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자동차 가격
원자잿값이 비싸서?
진짜 이유 따로 있다

탁송되는 현대 그랜저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탁송되는 현대 그랜저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llSV63J”님

소비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근 몇 년간 신차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올랐다는 것을. 불과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천만 원 이내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신차가 경차 외에도 다양했으며, 소형 SUV는 사회 초년생들도 노릴 수 있을 만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중국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자동차 시장 흐름이 급변하기 시작했고 가격 주도권은 소비자에게서 완성차 제조사로 넘어가고 말았다.

작년 연식 변경된 현대 아이오닉 5의 시작 가격은 트림에 따라 300~400만 원 인상됐으며 올해 초 출시된 신형 코나 하이브리드는 무려 500만 원 이상의 인상 폭을 보였다. 상품성이 대폭 개선되고 그동안 오른 물가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신차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하지만 점점 도를 넘는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차량 가격이 금세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른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꾸준히 오른 옵션 가격
4년 만에 13% 인상됐다

현대 코나
현대 코나
현대 코나 옵션 가격 /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현대 코나 옵션 가격 /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CNN의 2월 1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전문 온라인 매체 ‘에드먼즈(Edmunds.com)’는 자동차 가격 오름세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에드먼즈는 근래 신차 가격을 폭등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옵션’ 가격을 꼽았다.

지난 2009년 약 3만 달러(3,824만 원)였던 미국 신차 표시 가격(MSRP) 평균치는 2019년 4만 달러(약 5,100만 원)로 10년에 걸쳐 33% 올랐으나 2022년에는 4만 6천 달러(약 5,865만 원)로 올랐다. 불과 4년 만에 13%에 달하는 가격 인상 폭을 보인 것이다.

기본가와 평균가 격차
작년 기준 무려 38.1%

메르세데스-벤츠 E250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메르세데스-벤츠 E250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llLeo”님 제보
쉐보레 대리점 / 사진 출처 =
쉐보레 대리점 / 사진 출처 = “클리앙”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률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신차의 기본 시작 가격은 오히려 물가 상승률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신차 평균 구매 가격을 올리는 진짜 원인은 옵션 가격이다. 기본 모델의 시작 가격과 평균 구매 가격 차이는 2019년 24.6%였지만 2022년 38.1%로 증가했다. 필요한 옵션 몇 가지만 골라도 최종 가격이 치솟는 게 기분 탓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울러 에드먼즈는 신차 기본 가격과 평균 구매 가격 차이가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20년 전부터였다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를 예로 들면 지난 2002년 기본 가격과 옵션을 포함한 평균 구매 가격 차이가 11.5%였으나 2022년에는 무려 30%에 달했다. 쉐보레 전체 라인업의 평균치 역시
2002년 14%에서 2022년 41%로 급등했다.

“옵션 좀 빠져도 상관없는데”
합리적 가격 원하는 소비자들

현대 캐스퍼
현대 캐스퍼
기아 셀토스 옵션 세부 사양 / 사진 출처 = 기아 홈페이지 캡처
기아 셀토스 옵션 세부 사양 / 사진 출처 = 기아 홈페이지 캡처

다만 현재 판매되는 신차들은 그간 엄격해진 배출가스 규제와 안전 규정,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한 첨단 안전 장비, 편의 사양 등이 기본 적용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된 나머지 필수적이지 않은 편의 사양도 기본화되는 추세인 만큼 좀 더 합리적인 구성의 신차를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정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현기차의 독과점이 가장 큰 문제다”, “물가 상승률 감안한 기본 가격도 이미 너무 비싼데?”, “필요한 옵션 넣으려면 꼭 쓸데없는 사양이랑 같이 묶어놓으니 비쌀 수밖에“, “자동차 옵션 구성을 표준화시켜서 제조사들이 장난질 못 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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