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순수 전기차
GV60, 아쉬운 성적 기록
외면받는 이유 무엇일까?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보여주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GV60은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GV60의 국내 판매량은 5,639대로, 현대자동차 그룹 내에서 단종 예정인 기아의 스팅어를 제외하고는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GV60이 약 5천 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할 때, 같은 기간 아이오닉 5는 2만 6,688대 기아의 EV6는 2만 3,615대가 판매되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대부분이 좋은 판매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유일하게 제네시스 GV60만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GV60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룹 내 판매량 꼴찌를 탈출하지 못하는 건지 이 글을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GV60은
어떤 차량?

2021년 첫 출시된 제네시스 GV60은 브랜드 내 첫 번째 전용 전기차로 상징적인 차량으로 불린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451KM에 달한다. 주행 가능 거리에서는 꽤나 준수한 성능이라고 평가된다. 또 18분 만에 배터리를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내부 전력을 외부 전원으로 공급할 수 있는 V2L 등 최신형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제네시스 GV60의 2023년형 모델의 가격은 6.493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올해 연식이 변경되면서 모델마다 약 370만~500만 원가량이 상승되었다. 최하위 트림을 선택하면 6천만 원 이하로 구매가 가능했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작년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이 5,500만 원으로 낮아진 만큼 차량의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가 보는
GV60은?

연식 변경과 함께 가격을 올려 고급 브랜드로서의 인식을 재고시켰지만,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히 GV60의 발목을 잡고 있다. GV60은 “제네시스가 아닌 것 같다.”라는 반응이 많은데, 그 이유로는 아담한 사이즈의 준중형 SUV라는 차급에 있다. 차체가 크지 않아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GV60의 외관은 넓은 휠베이스와 달리 다소 콤팩트한 느낌이 강하다.
 
제네시스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연령대가 50대인 만큼 중형급 이상의 큰 차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GV60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해당 모델이 젊은 층에게 선호되기에도 매력이 부족하다. 벤츠 C클래스·BWM MINI처럼 프리미엄 브랜드 내에서도 귀여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이 결합되어 2030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콤팩트 차종이 있지만, GV60은 아직 여기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에 맞지 않은 차급과 저평가되는 디자인이 결국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해외에서는
호평이 이어지는 중

하지만 국내 반응과는 반대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GV60의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GV60은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NCAP에서 최고 등급 획득에 이어 미국 IIHS 안전 성능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TSP+ 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GV60은 최고의 안전성이 입증된 차량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GV60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이라고 불리는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2023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대부분 GV60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인 ‘디자인’이 해외 시장에서는 오히려 선택하게 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GV60은 전면부의 그릴이 없는 형태의 외관인데, 제네시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크레스트 그릴의 부재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고급스러움을 잃은 외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릴의 부재로 더 사이버틱한 미래 차의 이미지가 강조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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