘나타 N 라인도 최소 2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공정 계약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불공정 계약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불공정 계약’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이렇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주문 취소 시 3개월 패널티’라는 것이 있는데, 신차를 계약한 뒤 출고 전 소비자 귀책으로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 동일 브랜드에서 2~3개월 간 새로 계약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본래 딜러간 무분별한 경쟁을 막고, 소비자의 책임감 없는 계약 및 취소로 발생하는 재고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이 패널티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공정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차량 대기 기간은 길어지는데, 소비자는 이 패널티 때문에 취소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상황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소비자들은 “사측 문제로 계약을 취소하려는 것인데, 왜 소비자가 패널티를 받아야 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안타깝게도, 반도체 수급난은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제조사의 라인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피니언의 라인하르트 플로스 CEO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칩 부족 사태가 2023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결국 반도체 수급난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듯 보인다.

뉴스토마토 / 반도체 연구원의 모습

반도체 대란이 불러온
나비효과
반도체 대란의 여파는 자동차 업계에서 끝나지 않았다. 반도체에서 플라스틱, 유리, 배선 등 각종 차량용 부품으로 그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반도체가 없으면 차를 만들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된다. 생산 차질이 생기면 완성차 업체가 플라스틱, 유리, 배선 등의 부품을 주문하는 일이 줄어들어 결국 전체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과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동남아 국가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현지 부품 공장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결국, 반도체에 이어 다른 부품까지 수급난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생산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자, 네티즌들도 점점 지친 기색을 보인다. “내 차 빨리 나와라”, “도대체 언제 끝나냐”, “이러다 평생 지속 되겠다”, “전문가들은 이런 것도 예측 못했나?” 등 길어지는 반도체 대란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들을 다수 찾을 수 있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반도체 수급난. 완성차 업체는 차를 만들 수 없어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소비자는 끝없는 기다림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의 결과로 완성차 업체의 수익은 떨어지게 된다. 과연,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이 뫼비우스의 띠는 언제쯤 끊어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하루빨리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어, 모두의 어려움이 끝나길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