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거 다시 나오면 바로 삽니다” 한때 프라이드랑 어깨 나란히 했던 그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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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수출전략형 모델 아벨라
파스텔톤 컬러의 시초이자
국산 패션카의 시초
여전히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벨라의 세단형 모델 델타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동환이’님 제보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때는 바야흐로 1994년, 당시 기아차의 소형차 라인업은 1987년에 데뷔한 프라이드가 전부였다. 오래된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차로서 그 역할에 충실했던 프라이드였지만, 기아차는 이미 풀체인지 시기가 다가오는 프라이드를 지속적으로 판매를 하기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존재했다.

그리하여 1994년 3월 포드-기아-마쯔다의 합작이 다시 한번 이뤄졌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오늘 다루게 될 ‘아벨라’다. 3사 합작품답게 디자인 요소에서 곡선을 한껏 살린 전체적인 실루엣은 마치 90년대를 풍미하던 미국차의 향이 남아있고, 프라이드부터 세피아까지 두루 사용된 마쯔다제 B 계열 엔진이 탑재되어 명차 반열에 들어서고자 하였지만 기아차가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였고 결국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실패한 자동차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과연 아벨라는 어떤 이유에서 실패작으로 남게 되었는지 오늘 이 시간 함께 알아보자.

톡톡 튀던
컬러가 인상 깊었다

아벨라를 회상해 보면, 동그란 차체에 파스텔톤 컬러가 매치되어 도로를 활보하던 옛날에 기억난다. 1994년 4월에 출시하여 “색채 개성시대”를 외치던 현대차의 엑센트보다 무려 한 달이나 앞서 파스텔톤 컬러를 도입하였지만, 워낙 저평가된 모델이다 보니 1990년대 사람들에게도 아벨라는 조금 생소한 차였다.

당시 기아차가 아벨라를 출시했을 당시, 4년이란 개발 기간이 무색하리만큼 다소 급조한 티가 역력했던 발언이 존재했다. “배기량은 프라이드와 같지만, 외형과 성능은 프라이드와 크게 다르다”, “세피아의 중간급 차”라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펼치기도 했었다.

놀랍게도 순정 출고 컬러가 맞다. G4 틸블루 혹은 ㅣ2 어키즈 블루로 추정된다. / 사진 = 중고나라

그 억지스러웠던 주장은 바로 포드가 개입했었기 때문이다. 기아차에선 나름 ‘수출전략’형 모델을 꿈꾸며 준비했던 모델이었기에 기아차에서도 나름 신경을 쓰고자 노력을 하였지만, 포드가 원하는 바와 기아차가 원하는 바가 달랐기에 개발 기간 동안 의견 충돌이 좀 있었다.

그리하여 프라이드의 차체를 가졌지만, 공차중량이 100kg 늘어난 950kg의 무거운 몸무게를 가지게 되었고 최초 출시 당시 이를 떠받쳐야 할 심장은 1.3L B3 EGI 73마력 짜리 엔진과 4도어 세단인 아벨라 델타에는 특별히 1.5L DOHC B5 105마력 짜리 엔진까지 탑재하여 선택권이 다양했다. 그러나 당연히 이 당시는 1.3L 엔진이 주력이었던 시절이었으며, 세금이 예민한 소형차 고객들에게 1.5L 엔진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 극소수만 팔렸고, 1.3L 엔진이 주력이었으나 주행 성능에서 프라이드보다 이점이 없다는 이유에서 평가가 좋질 못했었다.

아벨라의 상징과도 같은 자주색

경쟁사들에 비해
플랫폼 투자에 인색했다

아벨라는 프라이드의 후속작으로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프라이드의 판매량이 월등히 높았던 시절이었던 터라 아벨라와 함께 병행 판매되었었다. 그와 동시에 아벨라가 처음 데뷔를 하였을 당시에도 전반적인 평가는 “프라이드보다 못하다”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이유인즉, 기아차에서 후속작으로 야심 차게 내놓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새로운 신규 플랫폼을 만들어 활용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당시 엑센트의 출시는 현대차로서는 사활을 걸었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마삼 트리오를 광고 모델로 내세울 정도였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경쟁 차량이었던 현대차의 엑센트는 미쯔비시의 미라지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을 벗어나고자, 신규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을 만들어 내었고 완전히 백지화된 상태에서 새롭게 개발한 신규 플랫폼은 모든 면에서 아벨라를 압도하였다.

이 상황을 탈피하고자 1996년 1.5L DOHC을 소리 소문 없이 단종시키고, 마이너 체인지 시점에 1.5L SOHC 엔진을 탑재하여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였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당시 소형차~준중형차 시장의 2인자 노릇을 하였으나, 아벨라가 마이너 체인지 시점에 대우차에선 라노스를 출시하는 바람에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나버렸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아이러니하게도 형제차인 프라이드 오너들에겐 아벨라의 존재가 기특하기 그지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벨라와 프라이드 간의 부품 호환도가 뛰어났기 때문인데, 전술했다시피 아벨라는 프라이드의 플랫폼을 활용한 소형차다.

때문에 하체 부품을 비롯하여 파워 트레인까지 모두가 동일하거나 호환이 가능했는데, 특히 프라이드로 좀 달렸다 하는 분들은 대부분 아벨라 서스펜션과 스프링을 이용해 운용한 이들이 많았다.

아벨라의 서스펜션 댐핑 압력이 프라이드 순정보다 하드하다 보니 기존 순정 서스펜션 대비 단단하게 잘 잡아줬으며, 스프링은 일정 부분 절단하여 다운 스프링의 역할도 도맡아 했고 심지어 스태빌라이저마저 호환이 가능했다.

더 놀라운 건, 아벨라의 수동 변속기를 베이스로 하여 세피아의 가속형 숏 기어비로 튜닝까지 가능했다. 사실상 프라이드를 운용하는 튜너들 입장에선 효자상품이 따로 없었다.

아벨라에 대한 향수에
젖은 이들은 적지 않다

아벨라는 결국 1996년 마이너 체인지를 기점으로 3년 뒤인 1999년에 기아차의 파산과 함께 단종의 수순을 밟게 되었고, 프라이드와 아벨라가 같은 공장에서 같은 시절을 함께 나고 함께 단종이 된 역사를 가졌다.

비록 아벨라에 대한 평가가 당시에는 좋지 못했고, 프라이드에 비해 잔존 개체수도 적으며 올드카로서의 가치도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인터넷을 뒤적이다 보면 한때 아벨라로 좋은 추억을 만들고 다니던 이들이 다시금 이 차를 타고자 애타게 찾고 있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순정 출고 컬러가 맞다. G4 틸블루 혹은 ㅣ2 어키즈 블루로 추정된다. / 사진 = 중고나라

어찌 보면 성능보단 디자인과 컬러에 주목을 더 많이 받아 패션카로서의 역할이 더 컸던 아벨라였다. 아벨라가 살아온 시절은 1990년대를 관통하던 키워드 ‘X세대’들이 살았던 시대였으며 개성과 자유로움을 표방하던 첫 시작점에서 아벨라의 탄생은 나름대로 센세이션 했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더 이상 그 시절만의 신선한 느낌을 가진 자동차를 만나볼 수 없게 되었고 어느덧 신기술을 대거 탑재한 무채색의 자동차만이 도로를 만연하게 가득 채우고 있는 요즘이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예전 같은 화사한 도로의 분위기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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