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
중고차 시장 진출 만반의 준비
허위매물·사기·불투명성·비대칭성 등 문제 극심
대기업이 문제 해결해줄까?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시고 맛없는 레몬과 같이 저급품만 유통되어 ‘레몬 마켓’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또한 하루에 217건의 사기가 일어나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 중고차 시장 이야기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여전히 허위 매물, 강매, 사기 행각 등이 잇달아 일어나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바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20일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용인시와 정읍시에 자동차 매매업을 등록 신청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거래를 개시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제 믿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기뻐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도록 하자.

중고차 시장 / 연합뉴스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는 사람들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수급난’은 자동차 품귀현상을 만들었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출고가 4개월에서 길게는 1년 2개월까지 지연되고 있으며,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차마저 1~2개월씩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구할 수 없게 된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모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폭스바겐의 경우 월평균 재고량이 10대도 못 미칠 정도로 중고 수입차들의 인기가 높다. 이렇게 중고차 수요가 급증하자, 중고차 가격 또한 최근 두 달 만에 50% 이상 폭등했다. 중고차 시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기존에 있던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들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시장 / 머니 S

그러나 기존 중고차 시장
사기, 비대칭성, 불투명성 등 문제 많다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 분석 결과를 보면 전체 사례 5,165건 중 시동 꺼짐, 부품 하자 등 ‘성능, 상태 불량’ 피해가 2,4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의 사고 이력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사고 이력 미고지’도 588건에 달했다. 또, 작년 4월 교통안전공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고객 2,209명 중 688명이 중고차 사기를 경험했고, 이 중 사기 유형으로는 허위 매물이 38%를 차지했다.

이렇게 사기와 범죄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거래의 불투명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판매자인 딜러는 중고차의 상태를 자세히 알지만, 소비자는 그 상태를 자세히 알 수 없다. 실제로 차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고〮정비 내역을 기록에서 누락시키거나 경미한 사고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많다. 이를 중재하고 감독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관이 없다는 것 또한 문제이다.

중고차 판매 / 페이스북

늘어나는 카푸어
불법 만행 중고차 시장

중고차 시장이 성행함과 더불어 카푸어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신용 무거래, 각종 연체를 비롯한 신용불량자, 미필자에게도 대출을 내주어 차량을 구매하는 데 도움을 주는 딜러들의 만행 또한 성행하고 있다. 이들이 카푸어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다.

SNS를 보면 “여유자금까지 오케이^^”라고 적혀있는 중고차 판매업자의 글을 볼 수 있다. ‘신용불량자, 미필자에게 대출을 했는데, 어떻게 여유자금까지 가능하냐?’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실상을 이야기하자면, 딜러는 산정된 차량 가액보다 높은 금액을 한도로 할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고객에게 상품을 알선해 준다. 그리고 대출된 돈을 통해 딜러가 모든 금액들을 다 받아내고 ‘여유자금’이 남은 것이다. 위 같은 행위는 ‘차깡’에 해당하는 엄연한 불법이며, 이렇게 받은 여유자금도 결국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넘어갈 돈이어서 의미가 없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업 개시 일시 정지 요청?

이렇게 불법이 만행하는 중고차 시장에 국내 완성차 업체가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는 이에 대해 사업 조정 신청을 제기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에 대해 사업 개시 일시정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로써,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아 사실 현대차·기아는 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2019년 2월 보호기간이 만료됐다. 이후 중고차 업체들이 다시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이후 정치권의 중재 등으로 3년 가까이 중기부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여전히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중기부는 오는 3월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 시카고 한국일보

현기차 용인과 정읍에
자동차 매매업 각각 등록 신청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기부의 권고는 중고차 판매에만 해당하는 내용, 준비 절차에는 해당이 없다”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시, 기아는 전북 정읍시에 각각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을 했다. 자동차 매매업에 나서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연면적 660㎡ 규모의 전시시설을 갖춰야 등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용인과 정읍의 부지가 이러한 등록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우선 해당 지자체에 사업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부지 활용 또는 부지 매입을 통해 추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3월 중기부의 결정이 떨어지기 전까지, 중고차 판매업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처럼 예상된다.

오토벨 화면 /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에서는
이미 중고차 플랫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의 운송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으로써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선보인 상황이다. 지난 20일 중고차 중개 플랫폼 ‘오토벨’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소비자들은 하여금 인터넷 또는 모바일 앱으로 오토벨에 접속하여 중고차를 거래하고, 시세를 조회할 뿐만 아니라, 360도 VR 사진 이용, 전문평가사의 112가지 진단 결과 확인, 미래 시세 조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불투명한 거래를 막기 위해 중고차 딜러가 오토벨 회원으로 가입할 시에 소속 업체의 사업자등록증과 사원증을 반드시 제출하게끔 한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각 경매센터와 데이터를 연동해 오토벨에 등록된 차량의 실매물과 판매 여부를 검증한다. 중고차 판매자에게 전문 평가사의 방문 매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방문 매각은 오토벨에 간단한 차량 정보만 입력하면 전문 평가사가 직접 방문해 상담, 매각, 명의 이전까지 모든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해 주는 서비스이다.

부산일보 / 중고차 매매 단지

국내 네티즌들은
적극 환영 중

국내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대부분 환영한다. “중고차 딜러들 깡패도 아니고, 신고할까 고민했는데 보복당할까봐 무서웠다. 현대차가 한다니까 좀 낫네”, “중고차업체도 대기업이 독점하는 꼴이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환영한다”, “문제 많았었다. 대기업 진출, 적어도 허위매물은 없을 것이다” 등이 있었다.

중고차 업계를 걱정하는 글도 있지만 대부분 자업자득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중고차 경매 진행하는 거 보니까 싸진 않지만 사기는 없겠다 싶은 시스템도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은 적극 오픈해야 한다”라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현대차·기아 건물 / 헤럴드경제

분명 국내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한다 해도, 중고차를 고르는데 있어서 확인해야 할 요소들은 많을 것이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의미 없는 돈과 시간만 쏟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현기차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중고차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 공급이다. 일단은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정확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고객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또한 실거래 과정들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고, 거래 후에도 면밀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이름을 걸고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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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기업이 진출해서 양아치 짓하면 그땐 어쪄?
      고장나는 새차팔고도 교환은 커녕, 수리조차 잘 안해주는 대기업횡포인데 중고차 시장진출하면 오직하겠어.

      • 우리나라 중고차 판매하는 인간들은 없어져야하고 중소기업 중고차 딜러들은 사기꾼들입니다.
        중고차는 대기업에서 핀매해야죠.
        제일 먼저 업어져야 할곳은 사기꾼 집단인 인천 엠파크부터 사라져야 한다.
        엠파크 사기꾼 집장촌 그지같은 엠파크

    2. 중고차 사기를 안당해본 국민이 없을정도..나는 다행히 피해간다싶어도 가족중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는 무서운 현실. 오죽하면 대기업입성을 쌍수들고 환영하겠냐ㅎ

    3. 대기업 진출에 대해 찬성하지만 신차 불량에 대한 투명하지 않은 사후처리나 그로인한 손해 발생 문제에 대해 현기차 편에 서있는 국토부는 믿을수 없네요.
      또한 현대차는 미국에선 대대적 리콜 하면서 국내 소비자는 호구 취급하는 상황에 중고차 시장에서 문제 생겼을때 독과점으로 인한 횡포가 없을까요?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모든 피해는 소비자 몫이며 현기차는 가격 횡포질 할게 뻔합니다.

    4. 현대? 할수있겠냐? 현대캐피탈도 저신용자 중고차할부는 사채급인데?? 5,6등급이 17~20프로인데??연확정이율도 아니고 원리금균등상환으로,,일반 은행대출로 보면 3년이면 원금하고 비슷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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