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일 연달아 화재 발생
불길 안 잡히는 전기차 화재
냉각소화로 진화 속도 높인다

사진 출처 = “뉴스1”

잠잠하던 전기차 화재 사고가 최근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시 16분쯤 대구 달서구 성당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주차된 전기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차량 17대와 대원 59명이 출동하고 나서야 2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고,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2천 7백여 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튿날인 24일 새벽에도 경북 경주시 율동의 한 펜션 앞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시간대도 거의 비슷한 사고였지만, 두 번째 사건의 경우 30여 분 만에 불이 꺼졌다. 두 사고에서 진압까지 걸린 시간이 약 4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에 관심이 쏠렸는데, 소방 당국은 ‘냉각소화’의 중요성을 이유로 꼽았다.

사진 출처 = “경주 소방서”

열 폭주 대응 위한 대책
소화 수조는 전국 44개뿐

24일 펜션 주차장 화재 사고에 대해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소화 용수를 뿌려 냉각소화를 초기에 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엄청난 열을 내는 ‘열 폭주’ 현상이 특징이다.

한번 열 폭주가 시작되면 수백 개의 셀에서 연쇄적인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에 열을 식히지 못하면 불길을 잡기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소방 당국은 이동식 수조를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전국에 보급된 이동식 수조는 44개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MBC NEWS”
사진 출처 = “MBC NEWS”

차체 하부 집중 공략
상방향 방사장치는 무엇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소방 당국이 전기차 배터리 열 폭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MBC가 입수한 국립 소방 연구원 실험 영상에서는 실제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30개를 붙여 놓고 불을 붙여 열 폭주 현상을 유도했다.

배터리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자 배터리 밑에 미리 넣어둔 ‘상방향 방사장치’를 작동시켰고, 이후 불길이 사그라드는 데에는 고작 1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존 전기차 화재 진압에 최소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방향 방사장치는 훌륭한 대응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MBCNEWS”
사진 출처 = “분당 소방서”

불길 잡는데도 효과적
신속한 투입도 가능해

소방 당국이 개발한 상방향 방사장치는 불에 강한 금속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옥내소화전과 연결되어 물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기차 화재는 규모가 클뿐더러 폭발 위험이 존재해 진압 작전 시 접근이 어려운데, 바퀴가 달린 장치를 밀어 넣음으로써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차체 하부에 탑재된 배터리를 식히기 위해 수조를 조립하거나 물을 받는 대신 방사장치를 통해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물을 뿌릴 수 있기 때문에 진화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소방청은 일부 보급된 방사 장비의 사용 실태를 살펴본 뒤 규격을 표준화하여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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