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전기 택시 보급
여전히 넘쳐나는 쏘나타 택시
택시 기사들 불만 터진 이유는?

쌍용 토레스 /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쌍용 토레스 /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및 수소차 택시의 보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도로에서 볼 수 있는 택시의 종류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일반택시는 현대 쏘나타, 기아 K5 등 중형 세단이 가장 흔하며 모범택시는 현대 그랜저, 기아 K7 및 K8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택시 전용 모델로 내놓는 모델의 인기도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역시나 법이다.

국토교통부의 ‘여객 자동차 운송 사업 운임 효율 등 조정 요령’ 제4조 조정 원칙에 따르면 택시 요금은 소형, 중형, 대형, 모범 등으로 나뉘는 차급에 따라 달라진다. 이 차급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분류되는데, 최근 출시된 중형 SUV 토레스 LPG 바이퓨얼 모델의 경우 LPG 연료를 사용해 택시로 운행할 수 있지만 배기량 때문에 소형 택시로 분류된다. 이에 택시 업계에서는 현행 기준이 불합리하다며 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쏘나타보다 나은 토레스 LPG
출력 높고 연비도 비슷한 수준

현대 LF 쏘나타 택시
현대 LF 쏘나타 택시
쌍용 토레스 / 사진 출처 =
쌍용 토레스 / 사진 출처 = “Wikipedia”

토레스 LPG 바이퓨얼 모델은 흔히 볼 수 있는 쏘나타, K5 등 중형 세단 택시보다 덩치가 크며 출력도 높은 편이다. 배기량이 1,497cc에 불과하지만 터보차저가 탑재돼 최고출력 165마력, 최대토크 27.3kg.m를 발휘한다. 쏘나타 택시의 경우 배기량은 1,998cc로 더 높지만 자연흡기 엔진인 만큼 최고출력과 토크가 각각 151마력, 19.8kg.m에 불과하다.

또한 효율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쏘나타 택시의 복합연비는 9.4km/L이며 토레스 LPG 바이퓨얼은 LPG 기준 8.9km/L다. 과급 엔진을 사용하는 데다가 공차중량이 1,520kg으로 쏘나타 택시(1,470kg)보다 무거운 탓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시내 주행 기준 실연비는 쏘나타의 8.2km/L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배기량이 발목 잡았다
현행법상 소형 택시

쌍용 토레스 엔진룸
쌍용 토레스 엔진룸
쌍용 토레스 뒷좌석
쌍용 토레스 뒷좌석

이에 토레스 LPG 바이퓨얼 모델을 택시로 운행하길 원하는 개인택시 기사들도 있었으나 요금 체계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택시 요금을 결정할 수 있는 자치단체가 국토부의 요금 조정 원칙을 준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요금 인상 전 기준 중형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이지만 소형 택시는 2,100원에 불과하다. 거리 및 시간에 비례하는 추가 요금 또한 중형보다 낮아 굳이 토레스를 택시로 도입할 메리트가 없어진 셈이다.

배기량을 줄이고 과급 장치를 더해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높은 자연흡기 엔진 수준의 출력을 확보하고 배출 가스도 줄이는 다운사이징은 이미 오래전부터 완성차 업계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토부를 포함한 정부 기관의 규제는 달라지는 시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해 곳곳에서 비판이 이어진다. 중형 SUV에도 소형에 해당하는 1.5L 엔진이 탑재되는 이상 차급은 배기량이 아니라 차체 크기로 분류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배기량 기준 놓고 갑론을박
“택시 차종 선택권 늘려야”

현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 사진 출처 =
현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 사진 출처 = “더 팰리세이드 순수오너클럽”
LPG 충전 중인 현대 YF 쏘나타 택시 / 사진 출처 =
LPG 충전 중인 현대 YF 쏘나타 택시 / 사진 출처 = “뉴스1”

반면 일각에서는 현행 배기량 기준 분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체 크기만으로 차급을 분류할 경우 일부 준중형 차종도 중형 택시에 포함되며 승객 입장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다. 아반떼, K3 등의 준중형 세단의 차체 크기는 현행법상 중형에 해당해 배기량 기준을 허물면 중형 택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택시 업계 관계자들은 “배기량 문제를 떠나 택시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LPG로 묶여있는 상황부터가 시대에 맞지 않는다”라며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택시는 영업용이기도 하지만 휴무일에는 자가용으로도 활용되는 만큼 다양한 차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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