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꼴찌 한국지엠
대리점 판매 거부 예고
어떤 대책 마련했을까?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편에 속한다. 자국산 브랜드 점유율이 전체 승용차 시장의 9할을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현대차그룹의 내수 판매량이 9할에 달하기 때문이다. 작년 현대차그룹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88.59%로 나머지 10% 남짓을 르노, 쌍용, 쉐보레가 나눠 가져갔다.

흔히 르쌍쉐라고 불리는 이들 브랜드 중에서도 쉐보레(한국지엠)의 성적이 가장 저조하다. 작년 르노코리아는 5만 2,621대를, 쌍용차는 토레스 흥행에 힘입어 6만 8,666대를 내수 시장에서 판매했지만 한국지엠은 3만 7,237대에 불과해 꼴찌 꼬리표를 달았다. 사실상 한국 시장을 포기했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판매량 회복 대책 요구에
신형 트랙스, GMC 론칭

쉐보레 대리점 / 사진 출처 =
쉐보레 대리점 / 사진 출처 = “클리앙”
쉐보레 신형 트랙스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쉐보레 신형 트랙스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인천II티끌모아한푼”님

2일 국내 자동차 업계 및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의 쉐보레 전시장에 “한국지엠은 대리점 생존권을 보장하라”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는 한국지엠 대리점들의 연합인 ‘한국지엠 전국대리점발전협의회(이하 전발협)’가 한국지엠 본사를 향해 항의한 단체 행동으로 그만큼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전발협은 한국지엠에 “내수 판매량을 높일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내수 시장을 포기할 거라면 대리점에 보상한 뒤 정리하면 될 일이고 그렇지 않다면 판매가 정상화될 때까지 대리점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1월 말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쉐보레 신형 트랙스를 핵심 모델로 내세웠다. 이외에도 GMC 시에라 등 GM 산하 브랜드 신차 6종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내수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팔릴 만한 차 좀…”
다양한 전략 고려 중

GMC 시에라 데날리
GMC 시에라 데날리
한국지엠 / 사진 출처 =
한국지엠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전발협은 딱히 기대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전발협 관계자는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신차를 계속 투입해 봐야 소용없을 것”이라며 “GMC는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이 역시 회사 측이 무작정 몰아붙여 소비자들도 불편해한다”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이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모델만 들여온 데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지엠은 전발협의 입장을 인지했으며 몇 년 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인 만큼 대화를 통해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대리점 상황이 어려운 것을 이해한다”라며 “현재 사측은 내수 판매량을 높일 계획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고려 중인데 이에 대해서는 대리점 측과 의견 차이가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온라인 판매 고려해야
상생 방안 마련이 우선

수출되는 한국지엠 생산 차량 / 사진 출처 =
수출되는 한국지엠 생산 차량 / 사진 출처 = “GM Authority”
쉐보레 서비스 센터 / 사진 출처 =
쉐보레 서비스 센터 / 사진 출처 = “한국지엠”

국내 자동차 업계는 내수 판매 붕괴 일보 직전인 한국지엠이 온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 방식으로는 현대차그룹은 물론이며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조차 상대할 수 없다”라며 “대리점과의 문제를 풀려면 결국 판매량부터 늘려야 하는 만큼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에 성공한 수입 브랜드 사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네티즌들은 “올란도 신형만 들여왔어도 꼴찌는 면했을 거다”, “딱 봐도 안 팔릴 것 같은 차들만 가져오는 것도 재주다”, “경쟁력 없는 차를 쓸데없이 비싸게 팔고 수리비랑 부품값도 비싼데 누가 사겠냐”, “미국, 유럽에서 파는 승용 모델이나 작은 차들 위주로 팔아도 지금보단 나을 텐데”, “온라인 판매가 답이긴 한데 상생 방안 찾는 게 또 문제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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