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SUV 시장 변천사
한 때 왕자에 올랐던 티볼리
잇따른 경쟁 차량 등장으로
결국 추락한 모습 보여줬다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2010년대 이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시장이 하나 있다. 바로 소형 SUV 시장이다. 소형 SUV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는 역시 세단 대비 높고 넓은 시야가 주는 편의성과 넓은 실내 공간이 주는 활용성일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기준, 전체 8만 6,23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6년, 10만 7,29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무려 24%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가장 인기 있었던 소형 SUV 차량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또 6년이 지난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쌍용차의 티볼리
출시 당시 정말 센세이션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이룬 2016년으로 돌아가 보자. 앞서 이야기 했던대로 국내서 2016년에만 판매된 소형 SUV 차량은 모두 10만 7,295대다. 이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소형 SUV 차량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쌍용차의 티볼리다.
쌍용차의 티볼리가 국내 시장 판매량 1위라니,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티볼리는 1위는커녕, 5위권 밖으로도 밀려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2016년도의 티볼리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에는
점유율 50%를 넘긴 티볼리
2016년도 티볼리 판매량은 5만 6,935대로 당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티볼리의 뒤를 이은 차량으론 기아의 1세대 니로로 총 1만 8,71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르노삼성의 QM3와 쉐보레의 트랙스는 각각 1만 5,301대, 1만 3,99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티볼리가 이렇게까지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 하나는 차체에 트렌디한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당시 티볼리는 QM3와 트랙스 대비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고평가를 받던 차량이었다. 트렌디한 디자인이 소형 SUV 차량을 주로 구매하는 2030세대의 맘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대차나 기아에서 출시한 소형 SUV 차량의 부재다. 1세대 니로가 있었지만 해당 차량은 16년도 중순부터 출시가 됐기 때문에 티볼리의 아성을 뛰어넘긴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2017년까진 비슷했지만
2018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2017년에도 티볼리의 입지는 굳건했다. 쌍용차는 기존 티볼리의 상품성을 개선한 티볼리 아머를 출시하며 5민 5,280대의 판매량을 기록, 국내 소형 SUV 시장의 1위 자리를 이어갔다. 2위는 현대차에서 새롭게 선보인 차량, 코나였다. 7월이라는 늦은 시기에 출시, 현대차 파업이라는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코나는 2만 3,52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머물렀다. 이 뒤로는 기아의 스토닉이 3위, 쉐보레의 트랙스가 4위, 르노삼성의 QM3가 5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량 약 15만 대를 달성하며 최고조에 오른 2018년 국내 소형 SUV 시장, 순위에선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년간 1위 자리를 차지했던 티볼리가 코나에 밀린 것이다. 코나가 4만 5,876대의 판매량으로 1위를 기록, 티볼리는 3만 9,330대의 판매량으로 2위를 기록했다. 3, 4위는 기아의 1세대 니로와 스토닉이 차지했으며, 5위는 쉐보레의 트랙스가 차지했다. 2017년에 첫 등장을 한 코나와 스토닉의 선전으로 QM3는 아예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모습을 보여줬다.
경쟁 차량들 잇따라 등장
5위 밖으로 밀려난 티볼리
2018년에 코나에 밀려 2위로 내려온 티볼리. 2019년에는 더한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2019년 7월, 기아에서 셀토스를 출시한 것이다. 셀토스는 7월이라는 늦은 시기에 출시됐음에도 불구, 2만 2,00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2위는 코나로 2만 5,891대의 판매량을 기록, 3위 티볼리는 2만 2,00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4, 5위는 각각 1세대 니로와 현대차의 베뉴가 차지했으며, 트랙스는 작년 QM3와 마찬가지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차와 기아의 잇따른 신차 출시로 인해 5위권 밖으로 밀리게 된 르노삼성과 쉐보레, 이들은 2020년이 되자 그간 갈아온 이빨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각각 XM3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 것이다. 4만 9,481대의 판매량으로 1위 자리를 지킨 셀토스 뒤로 르노삼성의 XM3가 3만 4,09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위로 우뚝 올라선 모습을 보여줬다. 3, 4위는 코나와 1세대 니로가 차지했으며 5위는 2만 887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저가 차지했다. 한 때 왕좌를 차지하며 잘 나갔던 티볼리는 2020년 기준,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추락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에 들어선
1만여 대의 초라한 성적 기록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대란이 심각했던 2021년, 국내 소형 SUV 시장도 그 영향을 피할 순 없었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2020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판매량을 보여줬는데, 그 와중 셀토스만 유일하게 4만 90대의 판매량을 기록, 1위의 자리를 이어갔다. 셀토스의 판매량이 대단한 이유는 2021년도 기준, 해당 차량을 제외하곤 판매량 2만 대를 넘긴 차량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2위는 1만 8,504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1세대 니로, 3위는 1만 8,286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트레일블레이저였다. 2020년 대비, 유독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XM3는 1만 6,535대의 판매량으로 4위를 차지했으며, 5위는 항상 조용하게 한자리를 지켜오며 1만 3,496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베뉴가 차지했다. 티볼리는 2021년에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모습을 보여줬으며, 기록한 판매량도 1만 1,194대로 옛 명성이 무색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의 국내 소형 SUV 시장에 대해 알아봤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티볼리의 흥망성쇠다. 2016~2017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던 티볼리, 하지만 점점 밀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2020년부터는 5위권 안으로 들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티볼리의 추락,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변화의 부재일 것이다. 한 때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맘을 사로잡았던 티볼리. 쌍용차는 타 업체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새로운 차량을 출시했던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5년 사이 트렌디했던 디자인이 어느덧 구식 디자인이 됐고 상품성도 경쟁 차량 대비 크게 부족해졌는데도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현 시장은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준중형, 중형 SUV 시장에 밀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과연 이번 2022년,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어떤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