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결함이 아니야?” 브레이크등 안 들어오는 국산 전기차, 황당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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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원 페달 드라이빙
켜지지 않는 브레이크등
제조사 탓이 아니었다

현대 아이오닉 6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슈우우욱”님

직장인 A씨는 출근길에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앞서 달리던 전기차가 교차로 신호를 받고 감속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등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이를 늦게 인지한 A씨가 추돌할 뻔한 것이었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많아지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경험담들이 올라오고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감속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공통적이었는데, 이는 전기차의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원 페달 드라이빙을 활성화했을 경우 가속 페달 조절만으로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제동력이 발생하는데 브레이크등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속 페달로 제동까지
생각보다 감속 강해

아이오닉 5 페달 / 사진 출처 = “클리앙”
아이오닉 5 i-페달 작동 화면 / 사진 출처 = “클리앙”

우선 최신 전기차에는 회생제동 효과를 극대화한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탑재된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란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 감속은 물론이며 정차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속 페달을 일정 깊이 이상으로 밟으면 가속하게 되며 그 이하로 페달을 서서히 풀면 제동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브레이크등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경우는 물론이며 원 페달 드라이빙을 포함한 회생제동 기능을 작동할 때도 동일하게 작동해야 안전이 확보된다. 하지만 전기차의 원 페달 드라이빙 활성화 시 특정 상황에서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제조사의 기술적 문제나 결함이 아니다. 황당하게도 현행법이 상식을 가로막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식 무시하는 현행법
국산차들은 다 이렇다

사진 출처 = YouTube “미남의 운전교실”
현대 아이오닉 5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화성llKMJTV”님

국토교통부령 자동차규칙 제15조 10항에 따르면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 등으로 조작하는 일반적인 회생제동의 경우 1초당 속력이 1m/s 이상 감속될 때 브레이크등이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 실질적인 제동력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떼야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속 페달 완전 해제’라는 전제 조건으로 인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기아, 쌍용자동차 등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전기차들은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강한 제동력을 사용해도 가속 페달이 조금이라도 눌려 있는 상황에서는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가 이런 현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진작 규정 개정한 선진국들
수입 전기차들은 안전해

폴스타 2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HL8001″님
메르세데스-EQ EQE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경기ll숏카”님

메르세데스-EQ, BMW, 폴스타 등 수입 전기차들은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감속이 발생할 경우 가속 페달을 완전히 놓지 않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진다. 이는 올해 초 변경된 회생제동 관련 국제 규정 덕분이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변경된 국제 규정을 발 빠르게 현지 법규에 반영했기에 해당 국가 차량에선 브레이크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면 현지 안전 규정을 준수하는 모델의 경우 국내 규정과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수입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 유럽에 전기차를 수출할 경우 현지 규정을 무조건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국산 전기차일지라도 수출형 모델은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에서도 제동 시 브레이크등이 정상 점등된다.

뒤늦게 규정 바꾼다
2024년부터 적용

국토교통부 / 사진 출처 = “Wikipedia”
국회 본회의 / 사진 출처 = “SBS뉴스”

국토교통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현행 규정에서 ‘가속페달 해제’라는 표현을 삭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정될 규정이 적용되는 시기는 2024년 초다. 내년 말까지 국내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전기차들은 브레이크등 이슈가 계속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변경될 규정과 다른 규정의 조화 등을 검토하고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 시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게다가 규정이 적용된 후에도 이미 생산된 차량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리콜이나 무상 수리 등의 조치가 강제되지 않는다. 제조사 차원에서 기존 출고 차량에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방법으로 기능을 개선해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한동안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분노 폭발한 네티즌들
“중대한 사안인데…”

현대 아이오닉 6 택시 / 사진 출처 = “블라인드”

마지막으로 국내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았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패스트 트랙으로 즉시 개정하고 소급 적용해야지 왜 이렇게 질질 끄냐”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으며 “난 전기차 오너고 평소에도 원 페달 드라이빙 자주 쓰는데 이 문제를 여태껏 모르고 있었음”, “가속 페달을 굳이 다 놓지 않아도 제동력이 상당하던데 언제든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거 아닌가?” 등의 의견도 뒤를 이었다.

“국제 규정이 바뀌면 국내법에도 빨리 반영해야지 국회의원들은 뭐 하냐?”, “진짜 이 나라 공무원들은 일 절대 안 하네”, “이 정도로 중대한 문제라면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얘기 한 번쯤 나왔을 것 같은데..”, “다음 차로 국산 전기차랑 하이브리드 중에서 고민 중이었는데 확실한 결론이 났습니다”, “안전거리 충분히 띄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와 같은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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