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하면 일단 망하죠” 한국에선 죽어라 안 팔린다는 자동차,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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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과 SUV 장점 합친 ‘왜건’
한국 시장은 ‘왜건의 무덤’
그동안 생산된 국산 왜건은?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motor Blest”님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1955년 ‘시-발’ 자동차를 시작으로 7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승용 세단은 물론 SUV와 미니밴, 로드스터 등 수많은 종류의 자동차들이 국내에서 만들어졌고 이들 중에는 왜건 또한 존재했다. 왜건은 세단의 트렁크에 해당하는 부분을 해치백처럼 높인 형태로 적재 공간이나 승차 정원을 더 늘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SUV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겸비해 유럽에선 인기가 많지만 한국에선 유독 찬밥 신세다. 어째서인지 ‘생계형 자동차‘라는 인식이 왜건에 박혔고 동일 모델의 세단 차량보다 비싼 가격 등으로 인해 대부분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단종되었다. 해외에서도 한국 시장은 ‘왜건의 무덤’으로 악명을 떨쳤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는 왜건을 꾸준히 출시해왔는데, 지금까지 등장한 국산 왜건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현대 포니 왜건
현대 아반떼 투어링

현대 포니 왜건 / 사진 출처 = “Jodesign Studio”
현대 아반떼 투어링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울산ll달구지”님

1975년 출시된 현대 포니 왜건은 최초의 국산 왜건으로 기록되었다. 일반형 포니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C 필러와 같은 각도로 다듬어진 D 필러 라인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1.2L, 1.4L 미쯔비시 새턴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가 탑재되었으며 3단 자동변속기 옵션도 있었다. 야심 차게 등장했지만 아쉽게도 판매량의 부진으로 일찍 단종되었다. 이후 스텔라 왜건도 출시되었지만 일반 판매용이 아닌 관용차나 경찰차 등으로 400대만 소량 생산되었다.

1995년 준중형 세단 시장을 개척한 아반떼는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의 대박을 터트렸고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왜건 모델 ‘아반떼 투어링’도 선보였다. 세단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되었고 나름 널찍한 트렁크를 갖췄지만 세단 디자인에서 뒤만 늘린 성의 없는 디자인으로 인해 판매량이 바닥을 기었다. 업계는 아반떼 투어링을 한국 시장을 왜건의 무덤으로 만든 원흉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우 누비라 스패건
기아 프라이드 왜건

대우 누비라 스패건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기아 프라이드 왜건 / 사진 출처 = “번개장터”

대우자동차(현 한국GM)는 아반떼에 대적할 준중형 세단 누비라를 기반으로 왜건 모델인 스패건을 만들었다. 아반떼 투어링과 달리 C 필러를 최대한 숨겨 벨트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으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비록 세단 판매량에는 못 미쳤지만 당시 판매되던 국산 왜건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출시 초기 월평균 판매량 1,500~2,000대 정도를 기록했는데 1천 대를 겨우 넘겼던 아반떼 투어링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한동안 자동차 합리화 정책으로 승용차 생산을 못했던 기아자동차는 1996년 오랜만에 승용 모델인 프라이드를 내놓았는데 왜건도 함께 출시했다. 당시 세단, 해치백, 왜건까지 모든 차체 형태를 갖춘 프라이드는 인기 있는 승용차였고 왜건 역시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다. 당시 국산 왜건 중 드물게 풀 플랫과 2열 시트를 앞으로 완전히 넘길 수 있는 더블 폴딩 기능을 갖춰 극한의 공간 활용성을 제공했다.

기아 파크타운
기아 리오 RX-V

기아 파크타운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안양ll의왕역”님
기아 리오 왜건 / 사진 출처 = “클리앙”

이후에도 기아자동차는 왜건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했다. 중형 세단 크레도스 2를 기반으로 개발된 파크타운은 국산 왜건 가운데 유일하게 7인승 사양도 존재했다. 다만 실제로 7명을 태우기 위한 구성이 아니라 당시 7인승 이상 모델에 적용되던 저렴한 세금 혜택을 노린 꼼수였다. 그러나 정부의 형식 승인을 받지 않고 출시하는 바람에 세금 혜택을 아예 못 받았으며 결국 50대 내외에 불과한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너무 존재감이 없었던 나머지 당시 기아 직원들조차 파크타운의 단종 시기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기아자동차는 파크타운의 흑역사에 굴하지 않고 소형차 리오를 늘린 왜건 모델 RX-V를 1999년 출시했다. 33개월 동안 1,100원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하는 등 나름의 정성을 들인 덕분인지 인위적으로 트렁크만 늘린 형태가 아닌 자연스러운 왜건 디자인을 갖추었다. 당시 기아는 왜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피하고자 리오 RX-V를 왜건이 아닌 해치백으로 마케팅했다.

GM대우 라세티 왜건
현대 i40

GM대우 라세티 왜건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Targa”님
현대 i40 / 사진 출처 = “오토스파이넷”

GM대우(현 한국GM)는 준중형 세단 라세티를 기반으로 왜건 모델을 2002년 선보였다. 독특하게도 2.0L 디젤 엔진을 얹은 단일 파워트레인만 판매되었는데 국내에서는 인기가 낮아 주문 생산 방식을 적용했다. 애초에 라세티는 쉐보레, 오펠 등 GM 산하 브랜드의 뱃지 엔지니어링 모델로도 판매된 월드카이기도 했고 디자인 완성도 또한 높아 라세티 왜건을 구입한 오너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전해진다.

현대차는 준중형 해치백 i30의 왜건 모델 i30CW에 이어 왜건 전용 모델인 i40를 개발했다. 당시 한국 시장은 왜건 멸종 상태나 다름없었지만 현대차는 유럽 전략형으로 i40를 만들었고 이를 국내에도 출시했다. 내수시장이 아닌 수출에 집중한 모델인 만큼 전반적인 설계 및 부품 품질이 좋았으며 그동안 제작된 국산 왜건 가운데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현재 유일한 국산 왜건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안양ll닉넴”님

2019년 i40가 단종된 후 한동안 국산 왜건의 계보가 끊겼다. 하지만 본래 유럽 시장에서만 판매될 예정이었던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가 내수 시장에도 출시되며 빈자리가 메워졌다. 세단과 달리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트렁크 리드 안쪽까지 확장 적용됐고 전방으로 이동한 트렁크 힌지 덕에 개방 면적이 확대됐다. 파워트레인은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만 탑재되어 아쉽다는 평이 있지만 현재의 저조한 판매량을 보면 모든 파워트레인을 갖추지 않은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건이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인기 없는 이유에 대해서 지금도 여러 의견이 오가지만 아무래도 문화, 환경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수밖에 없다. 국토의 70% 산악지형이라 언덕과 경사로가 많은 국내 환경에서는 리어 오버행이 긴 왜건보다는 SUV가 더 유리하다. 디자인 면에서도 왜건보단 SUV의 인기가 높아 이왕 세단보다 비싸게 살 거라면 왜건보단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과연 G70 슈팅브레이크 이후 국산 왜건이 건재할지 귀추를 지켜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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