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판매량 기아 쏘렌토
근데 한국의 레인지로버라고?
여러가지 문제점 발생했다
[오토모빌코리아=뉴스팀] “차를 세 대 정도 사놓아야 한다. 그래야 겨우 굴린다.” 잔고장 문제로 악명을 떨치는 레인지로버를 향한 국내 네티즌들의 조롱 섞인 일침이다. 실제로 랜드로버는 전자 장비 도입 이후 끊임없는 잔고장에 시달리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 예시로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랜드로버 차주는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오늘 아침, 수리센터에서 만났기 때문이다”라는 농담이 떠도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 수입차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기아차의 중형 SUV 신형 쏘렌토 또한 최근 여러 결함 문제에 휩싸이고 있다. 쏘렌토 역시 랜드로버와 마찬가지로 최신 전자 장비들이 대거 도입됐고, 이에 따른 잔고장에 시달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신형 쏘렌토는 전자 장비를 제외한 기본적인 품질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은 최근 신형 쏘렌토에 발생한 결함 문제들에 대해 살펴보자.
압도적 판매량
출시 하자마자 누적 계약대수 4만 대 육박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형 쏘렌토는 누적 계약대수가 4만 대에 육박하는 등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쏘렌토의 월별 생산대수는 9,000여 대. 그런데도 지금 쏘렌토를 주문하면 4개월이라는 대기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신형 쏘렌토의 인기는 4월 국산차 판매량을 봐도 알 수 있다. 최대 5,00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7,594대를 판매하며 그랜저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을 제외한 수치이다.
내장재 마감 문제 및
기능 문제 등 소비자 만족도에 흠집
그러나 신형 쏘렌토는 높은 판매량이 무색하게 수많은 결함 논란에 휩싸이고 있으며, 그 종류만 해도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제조 불량 문제로, 최근 고객에게 인도된 쏘렌토 한 대에 시트 및 배선 마감 불량 문제가 발견되었다.
박음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시트는 내부 구조물이 다 드러날 정도였고, 메모리 시트 배선은 감춰지는 것이 정상인데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트 히터 ECU 오류로 인해 UVO 원격 조정 앱에서 시트 열선 상태가 표시되지 않는 문제 또한 보고된 바 있다.
소프트웨어 문제는 그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PCB 기반 오류로 인해 1열 실내등에서 2열 실내등 연동 점등이 되지 않거나, 후방 주차 시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주차 보조 안내선이 떨리는 등 문제 현상이 잇따라 발견됐다.
또한 TCU 통신 오류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되었으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장치의 경고등이 오작동하는 사례 또한 나타났다. 결국 해당 차량들은 무상 수리 및 고객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 결함과
냉각수 혼합 비율 문제
결함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단순 소프트웨어 문제를 넘어 안전상 문제까지 보고되면서 신형 쏘렌토를 구매한 고객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그중 가장 이슈화된 건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한 인명사고였다.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이란 운전자가 차량 밖에서 스마트키를 통해 전, 후진시킬 수 있는 기능으로, 원래 낮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차량은 빠른 속도로 전진하며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을 실행 중이던 차주를 덮쳤다.
이로 인해 차주는 왼쪽 다리에 내상을 입음으로써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동시에 해당 차량이 파손된 것과 더불어 뒤에 있던 승용차의 헤드램프까지 깨짐으로써 이에 대한 배상 책임까지 떠안게 되었다.
이 사건 외에도 목숨을 위협할만한 결함 문제가 또 있었다. 바로 엔진 냉각수의 혼합 비율이 잘못됨으로써 장시간 운전 시 엔진이 과열되는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다. 냉각 문제는 곧 화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결함이었기에 해당 차량 39대는 전부 무상수리 조치를 받았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건 분명 자축할만한 일이다. 이러한 선전으로 최근 현대기아차를 응원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품질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지금과 같은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시장에서 유독 품질 문제를 일으켜 왔었다. YF 쏘나타 급발진 논란, 세타 2 엔진오일 누유 문제, 수타페 문제, 싼타페 미션 결함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조금 나아지나 싶더니 최근 들어 GV80 변속 로직 문제 및 신형 G80 조립 불량 문제, 그리고 이번 쏘렌토 문제 등을 일으키며 소비자들에게 다시금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대기아차에게는 이러한 품질 문제로 인한 악순환을 끊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